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나이 - gyeon-uwa jignyeo nai

여름의 끝자락 무렵, 1년에 단 한 번 사랑의 약속을 지키는 청춘 남녀가 있습니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봤던 견우와 직녀가 그 주인공인데요, 오늘은 누구보다 특별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견우와 직녀는 청춘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설화는 중국 주나라 시절 책 중 하나인 ‘재해기’를 통해 삼국시대부터 전해져오는 이야기로, 무려 1,000년을 훨씬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죠. 하늘의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서로 사랑에 빠져 일을 뒤로하고 게으름을 피우자, 화난 옥황상제가 두 사람을 은하수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놓습니다. 이에 서로 그리워하는 모습을 불쌍히 여긴 까치와 까마귀가 매년 칠석에 동서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놓아 두 사람의 만남을 이루어지게 한다는 이야기가 잘 알려진 설화의 내용입니다.

왜 하필이면 까치와 까마귀가 두 사람의 다리를 놓을까요? 예로부터 이 두 새는 헤어진 사람들을 이어줘서 다시 만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설화에서 파생된 단어 ‘오작교’도 까마귀와 까치가 만든 다리라는 뜻으로 쓰이는데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단어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와 더불어 ‘까마귀도 칠월 칠석은 안 잊어버린다.’ 와 ‘칠석날 까치 대머리 같다’ 등 칠석에서 유래된 재밌는 속담 또한 있습니다.

까치, 까마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단 한 번 만나는 날, 두 사람은 기뻐서 행복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는 헤어짐에 슬픈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이때 흘린 눈물들이 비가 되어 세상에 뿌려진다고 하는데요, 조상들은 이 빗물을 약물이라 여겼고, 땀띠나 부스럼 등 피부 관리에 좋다고 생각해 약수터나 폭포에서 목욕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칠석에 꼭 먹던 특별한 먹거리 또한 인상 깊은데요, 칠석이 지나 찬바람이 불면 밀가루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여 칠석날 마지막 밀가루 음식을 먹었습니다, 밀국수, 밀전병 그리고 막걸리에 설탕을 넣고 반죽해 만든 떡, 증편 등이 대표적인 칠석 먹거리입니다. 여름 과일을 넣고 만든 화채 또한 인기였는데요,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하기 쉬운 수분과 비타민을 채우기 위해 복숭아와 수박, 설탕, 꿀, 얼음 등을 넣고 화채를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칠석의 유래와 속담 그리고 대표 먹거리까지 칠석의 모든 것을 알려 드렸습니다. 1년에 단 한 번의 만남을 기다리는 견우와 직녀, 그 속에 보이지 않았던 특별한 이야기를 잘 알게 되셨나요?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모여 과일을 먹으며 칠석처럼 넉넉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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