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달의 거리 변화 - jiguwa dal-ui geoli byeonhwa

영국 최북단의 셔틀랜드 제도에서 심한 조석 현상을 경험한 고대 그리스의 탐험가 피테아스는 그것이 달의 모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보름달이 뜰 때마다 조석 간만의 차이가 최고조로 달하는 사리현상이 나타난 것.

피테아스가 BC 325년에 남긴 그 기록은 달이 지구의 조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인류 최초의 기록이다. 그 후 아이작 뉴턴이 중력에 대한 해석을 함으로써 달의 인력이 밀물과 썰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조석 현상은 지구의 생명체 탄생 및 진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달은 지구에서 약 38만4400㎞ 떨어진 거리에 있지만,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39억년 전에는 불과 20만㎞의 거리에 위치했다. 때문에 달의 조석력도 지금보다 훨씬 커서 밀물과 썰물 때 바다와 육지가 교차되는 거리가 수백㎞에 달했다.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최근엔 달이 지구의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NASA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리차드 래테 교수는 바로 그 같은 환경이 원시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2004년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던 웅덩이의 물이 금방 증발되면서 물속의 유기물들이 농축돼 DNA 같은 복제 가능한 분자가 나타났다는 것.

그때 밀물이 들어와 염도를 희석시키면 DNA의 이중가닥이 떨어지고 썰물 때 다시 붙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증식이 가능한 생명체로 발전했다는 주장이다. 즉, 달로 인한 조석력이 원시 지구에 생명을 탄생시키는 에너지를 제공했다는 의미다.

조석 현상은 어류가 육지동물로 진화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썰물 때 작은 물웅덩이에 갇힌 어류들은 6시간 이상 갯벌에서 생존해야 하는데, 그러한 일들이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면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그들 중 일부가 육지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해석이다.

달은 지구의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쳐

조석력보다 달이 지구에 미치는 더 큰 영향은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되게 잡아주는 역할이다. 달이 없었다면 지구의 자전축은 어떻게 기울어졌을지 알 수 없다. 태양의 중력으로 인해 그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졌을 경우 지구엔 사계절도 생기지 않았고 남북극이 다 녹아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행성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지구의 하루가 24시간이 된 것도 달 덕분이다. 달이 없었다면 지구의 자전주기는 지금보다 3배나 빨라져 하루가 8시간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편서풍과 해류 등의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져 지구의 기후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게 되었을 것이다.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 지구의 공전 궤도를 안정되게 잡아주는 역할 역시 달의 중력이 맡고 있다. 만약 달이 없었다면 지구는 다른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지금보다 훨씬 불안정한 공전 궤도를 지녔을 것이다. 달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이처럼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 최근에 달이 지구의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최초로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존 왈래스 교수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강수량 측정 위성에서 수집한 15년간의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달이 높게 뜰 때와 낮게 뜰 때 지구의 강수량 및 기압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달이 높게 뜰 때 달의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지구 대기의 기압 및 기온이 높아져 비를 내리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밤에 달무리가 생기면 다음날 비가 내린다는 류의 속담이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달이 지구의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전체 강수량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구로 인해 달 크기 작아지고 거리 멀어져

지구가 위성인 달에 미치는 영향은 달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달의 무게 중심은 정중앙이 아니라 지구 쪽으로 2㎞쯤 향해 있으며,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앞면도 뒷면보다 짱구 모양처럼 돌출돼 있다.

이는 지구의 중력이 달의 자전 속도를 늦추어 결국 공전 주기와 똑같이 만들어버렸기에 나타난 결과이다. 달은 자전 주기와 지구 주위를 도는 공전 주기가 똑같아 항상 한쪽면만 지구를 향하고 있다. 그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달의 무거운 성분이 지구 쪽으로 향해 짱구 모양이 된 것이다.

NASA에서 발사한 달궤도정찰위성(LRO)은 지금까지 달에서 지각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단층 3000여 개를 발견했다. 이는 달이 수축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달의 단층들은 이상한 패턴을 나타내고 있었다. 모두 특정한 방향으로 선이 형성돼 있었던 것.

NASA의 연구진은 그런 현상이 지구의 중력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한다. 즉, 달은 지구로 인해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달 내부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며 지진을 일으키는 것도 지구의 중력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지구가 달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달을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아폴로호의 우주인들이 달에 설치한 레이저 반사경으로 지구와 달의 거리를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달은 1년에 3.8㎝씩 지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그 원인은 조석 현상 속에 숨어 있다. 밀물과 썰물로 바닷물이 움직일 때 해저 바닥과의 마찰로 인해 지구의 자전 에너지는 조금씩 약화된다. 이처럼 지구의 자전 속도가 감속되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달은 에너지를 얻어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는 속도가 지금과 똑같이 유지된다고 해도 10억년 후에는 3만8000㎞가 멀어진다. 과학계에서는 15억년 후면 달이 목성의 중력에 끌려가 결국 지구와 이별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영원한 공생 관계도 없는 모양이다. 달이 지구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이 결국 달을 지구로부터 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하니 말이다. 달이 지구로부터 완전히 멀어지면 지구는 다시 생명체가 살지 않는 죽음의 행성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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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기월식이 진행 중인 달. 초록색 빛줄기는 미국 뉴멕시코 남쪽에 있는 아파치 포인트 천문대의 3.5m 천체 망원경에서 쏜 레이저광이 지구 대기에 의해 산란돼 나타난 것이다. 레이저광이 달에 설치된 반사경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재면 달까지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가지 정확힐 잴 수 있다
개기월식이 진행 중인 달. 초록색 빛줄기는 미국 뉴멕시코 남쪽에 있는 아파치 포인트 천문대의 3.5m 천체 망원경에서 쏜 레이저광이 지구 대기에 의해 산란돼 나타난 것이다. 레이저광이 달에 설치된 반사경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재면 달까지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가지 정확힐 잴 수 있다

달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해서는 대체로 잘 알려져 있다. 태양계 초기인 45억 년 전, 화성 크기만한 천체가 초속 15km의 속력으로 지구를 들이받아 만들어졌다는 설이 대략 자리를 잡았다. 이른바 ‘거대 충돌설’이다.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학자들은 그 난데없는 천체에다 ‘테이아’라는 멋진 이름까지 붙였다. 테이아란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 셀레네의 어머니다.

그후 45억 년 동안 지구와 마주 보며 서로 껴안듯이 돌았던 이 달이 지구에 끼친 영향이란 참으로 엄청난 것이었다. 하루가 24시간이 된 것도, 지구 바다의 밀물 썰물도 다 달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되게 잡아줘 사계절이 있도록 한 것도 오로지 달의 공덕이다.

그런데 영원히 지구랑 같이 갈 것 같던 이 달이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더욱이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빨리 멀어져가고 있다는 말인가?

수십 년에 걸친 측정 결과 1년에 3.8cm의 비율로 멀어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벼룩꽁지만한 길이를 어떻게 쟀는가 하면, 1971년 아폴로 15호의 승무원이 달에 설치한 레이저 역반사 거울이 그 답이다. 역반사 거울은 빛이 온 방향 그대로 반사시켜주는 특별한 반사체다.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거리는 약 80만 km고, 지구에서 쏘는 레이저빔이 이 반사거울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시간이 약 2.7초다. 반사되어 돌아오는 레이저광의 시간을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1mm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잴 수 있다. 그 측정 결과가 일년에 3.8cm씩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밀물과 썰물이 달을 밀어낸다

그런데 대체 달은 왜 멀어져가는 걸까? 달도 이젠 인간들이 난리치는 지구가 지겹다는 건가? 이유는 달리 있다. 달이 만드는 지구의 밀물과 썰물 때문이다. 풀이하자면, 이 밀물과 썰물이 지표와의 마찰로 지구 자전 운동에 약간 브레이크를 걸어 감속시키고, 그 반작용으로 달은 지구에서 에너지를 얻어 앞으로 약간 밀리게 된다.

원운동하는 물체를 앞으로 밀면 그 물체는 더 높은 궤도, 더 큰 원을 그리게 되는 이치와 같다. 달이 그 힘을 받아 해마다 3.8cm씩 지구와의 거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작지만, 이 3.8cm의 뜻은 심오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것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10억 년 후에는 달까지 거리의 10분의 1인 3만 8000km가 되고, 100억 년 후에는 38만km가 된다. 달이 지구에서 2배나 멀어지게 되는 셈이다.

아니, 그 전인 10억 년 후 달이 지금 위치에서 10% 더 벌어져 44만 km만 떨어져도 지구는 일대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 동안 자전축을 잡아주어 23.5도를 유지하게 해서 계절을 만들어주던 달이 사라진다면, 자전축이 어떻게 기울지 알 수가 없다.

만약 태양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지구에 계절이란 건 다 없어지고, 북극, 남극 빙하들이 다 사라져, 동식물의 멸종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한다.

이처럼 달이 없는 지구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지면 지구는 대재앙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기온은 극단적으로 변해 물을 증발시키고 얼음을 녹여 해수면이 수십m 상승하게 된다. 또한, 흙먼지 폭풍과 허리케인이 수 세대 동안 이어지게 된다. 달의 보호가 없다면 결국 지구의 생명체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 달에서 본 지구의 환상적인 모습.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일 것이다. 아폴로 8호가 1968년 12월 달의 뒷면에서 찍었다. 심우주에서 최초로 지구를 찍은 사진으로, 아폴로 8호가 인류에게 보낸 최고의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달에서 본 지구의 환상적인 모습.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일 것이다. 아폴로 8호가 1968년 12월 달의 뒷면에서 찍었다. 심우주에서 최초로 지구를 찍은 사진으로, 아폴로 8호가 인류에게 보낸 최고의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5억 년 후 목성이 달을 떼어내 간다

15억 년 쯤 후, 달은 지구에서 상당히 멀어져 목성의 중력이 지구와 달을 떼어낼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지구의 자전축이 90도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극점이 정확히 태양을 바라보게 되어 양극의 빙원이 녹아버리고, 지구의 반이 얼고 나머지 반은 사막이 된다.

똑바로 내리쬐는 태양은 지구의 상당 부분을 사막으로 만들고 모든 것을 모래로 뒤덮어 지구의 10분의 1을 없애버린다. 그리고 햇빛 부족으로 전에 없던 엄청난 겨울을 경험할 것이다. 식물들은 고사하거나 동사하고, 뒤이어 동물들은 대량 멸종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혼돈은 시작에 불과하다. 달이 멀어졌을 때 지구의 움직임은 예측 불가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시기가 분명히 다가오고 있으며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결국엔 어떻게 되는가? 확실한 것은 언제가 되든 달이 결국은 지구와 이별할 거라는 점이다. 그후 태양 쪽으로 날아가 태양에 부딪쳐 장렬한 최후를 맞을 것인지, 아니면 외부 태양계 쪽으로 날아가 광대한 우주 바깥을 헤맬 것인지, 그 행로야 알 수 없지만. 문제는 45억 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지구와 같이 껴안고 같이 돌던 달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있을 존재는 아니라는 얘기다.

오늘밤이라도 바깥에 나가 하늘의 달을 보라. 우리 지구의 동생인 저 달도 언젠가는 형과 작별을 고할 것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다. 여기에는 사람은 물론, 천제들에도 예외가 없다. 그런 생각으로 달을 바라보면 더 유정(有情)하고 더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달이 떠난 후에도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을까? 100억 년 사는 별에 비하면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 몇 억, 몇십억 년 후의 일을 걱정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광식 통신원

지구에서 달까지 몇 km?

지구 사이 거리는 평균 38만 4천 킬로미터입니다.

지구는 달의 몇배?

지구는 달의 1.6배이며 지구 지름 1/4 이고 지구 질량 1/81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몇배?

달의 중력장은 달 궤도 우주선에서 발신한 전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규명됐다. 표면에서의 중력 가속도는 1.63 m/s2으로 지구 표면 중력가속도 약 16.5%이다. 따라서 에서 어떤 물체 무게를 잰다면 지구의 약 16.5%만 나간다.

지구와 달의 환경은 어떻게 다를까요?

지구에는 육지 바다, 구름을 볼 수 있고, 달은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있습니다. 지구는 하얀색, 푸른색, 갈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보이지만 달은 회색빛으로 보입니다. 또한 지구에는 대기가 있으나, 에는 없습니다. 지구에 생물이 살 수 있는 까닭 물과 공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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