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비행기 화장실 - goyang-i bihaeng-gi hwajangsil

오랜만이요 다들!!

한달만에 돌아온~

고양이 데리고 캐나다 가기 2편!!(두둥)

 

※스크롤 압박 주의

(정말 긴 글이에요!!!!)​ 

전편에서는 출국전 준비사항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엔 나와 냥이들의 비행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우선 나는 부산에 거주했기때문에

인천공항까지 KTX(3시간)+공항에서 검역 및 수속절차(3시간)+비행(10시간)+벤쿠버 공항에서 수속절차(2시간)

18시간....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이동을 해야했다!

제일 걱정되었던건 냥이들.

화장실도 못가고 18시간이나 이동장에 있어야 한다.

마음이 무거웠다. 제발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1.KTX 타기 

최대한 이동속도를 줄이고자 택시를 잡아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울고불고 하는게 싫어서 가족들과는 미리 집에서 인사했다.

냥이들 각각 이동장에 들어가야 했기때문에 내 짐은 이동장 2개, 캐리어 1개, 배낭 1개.

그 외에 것들은 전부 미리 택배로 부쳤다.

혼자서 다 들고 갈 수 없어서 내 절친이 기내까지 짐 옮기는걸 도와주고 날 배웅해줬다.

정말.. 이 친구 없었으면 어찌됐을지... 너무 고마운 친구다 ㅠㅠ!

나는 KTX 두 좌석을 예매했다.

 옆사람에게 피해주는것도 싫었고 냥이들 이동장 둘 자리가 필요했기 때문.

혹시나 냥이들이 많이 울어서 시끄러울까봐 1호차 맨 구석자리로 예매함ㅋㅋㅋ

두좌석 꽉 채운 내 캐리어와 이동장 2개...

번갈아가며 손넣어 만저주니까 다행히 조용히 있었다.

얘네들도 아마 알았겠지... 머나먼 길을 가는 중이라는걸.

창밖 구경하라고 테이블위에 이동장을 올려놓았다.

가만히 날 지켜보는 까꿍이..

엄마가 많이 미안하다 까꿍아.

그리고 겁많은 우리 동이.

그래도 엄마 옆에 있다는거 알고 잘 견뎌주고 있었다.

이렇게 잠도 자고 ㅎㅎ

문 바로 옆자리라서 드문드문 문열리는 소리에 깨긴 했지만

나중엔 둘다 푹 잤던거 같다.

2. 인천공항

드디어 공항에 도착!

나는 서울역말고 인천공항행 KTX를 타고 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 내리자마자 이 많은 짐을 혼자서 어찌 옮기나가 관건이었다.

일단 캐리어 위에 배낭을 얹어 단단히 묶고!

냥이 이동장 하나는 등에 매고(배냥형이라서) 하나는 손에 들고!

정말 사람이 닥치면 못하는게 없다고 내 조그만한 체구로 이 많은 짐을 들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흐압!! 솟아라 힘이여!!)

공항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카트에 짐 다 내려놓고 ㅋㅋㅋ

나는 냥이들 검역을 받아야 해서 출국 3시간 전에 도착했다.

3. 검역 & 수속

검역 위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직원분께 물어봐서 찾아갈수 있었다.(약국 근처에 있음)

검역 절차를 받는데 필요한 서류를 다 내어주고

(원래는 '광견병 예방접종증명서'와 '건강증명서'만 있으면 되지만 준비했던 서류 다 보여달라고 해서 다 보여줌)

마이크로칩 삽입 했다고 하니까 바코드 찍어보고 서류랑 비교해본 뒤 검역확인서를 내어준다.

(처음엔 이동장에서 안꺼내고 바코드 찍어보려고 하다가 잘 안되자 한마리는 결국 꺼내서 바코드를 확인함)

(근데 몸무게를 따로 재지는 않았음. 아마 준비했던 서류상의 몸무게를 보고 믿으셨던 것 같다.

이건 나의 경우이고 직원분들마다 다를수도) 

검역확인서는 총 2장을 받았다.

하나는 원본이고 하나는 복사본.

그리고 에어캐나다 수속창구에가서 수속절차를 밟는데 문제가 생김.

검역확인서가 한마리당 원본과 복사본이 있어야 해서 총 4장이 필요한데

나는 2장을 받은것!!

(서류 한장에 두마리 이름이 들어가있었기 때문)

에어캐나다 직원분이 검역센터로 돌아가서 다시 서류를 떼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때 시간이 많이 없었던 터라 30분안에 무슨수를 써서라도 비행기 타야된다며

뛰어갔다오라고 했음..!!

정신 바짝차리고 다시 검역센터로 돌아가는데

검역 센터 직원이 "그럴리 없는데? 캐나다랑 미국은 고양이 많이 데려가서 잘아는데

서류 한장이면 됩니다. 확실해요."라며 갸우뚱거리는데

진짜 한데 패주고 싶었다..

"아! 시간없다고!!!! 걍 빨리 서류다 다시 써서 내 달라고!!!

똑바로 일처리 안하냐!!!"

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래도 웃어야지..라고 생각하며

"하하... 저는 잘 모르겠네요...; 그냥 서류 두장 받아오래요. 빨리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게 서류 한장에 만원이라서

두장을 떼니 2만원을 내야했다.

다시 돌아와서 에어캐나다 수속을 밟는데,

이 검역확인서 복사본을 나중에 기내 직원에게 보여줘야 된다며

각각 냥이들 이동장 손잡이에 스템플러로 종이를 집어줬다.

(근데 검역확인서 아무도 확인안하더라... 젠장) 

그리고 또 다른 문제.

이동장 크기가 맞질 않았던것!!!!!

하... 이건 진짜 나의 어이없는 실수였다...

↑ 우선, 나의 이동장은 "뉴욕백팩캐리어"

두마리를 데리고 가야하니 등에 맬수 있는 형태의 이동장이 꼭 필요했다.

 ↑ 그리고 에어캐나다의 이동장 기준

(자세한 사항은 에어캐나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길. //www.aircanada.co.kr/

서비스안내 → 수화물서비스 → 특수수화물 → 애완동물 → 기내반입으로 운송

이순서로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나는 에어 캐나다에서 게시하고 있는 이동장 사이즈를 오해했다.

높이와 넒이 사이즈를 반대로 생각했던것....

(진짜... 난 머저리야....)

수속하는데 직원이 직접 줄자로 재보더니

"안되겠는데요. 이거 절대로 통과못합니다."

라는 청천병력같은 소리를 ㅠㅠ!!!!

정말 하는수없이 가위같은거 구해서 이동장을 자를까 생각했던....

근데 이게 이동장을 눕히면 통과가능한 사이즈란다..

그말은 즉슨, 냥이들이 납작한 자세로 엎드려서 비행해야 한다는 말...

"이동장 사이즈가 앞사람좌석 밑에 들어가야되는데 눕히면 들어갈 수 있어요.

비행하는동안 절대로 앞좌석 밑에서 이동장 꺼내면 안됩니다.

바로 블랙리스트 올라가요. 그럼 다신 에어캐나다 못타요.

그 사람들 엄청 깐깐합니다. 저희보다 더 깐깐해요.

저번에 기준미달인사람 보냈다고 저희한테 컨플레인 들어왔었어요."

라며 진짜 말을 어마무시하게 무섭게 했다...

다른 선택이 없었다.

이동장을 눕히기로 하고 비행기에 탔다ㅠㅠ

(비행기 타기전 마지막으로 환전하고 있는 내 친구 지영이.

이 친구 없었으면 고양이 데리고 캐나다 못왔다...

한사람당 한마리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지영아!!)

4. 비행

서울에서 벤쿠버까지 총 10시간의 비행을 했다.

아쉽게도 사진찍은게 많이 없다.

몸도 피곤했고 냥이들때문에 사진타령할수가 없었다.

맨처음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 찾고있었는데

캐나다인 승무원이 영어로 "이 이동장은 밑에 못들어갈것 같은데?" 라고 했다.

"알아. 그래서 이동장 눕히려고." 이렇게 말하니깐 그냥 넘어가더라.

지정해준 자리에 앉았는데 다행히 복도 옆이였다.

(동물 데리고 가는 사람은 전용 자리가 있음)

친구랑 나는 앞 뒤로 앉아야 했다.

이륙할때 짐을 다 앞좌석 밑에 넣어야 해서 하는수 없이 이동장을 살살 눕혔다.

이때의 심정은 정말 이루 말할수가 없다....

정말 우리 냥이들한테 너무너무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안그래도 예민한 애들인데다가 10시간 비행동안 엎드려 있어야 한다니...

이동장의 창문있는 쪽이 위에 오도록 해서 나를 쳐다볼수 있게 했다.

이륙하는 내내 냥이들은 울어댔지만 비행기 소리가 커서 그렇게 시끄럽다 생각되진 않았다.

이륙하는 동안 거의 나의 몸은 90도로 숙여진채 냥이들을 달래느라 정신없었다.

그리고 이동장을 좌석밑에서 꺼내면 안된다고 했지만

비행시작한지 1시간정도 지나서 승무원 눈치보며 꺼냈다.

내 무릎위에 올려놓고 이동장 창문으로 손을 넣어서 계쏙 쓰다듬었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었음.

승무원들은 알면서도 다들 넘어가 주었다.

착륙시엔 이동장을 밑에 내려놨지만 처음처럼 눕히진 않았다.

모두 알면서 승무원들은 다 넘어가 주었다.

정말.... 에어 캐나다 사랑합니다

)

우리애들은 번갈아가며 나를 찾았다.

내가 동이 이동장을 안고있으면 까꿍이가 울고

까꿍이 이동장을 안고 있으면 동이가 울었다.

손으로 하도 쓰다듬다 보니 나중엔 손목에 감각이 없더라.

원래 비행기안에서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 10시간 내내 뜬눈으로 냥이들을 살폈다.

그리고 내 친구도 열심히 손넣어서 냥이들 쓰다듬고 진정시키느라 고생 많이 했다.

여기서 또 헤프닝이 생긴게,

이륙시 동이가 이동장에 소변을 본것이었다.

배변패드 깔아도 냥이들은 절대 소변안보고 참는다더니... 배변패드는 오히려 방해만 된다드니...

ㅠㅠㅠㅠ 첨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변냄새가 진동을 했다... 하...

비행기 안에 공기 순환장치때문에 냄새가 더 많이 났다.

내가 입고있던 가디건을 덮으니 냄새가 안났다.

하지만 동이는 지옥이었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까꿍이는 한번 탈출에 성공했다!!

앞발로 긁어서 지퍼를 조금 연 후에 그 틈으로 나온것 같다.

다리에 무슨 감각이 느껴져서 봤더니,

까꿍이가 나와있었다! ㅠㅠ

(하.. 나의 수명이 깎이는 소리가 들려...)

빨리 발견하고 이동장에 다시 넣어서 망정이지

발견못했으면 정말 큰일이 될뻔 했다.

그나마 찍어두었던 기내식 사진.

우리 냥이들은 배가 많이 고플텐데....

이 엄마는 그래도 먹어야겠다.....ㅋㅋㅋㅋㅋㅋ

목마를 까봐 중간중간 음료수 뚜껑에 물을 담아주니 우리애들은 다행히 물을 먹더라.

(예민해서 안먹는 냥이들이 많다고 들었음)

한번씩 화장실에 데려가서 냥이들 꺼내주고 했다는 얘기듣고 데려갔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말리고 싶다.

겨우 진정시킨 애들을 화장실에서 꺼내니 완전 긴장상태!!

화장실은 비행기 밖의 소음이 그대로 다 들려서 정말 시끄럽기때문에

여기서 우리 동이는 비명을 지르고 발톱 다 세우고 난리가 났었다.

5. 도착

벤쿠버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밟는데 소문대로 줄이 정말 어마어마 했다.

이쯤되니 까꿍이가 견디기 힘든지 계속 울어댔다.

아무래도 화장실 가고싶은가보다ㅠㅠㅠ

하긴 정말 오랜시간을 참았지.

공항에서 2시간정도 소모하고는 예약해둔 호텔로 가야했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빅토리아였지만

빅토리아까지 가려면 또 페리를 타고 1시간 반을 가야한다.

페리선착장까지 가는데 또 1시간 넘게 걸리고..

냥이들이 못견딜거라 생각해서 벤쿠버에서 2박을 하기로 결정한것.)

생전 처음온 곳이라 어떻게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또다시 버스에 태워서 사람들 눈치보며 고양이 진정시킬 생각을하니

앞이 캄캄했다.

결국 비싼거 알지만, 어마어마한 팁을 줘야하는것도 알지만,

호텔까지 택시를 잡아탔다.

(공항근처의 호텔로 예약함. 동물동반입실 가능.)

6. 호텔도착

내가 머물렀던 호텔은 Super 8 뱅쿠버 호텔이었다

동물 입실이 가능하지만 한마리당 어느정도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한다.

얼마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잘 안남...

기내식으로 나왔던 빵이랑 쿠키 잼 등등 챙겼던걸 다 풀고 ㅋㅋㅋ

(배고플때 요긴하게 잘 먹었음)

도착하자마다 우리 애들은 소변보기 바빴다. (카펫에...)

정말 엄청 마려웠나보다...18시간 이상의 이동이었으니..

말릴새도 없이 이동장에서 나오자마자... ㅋㅋㅋ

그리고 정말 미친듯이 물을 먹어댔다.

기내가 너무 건조해서 나도 너무 목이 말랐었고

10시간동안 내 입술이 다 터서 갈라질 정도였으니.

냥이들은 얼마나 갈증이 났을까...

정말 장시간 비행할땐립밤필수 아이템인것 같다.

진짜 꼭 챙기시길!!!!!!!!!

근처 마트에서 고양이 모래를 사와서 화장실을 만들어 주었다.

(근처에 다행히 큰 슈퍼마켓이 있었다)

우리 냥이들은 다행히도 밥도 잘 먹고 금방 체력을 회복했다.

정말 우리 애들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나도 정말 호텔 도착하자마자 쓰러졌다.

지처 잠듦...ㅠㅠ

내 인생에서 정말 손에 꼽는 모험이었다.

기특한 우리 동이!!

넌 해냈어!

정말 겁많은 집고양이였는데!!!

그리고 우리의 여장군 까꿍이!!!!

너무 듬직했어!!

내가 너네들을 너무 싸랑한닷!! ㅋㅋㅋㅋ

<길고 긴 여정을 끝내고 호텔에서의 냥이들 모습↓>

↑호텔 창문 사이에 끼여있는 까꿍이 ㅋㅋㅋㅋㅋ

↑ 까꿍이가 궁금한 동이

"뭐하냐?"

"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으로 나의 길고긴 비행스토리를 마치겠다.

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을 나는 사랑하쟈냐♡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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