바실의 인생 일기
ADHD 치료후기(바실)
정신과 상담후기 (성인 ADHD 상담후기)
Nomadic-Basil 2019. 1. 10. 22:09
내가 ADHD 라고?
내가 정신과병원을 찾아간 것은 공부할 때 잡생각때문에 도저히 집중이 안돼서였다.
사실 작년에 가려고 했는데 미루다보니.. 오늘 가게됐고 바로 그자리에서 ADHD진단을 받게됐다.
"검사결과, ADHD 확실하네요. 병원 잘 오셨어요" 라고 의사 선생님이 말하신다.
5초정도 멍때렸다. '아니 내가 진짜???! ADHD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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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나의 학창시절은 모범생에 가까운..? 조용하고 내향적인 학생이었다. 선생님들, 학생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싫어했고 그저 조용히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했다. ADHD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과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연예인 노홍철처럼? (노홍철님 죄송 ㅠ) 아무튼 그렇게 조용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 재수(차라리 죽여줘...)끝에 간신히(?) 인서울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ADHD 인거 같기도 ..
고등학교 시절 야자할 때 15분정도 집중하면 꼼지락 꼼지락 손톱이나 만지고 있고 그렇게 10분정도 딴짓하다가 다시 공부 10분하고 ... 이런 방식이 반복되긴 했다. <뭐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 억지로 하는거지?> 이런 마음으로 꾸역꾸역 공부했다.
그렇게 대학교가고 자유의 맛을 보니, 고등학교때보다 공부가 더 안됐다. 시험기간, 공부를 반드시 해야하는 상황임에도.. 책 핀지 10~20분만에 또 핸드폰 보고, 뜬금없이 생각나는 다른 잡생각때문에 궁금한거 구글로 검색하고, 유튜브 영상보고.. 15분 공부하고 1시간 딴 짓하고 이랬었다. 밤에 자기전에 항상 스스로 답답했고 '왜 나는 집중을 못하지?'라고 자책하다가도 <뭐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 억지로 하는거지?> 라는 말로 스스로 위안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가만히 앉아서 무엇을 진득하게 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난 글을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글을 볼 때, 분명히 내가 모두 아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글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같은 문장을 두세번 읽어야만 했다. 이런 것 때문에 수능 언어영역(아.. 지금은 국어구나..) 비문학 영역은 항상 못했고 언어 등급은 도저히 공부해도 오르지 않았다.
토익도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 읽는 속도가 느리니.. 항상 토익은 시간이 부족해서 10~20문제씩 찍고 나왔고 스스로 '내가 노력을 안해서 그래 ㅠ 공부 열심히 하자 ㅠ' 토익 500점대.. 시험 7번을 보고서야 800점대까지 간신히 올리긴했지만..
지금은 취준하는 입장에서 NCS 인적성을 공부 중인데.. 나한테 쥐약이다. 60분에 50문제를 풀어야하는데 온갖 표에 비문학까지.. 25문제도 간신히 풀정도였다.
또, 중요한 일을 항상 막바지에 간신히 마쳤다. 레포트, 중요한 보고서를 항상 마감 1시간전에 마쳤고,, 항상 일을 미루는 편이었다.
그런데 학점은 꽤 좋다?! 왜일까 생각해봤는데.. 달달 암기하는 교양과목은 쥐약이었다. 책보면서 혼자 공부하는 과목은 못했고 주로 토론수업이나 발표수업은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았던 거 같다. 그래서 내 나름 그런 수업위주로 들었고 성적은 괜찮게 받았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전략이었다
또 있다. 자취할 때, 정말 청소를 안해서 개판이었다. 부모님이 자취방에 오셔서 기겁을 하신 기억도 난다. 지저분하다고는 생각을 안했고 그냥 지저분한게 편했다. 청소할 생각이 안들었다 ㅠ.ㅠ
보통 ADHD는 과잉행동 , 충동성, 집중력부족으로 나뉘는데, 나같은 경우는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은 없는데, 집중력이 안좋은, 산만한 ADHD유형이라 하셨다. 나같은 경우도 꽤 있어서 '조용한 ADHD'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고 하더라
차라리 ADHD라는 병이 있어서 후련했다. 그동안 학창시절, 그리고 대학생활까지 난 내가 의지박약이고 쓰레기 멘탈인줄 알았으니 ㅠㅠ 그런데 ADHD라니.. 그리고 약먹으면 호전된다고 하니까! 안풀리던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콘서타라는 약을 먹기 시작한다. 전두엽이 활성화가 안돼서 전두엽을 활성화 시키는 약이라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콘서타라는 약은 효과가 빠르고 즉각적이기 때문에 약간 설레는 기분이다.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 제대로된 공부를 하고 싶다!!
1편에 이어서 드디어! 정신과에 방문해서 최종 진단까지 받은 후기를 쓰겠다.
(들어가기 앞서, 제목에 적은 ADD는 '조용한 ADHD'의 명칭이라고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저의 병명은 ADD입니다)
정신과에 가서 ADHD진단을 원한다고 말하니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부터 물어보셨다. 나는 꽤 오래 전부터 1편에 적은 증상들을 느껴왔는데 그것이 ADHD일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다가 최근에 성인 여성 ADHD에 관한 글을 접하고 의심이 돼서 찾아왔다고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은 내가 얘기하지 않았던 증상까지도 물어보시면서 체크하셨고, 게 중 나랑 해당되는 것들도 꽤 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연히 이 얘기를 나눈 것이 끝이 아니고, 종합심리검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성인이 된 후에 ADHD치료가 어려운 이유를 1편에 적은 것처럼 집중력 결핍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셨고 이미 성인이 됐기 때문에 잘 판단이 될 지도 의문이라고 걱정하셨다.
1. 먼저 우울증, 불안증 검사를 한다 -> 그렇다고 나올 경우, ADHD의 가능성은 잠시 접어두고 우울증 치료부터!(우울증 치료가 되면 자연스럽게 ADHD증상은 사라지는 경우가 꽤 있음 - 아마도 성인이 된 후에 후천적으로 생겨난 경우인 것 같음)
1-1. 심리적 요인이 아닐 경우 -> ADHD검사에서는 긍정(?)으로 나오면 ADHD!!
2. 둘 다 아닐 경우 -> 그냥 원래 내 성향이 이럼 ...
나는 1번은 아닐 거라고 거의 확신하였다. 나는 지난 1년 반 동안 심리상담을 다니면서 나 스스로도 느낄만큼 나의 감정이 안정되고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고, 2번은 제발 아니길 바랬다... 2번이면 그냥 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ㅠㅠ
정신과에 간 당일에는 30분 가량의 간단한 컴퓨터로 충동성, 집중력 테스트하는 미니게임같은 걸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충동성 테스트에서 몇 번 오류가 났다가 나중에는 거의 오류 없이 다른 테스트도 끝까지 진행하였고 바로 결과를 들었는데, 역시나 충동성 부분은 '경계'가 뜨고 나머지는 정상으로 나왔다.(엄밀히 따지자면 정상으로 나온 것도 평균보다 좀 못미쳤다... 단순히 틀린 것만 체크하는게 아니라 속도도 체크했는데 난 나름 그 때만큼은 뽝!! 집중해서 했다고 했는데 그렇게 나오니 좀 우울했음 ㅠㅠ)
선생님께서는 일단 이것만 봤을 땐 심각해보이지 않으니 종합심리검사까지 다 실시해본 후에 최종결과를 알려주시겠다고 했고, 종합심리검사는 다른 선생님이랑 해야했기 때문에 또 일주일 후에 정신과를 가야만 했다.
일주일 후...
종합심리검사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단순한 상식 문제를 물어보기도 하고, 산수문제, 도형맞추기 이런 것들을 실시한다. 이건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이것도 결과를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일주일 후에 오라고 하셨음.
또 일주일 후...
드디어!! ADHD로 판정!!! 솔직히 내 생각에 엄청 집중 못하고 이런 건 안보여준 거 같은데 어떻게 판단하시냐고 물어봤더니 1)우울증이 아닌데 집중력 테스트 부분에서 평균보다 못미칠 때 2)나의 증언(?) 3)ADHD 검사지에 체크한 거 보고...
나는 이렇게 적으면 괜히 간지나보인다고 느껴지지만 '고기능 ADHD'였고(셜록의 고기능 소시오패스 생각남ㅋ) 그렇기 때문에 남들도 나의 이상한 점을 못느꼇을테고 관심있고 잘하는 것은 푹 빠져들어 성과를 냈을 거라고 한다. 사실 맞다... 내 블로그 다른 글 보면 아시겠지만, 내 직업은 개발자이다... 평생 공부해야하고 집중해서 머리쓰는 일이다 ㅋㅋ
난 본능적으로 ADHD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내 능력치를 최고로 끌어올 수 있는 직업을 찾았던 걸지도 모른다... 평생을 미술, 디자인만 해온거라던가... 개발자로 전향한 것도...
하지만 이렇게 성과를 내는 일에도 그 밑작업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이론을 접하고 읽고, 듣고 하는 일에는 개발 공부라 할지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 ㅠㅠ (회사에서는 특히 회의에 참여하기 어려웠음)
쨌든 이렇게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로 바로 들어가자 하셨고 나는 너무 행복했다!!!! 누가 보면 '정신병'있는게 좋니? 할테지만 이미 있는거 어쩌리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만 했던건 아니라는게 행복!!!!
약은 그 유명한 '콘서타'. 사실 약명 안알랴주셨는데 내가 검색해서 안거임. 18mg부터 시작해서 성인은 최대 72mg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하였다. 늘릴 땐 9mg씩 늘려진다고 하심. 나는 18mg를 일주일 치 처방 받았고 일주일마다 늘려가면서 맞는 양을 찾자고 하셨음. 맞는 양이 생기면 최대 한 달까지 한꺼번에 처방 받을 수 있다.
부작용은 식욕저하, 불면증이라고 일러주셨다.(없을 수도 있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라 식욕저하는 왠지 모르게 축복(?)으로 느껴졌고 불면증은 좀 헉! 했지만 보통 잠을 아껴서라도 이것 저것 하고 싶어하는 스탈이기 때문에 일단은 별 걱정 안하고 약을 처방받기로 했다.
다만, 18mg가지고는 효과도 보기에 어려울만큼 적은 양이고 부작용도 없거나 심하지 않을거라고 하셨다.
비용은 컴퓨터 검사, 종합심리검사 이렇게 해서 총 약 3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약 비용은 별로 안비싸요. 일주일 치에 만 원 가량.
18mg 약 복용 후기는 또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