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피스마이너스원 3 - naiki piseumaineoseuwon 3

가수 겸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지드래곤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얀색 스니커즈(운동화) 사진을 연이어 올렸다. 불과 며칠만에 '좋아요'가 100만개 이상 달렸다.

그냥 스니커즈가 아니다.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에서 나이키와 손잡고 선보일 한정판이다보니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앞서 피스마이너스원이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포스 파라노이즈' 제품은 최고가 2000만원대에 리셀(Resell) 된 바 있다. 제품 발매가가 2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무려 100배 이상 뛴 가격에 팔린 셈이다.

제품 소장만으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어 나이키 마니아는 물론 리셀러들 사이 벌써부터 떠들썩하다.

◆ 나이키-피스마이너스원, 스니커즈 또 협업


[사진출처 : 피스마이너스원 공식 인스타그램]

9일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피스마이너스원과 손잡고 만든 한정판 스니커즈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상 나이키가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발매를 11월에 한 점을 감안, 이와 비슷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일 피스마이너스원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KWONDO1(권도1)'이라는 스니커즈 모습은 흡사 드레스 슈즈를 연상케 한다.

길게 늘어뜨린 신발의 혀(tongue)의 한 쪽에는 피스마이너스원 로고가, 다른 한 쪽에는 나이키 로고가 박혀 있다. 피스마이너스원을 상징하는 데이지 꽃 자수도 신발 뒤쪽에 빠지지 않았다.

나이키 마니아들은 이번 스니커즈를 두고 "골프화나 일반 구두 같다" 라거나 "흔하면 GD인가, 특이하니 GD지" "무조건 사고 본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 국내서 최고 리셀가 찍은 '지드래곤 스니커즈'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난 2019년 나이키와 손잡고 처음으로 '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 한국 한정판'을 선보인 바 있다. 그 때만 해도 국내에서 스니커즈 리셀 열풍이 이처럼 뜨겁지 않았다. 그러나 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리셀가가 국내 최고가를 갈아치우자 대중에게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에 대해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당시 나이키는 피스마이너스와 손잡고 지드래곤 생일(8월18일)을 기념,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818켤레를 만들어 한정판매했다. 출고가격은 21만9000원이었다.

그러나 출시 직후 리셀 시장에서 300만원부터 최고 2000만원 넘게 팔리며 국내에서 가장 비싼 리셀가란 기록을 남겼다. 업계에서는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재테크 관심 높은 2030...스니커테크에도 열광


[사진출처 : 지드래곤 공식 인스타그램]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의 합성어)는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2030세대가 즐겨 찾는 수단이 되고 있다. 10~20만원대의 스니커즈를 사 적게는 수십 만원에서부터 수백, 수천 만원까지도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시드머니가 크지 않아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어 젊은 층에선 "웬만한 주식투자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활발히 형성돼 있다.

미국에서는 스니커즈 리셀가 기준을 잡아주고 정품 여부까지 확인해주는 플랫폼 '스톡엑스(Stock X)'가 인기다. 국내에서도 서울옥션블루가 스톡엑스와 같은 형태의 플랫폼 '엑스엑스블루'를 운영 중이다.

이같은 거래 플랫폼을 통해 전문 리셀러가 아니어도 쉽게 뛰어들 수 있다보니 젊은 층에서 너도나도 스니커테크 열풍에 발을 들인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2019년 약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였으나 2025년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과거 에어조던 출시 당시 나이키 매장 앞의 모습 [사진출처 : 매일경제 DB]

◆ 노숙 대신 무작위 추첨 '래플' 도입해 더 인기

최근 나이키나 아이다스에서 도입한 래플(Raffle) 방식 역시 스니커테크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추첨복권이란 뜻의 래플은 유통 패션업계에서 한정판 수량의 제품을 살 수 있는 '자격'을 무작위 추첨으로 주는 방식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보통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시 선착순 판매 방식을 택했다. 몇 날 며칠씩 매장 앞 길거리에서 노숙 구매하는 행렬이 이어졌던 이유다. 하지만 젊은 층 사이 번거롭다는 지적과 공정치 못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되자 래플 방식으로 바꾸었다.

업계 관계자는 "마침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여러 사람들이 줄지어 모이며 생기는 방역 문제 등이 불거지자 자연스럽게 온라인 래플 방식을 도입했다"며 "일종의 뽑기와 같은 래플 방식에 공정을 중시하는 2030세대가 더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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