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 정 욱 - jypenteoteinmeonteu jeong ug

[편집자주]

JYP엔터테인먼트가 플랫폼 변신을 시도한다. 최근 엔터업계는 팬 커뮤니티 사업을 확장하는 등 플랫폼 연계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다른 엔터사보다 먼저 ICT 결합을 추진했다가 실패를 겪은 JYP는 한발 더 나아가 NFT 플랫폼까지 노린다. 기술 발전과 시대 변화를 겪고 재도전에 나선 JYP의 전략과 키맨을 더벨이 살펴봤다.

JYP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사업 도전 키맨은 정욱 대표(사진)다. 그는 오너 박진영 CCO(Chief Creative Officer)의 신임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관련 의사결정을 전담하고 있다. CEO로 회사를 14년간 이끌어 온 그는 팬 커뮤니티와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 사업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는 JYP엔터 합류 전부터 음악과 IT의 결합을 추구했던 인물이다. 대학 시절 음악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잡지사를 창간했고 이후 IT 벤처에 합류해 문화 콘텐츠 전략을 수립했다. 음악과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갖춰 최근 성장이 둔화된 JYP엔터에 신사업을 안착시킬 적임자다.

◇음악에 미친 대중문화 전문가, 모바일 사업 계기 '박진영 러브콜'

정 대표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역사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최대 관심사는 음악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잡지사 'H.U.H'를 창간했고 대표 겸 편집장을 맡아 음악 평론가로 활동했다. 직접 음악 활동에 나설 만한 재능은 없었으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대중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짧은 잡지사 경영을 끝낸 뒤엔 거원시스템(현 코원시스템)에서 일했다. 거원시스템은 휴대용 MP3 플레이어를 제조하는 곳이었다. 당시 IT 붐을 타고 PC와 모바일에서 소비될 콘텐츠를 생산하는 신사업을 추진했고 음악 지식이 풍부한 정 대표에게 미디어사업부 팀장을 맡겼다.

동갑내기 박 CCO와의 만남은 이때 이뤄졌다. 박 CCO는 SK텔레콤과 손잡고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 개발에 참여하고 있었다. 거윈시스템은 준에 게임, 음악, 방송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이었고 이를 총괄하던 게 정 대표다. 이들이 2001년 업무차 처음 만났을 때 술잔을 기울이면서 밤새 음악 얘기를 나눈 일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첫 만남 후 2년이 지난 2003년 박 CCO는 정 대표에게 JYP엔터 합류를 권했다. 박 CCO는 JYP엔터를 같이 키울 동반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IT, 이동통신업계에서 '음악적 소양이 뛰어난 데다 비즈니스 마인드도 갖춘 직원'으로 입소문이 났던 정 대표는 이에 걸맞은 인물이었다.

그는 2003~2007년 JYP엔터 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주포였던 가수 비(Rain)를 전담했다. 음반 제작은 박 CCO가 맡았지만 비를 활용해 사업적 효과를 극대화 하는 건 정 대표 몫이었다. 비는 정 대표의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타가 됐고 JYP엔터는 견조하게 성장했다. 정 대표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07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시스템 정착·일본 진출' 공로, 새 성장 동력 절실

정 대표는 대표 취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의 취임과 맞물려 비와의 전속 계약이 해지됐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었다. JYP엔터는 대안으로 급부상한 원더걸스를 필두로 미국 진출 계획을 세웠다. 박 CCO의 음악적 재능을 믿고 정공법을 택했으나 현지 법인이 적자를 기록한 채 청산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2013년 제이튠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으로 코스닥에 우회상장한 후 전열을 가다듬은 JYP엔터는 정 대표를 필두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당초 마케팅, 홍보, 매니지먼트 업무에 따라 구분된 조직을 아티스트 중심 4개 본부로 개편했다. 각 본부가 독립된 레이블로 기능할 수 있게 해 빠른 의사결정과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같은 시스템 개편의 결실이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다. 트와이스는 앞서 활동한 JYP엔터 소속 원더걸스, 미쓰에이에 비견되는 걸그룹이다. 경제적 파급력 측면에선 선배 그룹들을 능가했다. 트와이스 데뷔 첫해 506억원이었던 매출은 2019년 1554억원까지 성장했다. 이 기간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JYP엔터 체급을 올려 놨다.

트와이스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이젠 또 한번 체질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JYP엔터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0년 1444억원, 441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코로나19와 공연업계 불황에 영향을 받았고 올해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 대표가 팬 커뮤니티, NTF 플랫폼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 1988년부터 1999년까지 잡지사 H.U.H의 편집장 겸 대표이사직을 맡았고 그 후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거원시스템에서 재직하다 2003년 3월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올해로 15년째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정욱 대표는 회사의 실질적인 살림꾼으로 통한다. 특히 몇몇 관계자들은 정욱 대표가 과거 원더걸스 데뷔 전과 미국 진출 등 JYP엔터테인먼트가 부진한 시기를 겪을 때마다 회사를 기사회생시켰다고 평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소속 가수들의 활발한 활동 등을 기반으로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정욱 대표와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가 합심해 이끌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는 국내를 넘어 중국, 일본 등에서 K팝의 지역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텐센트뮤직그룹에 이어 소니뮤직과의 사업을 벌이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최종 목표는 K팝의 세계화다.

박진영

가수이자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지난 1993년 데뷔해 ‘날 떠나지마’, ‘너의 뒤에서’, ‘허니’, ‘스윙 베이비’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가수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도 두각을 드러내며 god와 박지윤,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등 여러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도맡았다. 1999년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제작자 겸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그는 정욱 대표와 2003년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음악에서 뜻이 통한 두 사람은 JYP엔터테인먼트를 함께 이끌어가는 것으로 의기투합했다. 현재 박진영은 콘텐츠 프로듀싱을, 정욱 대표는 비즈니스를 각각 맡으며 JYP엔터테인먼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박진영은 정욱 대표를 ‘소울메이트’라고도 언급하는 등 그에게 큰 믿음을 갖고 있으며, 정욱 대표 역시 언론 등을 통해 박진영에 대한 굳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거원시스템

정욱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넘어오게 된 발판. 대학 졸업 이후 음악평론 및 음악잡지 편집장 등으로 일하며 음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정욱 대표는 1999년 정보기술회사인 거원시스템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거원시스템 미디어사업부 등에서 일하던 그는 문화콘텐츠와 IT를 접목시키는 신사업이 태동하던 2000년대 초 휴대폰 영화를 만드는 등 여러 참신한 시도를 하던 끝에 우연한 기회에 박진영을 만나게 됐다. 당시 통신사와 새로운 형태의 가수 데뷔 등을 준비하던 박진영은 IT 영역에 있는 음악 전문가를 수소문했고 정욱 대표와 연을 맺게 되며 가요 기획사였던 JYP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표종록

JYP엔터테인먼트의 부사장이자 최근 앤피오(npio)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 취임한 인물. 지난 2012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 내에서 연기자 사업부문인 JYP액터스를 맡아오다, 최근 JYP엔터테인먼트가 연기자 사업 부문을 정리하며 신설된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서 JYP의 배우들을 공동 매니지먼트하게 됐다. 표종록이 대표로 있는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배우 매니지먼트 외에도 드라마와 영화 등을 제작하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그가 배우 부문을 담당했던 건 지난 2008년 배우 전문 기획사 키이스트의 대표를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특이한 이력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표종록 대표는 변호사 출신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것으로도 유명한데, 과거 JYP의 자문 변호사로 3년간 재직했던 것을 인연으로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영 라인에도 합류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트와이스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걸그룹. Mnet 데뷔 서바이벌 ‘식스틴’을 통해 선발된 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 등 아홉 멤버로 구성됐다. 지난 2015년 ‘우아하게’(OOH-AHH하게)를 발표하며 정식 데뷔한 트와이스는 이듬해 발표한 ‘치어 업’(CHEER UP)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단숨에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이후로도 발표곡마다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트와이스는 일본 현지 데뷔를 성공적으로 일궈낸 것에 이어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으며 갓세븐과 함께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 1조 달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으로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JYP엔터테인먼트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트와이스의 인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내 한류 재점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트와이스는 JYP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한류에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텐센트뮤직

JYP엔터테인먼트의 중화권 사업 파트너. 지난 2018년 JYP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의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 그룹(이하 텐센트뮤직그룹)과 손을 잡고 아이돌그룹 보이스토리를 중국에 데뷔시켰다. 현지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K팝의 중심에 선 JYP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가 만나면서 보이스토리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평균나이 14세의 여섯 멤버로 이뤄진 보이스토리는 중국 최대 온라인 뮤직플랫폼이자 텐센트뮤직그룹의 자회사 QQ뮤직의 지원을 받아 화려하게 데뷔, 최근에는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이돌로는 최초로 ‘케이콘’에도 참석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욱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보이스토리의 데뷔를 두고 “검증된 방식은 아니나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라고 평했는데, 그 도전이 어느 정도 성공 궤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니뮤직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일본 진출 동반자이자 JYP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활로. 지난 2월 정욱 대표와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는 일본 도쿄 소니뮤직 본사를 찾아 일본 현지 여성 아이돌그룹을 선발, 글로벌 걸그룹 데뷔를 추진하는 ‘니지(Nizi) 프로젝트’를 발표해 큰 화제가 됐다.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되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지만, JYP엔터테인먼트는 K팝이 각 나라에서 자생적으로 움트는 지역화(Localization)를 노리며 현지 문화와 K팝을 접목시켜 활동할 다국적 그룹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욱 대표는 지난 3월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 강연에서 “K팝은 한국이라는 틀을 넘어 글로벌한 음악 장르로 발전하는 중이다. K팝이 어디를 목표로 하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늘 고민하고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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