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 점유율 - jeonjachaeg sijang jeom-yuyul

-교보, 장르소설 및 어린이 독서 등 특화
-리디, 일반 도서에 전문가 칼럼 등 배치
-예스24, 실물 도서 구매에 음악 듣기까지 포괄
-밀리, 챗북 오디오북 등 새 독서 경험 제공
-세계 전자책의 공룡 아마존 킨들, 미국 출판사와 갈등

<독서신문>이 한국의 도서 구독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과 이에 대한 출판 업계의 반응 및 세계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분석했습니다.

■ 시리즈 기사 연재 순서
①밀리의 서재, 독서계의 고래가 될 것인가
②밀리 지수, 새로운 독서 지표 되나
③밀리의 서재 팀장 5명과 맞짱 토론 
④'전자책 세력확장에 출판계 기대반 우려반'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안지섭 기자]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특징짓는 키워드 중 하나는 ‘구독경제’이다. 구독경제란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를 일컫는다. 구독경제는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 : 웹 기반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공 이후 여러 분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도서 구독 서비스 역시 매년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실태조사’(2년 주기)에 따르면 전자책 독서율은 2015년 10.2%(1년에 한권 이상 읽은 비율)에서 2017년 14.1%, 2019년 16.5%로 늘었다. 올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점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중심의 구독 서비스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국에서 도서 구독 서비스는 ‘교보문고 샘(Sam)·리디셀렉트·밀리의 서재·YES24 북클럽’(이상 가나다순) 등 4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선도기업은 교보문고 샘(Sam)이다. 2013년 2월에 서비스를 개시한 교보는 보유 도서 15만권에 제휴출판사만 4,000여 곳에 이른다. 회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보는 판타지와 무협 등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또 스마트 영어동화 시리즈나 어린이 독서에 최적화된 앱을 별도로 제공해 교육적 성격도 가미하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리디셀렉트는 종이책을 PDF화한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도서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아티클’로 불리는 전문가 칼럼까지 볼 수 있다는 특색이 있다. 리디셀렉트의 경우 독자들의 ‘독서 실패’를 줄이기 위해 베스트 셀러 등 엄선된 도서 위주로 공급하고 있어 구체적인 보유도서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원수 및 제휴출판사 숫자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밀리의 서재의 경우 책을 ‘쉽게’ 소비하도록 설계돼 있어 기존에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가령 책 핵심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요약해주는 ‘챗북’이나 눈으로 책 페이지 넘기는 ‘시선 추적’ 기능, AI 보이스를 활용한 ‘내가 만든 오디오북’ 서비스 등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독서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서비스이다. 누적 회원수 약 3백만명에 보유도서는 10만권, 제휴출판사는 1,000곳에 이른다. 전자책 정기구독(월9,900원) 서비스에 6,000원을 더 내면 오리지널 종이책도 이용할 수 있다.

YES24 북클럽은 YES24에서 제공하는 전자도서 회원제 서비스로 2018년 11월에 시작했다. 스탠더드(5,500원), 프리미엄(7,700원), 북클럽FL99(9,900) 등 3가지 형태의 회원권을 운영하고 있다. 북클럽 FL99는 모바일 음악 무제한 듣기 이용이 가능하다. 회원수 30만명에 보유도서 1만권, 제휴출판사는 584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바라보는 출판 업계의 생각은 일반 소비자와 달리 복합적이다. 독자들이 책을 쉽게 접하고, 책을 판매하는 창구 자체가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출판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여러 독서 플랫폼들이 책과 관련한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더 익숙하게 해주고, 이에 따라 잠재적 독자를 확보해준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출판사들과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구독 서비스의 경우 많은 작가가 내 책이 월 얼마에 푼돈으로 팔리는 ‘떨이 상품’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도서 구독 서비스가 많은 사람에게 책을 쉽게 접하도록 하고, 출판사 입장에서도 책을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넓어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작가나 출판사에 그에 합당한 수익이 돌아가고 있는지는 조금 더 따져볼 문제이며 구독 플랫폼 기업이 거대해져 출판사나 작가가 염가의 형태로 책을 납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또 다른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반적인 출판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구독 플랫폼 기업이 공모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인 발굴에 힘쓰고, 사람들에게 이런 작가와 책이 있다는 걸 지속해서 홍보하는 일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구독 플랫폼 기업과 출판사가 어떻게 하면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지 상호 간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전자도서 시장도 전환기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전자 구독 서비스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미국의 전자책 판매 부수를 집계하는 NPD 북스캔에 따르면, 2020년 전자책 시장 규모가 16% 이상 늘었다. 외출 제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전자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자도서 시장도 활성화됐다. 하지만 전자책 출판 시장의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주요 전자 구독 서비스 기업과 출판계의 갈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전자책 시장의 대표주자는 2014년 출범한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 이하 KU)’이다. 월정액 9.99달러(한화 약 1만1400원)에 전자책 100만여 권과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가 출판 서비스인 ‘Kindle Direct Publishing Select’ 서비스(이하 KDP)를 토대로 전자책 출판 시장에 더욱 영향력을 높이는 중이다. KDP는 출판물의 저작권자인 저자(출판사)들에게 높은 로열티(약 70%)를 주는 대신 아마존 독점 유통 계약을 맺는다. 미국의 출판업계는 KU의 성장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아셰트, 맥밀런, 펭귄 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 등 미국의 주요 출판사들은 아마존과 전자책 가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달리 프랑스는 도서정가제를 통해 출판계와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 프랑스는 1981년 문화부 장관이던 ‘자크 랑’의 이름을 따 ‘랑 법’을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프랑스가 도서정가제를 고수하는 것은 출판을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할인 등을 앞세운 대형서점에 의해 생태계가 교란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출판계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독자가 가상공간에 직접 참여하고 간단한 음성 명령을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책 콘텐츠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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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리디북스, 전통강자 교보 등 '미래전쟁'…가벼운 장르물 인기, 최근 트렌드는 '구독'

[비즈한국] “출퇴근길에 주로 전자책을 보지만 시간이 날 때 서점에 와서 관심 있는 코너를 돌아요. 여기서 훑어본 책은 전자책으로 사서 읽고, 그 중 소장하고 싶은 책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편이에요.”

10월 27일 오후 영풍문고 종로본점에서 만난 30대 여성 이현지 씨는 손에 전자책을 든 채 한국소설 코너에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전자책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씨처럼 종이책과 전자책을 모두 이용하는 독자의 독서 선호도가 높다. 종이책만 읽거나 전자책만 읽는 독자에 비해 두 종류 모두 이용하는 독자의 독서 행태가 더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모바일에 익숙한 Z세대 겨냥”

전자책 시장은 여전히 전체 출판시장의 5% 이내에 머물러 있다. 교보문고가 2006년​ 전자책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도 넘었음을 고려하면 더딘 속도다. 시장이 성숙한 영미권의 경우 전자책 비중이 약 20~30%에 달한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지만, 전자책은 독서를 하는 나머지 6명 중에서도 소수만이 소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자책 시장의 미미한 점유율에도 관련 업체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국내 전자책 판매 1위 업체인 ‘리디’는 10월 22일 3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리디는 ‘리디북스’라는 전자책 플랫폼 외에도 IT 뉴스서비스인 ‘아웃스탠딩’과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 책 추천 소셜미디어 ‘책 끝을 접다’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18년 기준 리디북스의 전자책 단행본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8% 증가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전통적인 도서 유통업계 강자들도 기존의 e북 서비스를 다양화해 전자책 정기구독, 오디오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은 전체 출판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낮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책 콘텐츠와 단말기 매출 규모를 보면 2013년에는 100억 미만이었지만 2014년 54%의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15년 14%, 2016년 80%의 성장세를 보였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전자책은 미래를 위한 사업이다. 종이책보다 모바일에 익숙한 Z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됐을 때를 대비해 다양한 시도 중이다. 아직은 대체재보다 ‘보완재’라고 본다. 다음 세대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땐 준비된 곳과 준비 안 된 곳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 관계자는 “기대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종이책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미권과 유사한 수준까지는 충분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웹툰·웹소설·장르소설 등 연재형·대여형 콘텐츠 인기

전자책 시장을 장르소설과 웹툰·웹소설이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19년 1월 발행한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을 보면 ‘완성형 매체로서 전자책보다는 비완결형 스토리콘텐츠로서 연재와 대여형 웹소설 콘텐츠 제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교보e북 모바일 페이지를 살펴보면 카테고리에 ‘로맨스, BL(Boy’s Love)/GL(Girl’s Love), 판타지/라노벨, 코믹스’가 ‘소설, 시/에세이, 경제경영’와 같은 일반도서보다 상위에 배치돼 있다. 리디북스 또한 메인 페이지에 ‘일반도서와 로맨스, 판타지, 만화, BL’로 카테고리를 구분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과 같은 웹소설은 팬층이 확실하다. 그만큼 작가가 책을 내면 돈이 된다는 뜻이다. 결제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시장에서 웹소설이 잘나가는 이유에 대해 리디 관계자는 “소설, 경영·​경제 등 일반도서를 말하는 출판계 전통 콘텐츠가 ‘디지털’ 흐름에 대응이 늦은 반면, 웹툰이나 웹소설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시작한 분야다.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한 웹소설 생산자와 소비자는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호흡이 짧은 웹소설을 접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이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리디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들도 이 흐름에서 작가와 독자 간 원활한 교류를 촉진했고, 실제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무한구독 서비스 경쟁 치열

한국전자출판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인 전자책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웹툰이나 웹소설, 장르소설 분야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전자책 업계의 주요 키워드를 ‘구독’으로 꼽았다. 구독 서비스를 전면에 세운 스타트업 ‘밀리의서재’는 전자책과 웹툰, 리딩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100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앞서의 출판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뿐 아니라 새로 등장하는 스타트업까지 무제한 구독 서비스에 뛰어든 상황이다. 첫 달 무료 서비스, 구독료 할인 등 혜택은 다들 비슷하지만 얼마나 독자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갖췄는지가 결국 차별점이 될 것이다. 구독경제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전망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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