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메니스탄 여행 - tuleukeu meniseutan yeohaeng

뉴스브리핑

투르크메니스탄, 자국민의 해외여행 절차 강화 고려

투르크메니스탄 Chronicles of Turkmenistan, 영국 정부 2021/04/15

☐ 투르크메니스탄 전문 매체인 크로니클 오브 투르크메니스탄(Chronicle of Turkmenistan)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여행 절차를 더욱 강화하는 것을 고려 중임.

- 특히 국가안보부(National Security Ministry)와 이민청은 본국으로 귀국하지 않는 출국 자국민의 숫자가 늘어가고 해외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인이 자국 정부에 부정적인 태도를 표출하는 것을 우려함.

☐ 국가안보부와 이민청은 출국을 제한하고 자국민을 송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임.

- 국가안보부와 이민청은 자국민의 해외여행 범위를 최소화하고 해외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계획을 마련 중임.

- 이민청은 해외여행 여권 발행 조건을 강화하여 해외 대학에서 유학 중인 유학생, 국세청과 상공회의소에 증빙을 제출할 수 있는 기업인, 치료와 수술을 위한 출국, 초대에 따른 가족 방문으로 출국 등으로 출국의 유형을 단순화하여 출국을 제한할 계획임.

- 또한 당국은 해외에서 수학 중인 학생들의 감시도 강화할 예정임.

☐ 투르크메니스탄은 외국인의 입국도 엄격히 제한 중임.

-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은 자국민과 외교관, 영주권자, 일부 국제기업 및 국제기구 근무자들을 제외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 않음.

- 투르크메니스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최대 21일간 의무 격리 정책을 시행 중임.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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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국경선 마을 근처에서 잤던지라 이민국까지 가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란 출입국 관리소에 들어가기 전에 길거리 환전상인이 보여서 돈을 환전하려고 물어봤는데, 환율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국경선 넘으면 환전을 하기로 했다. 이후 이란 출입국 관리소에서 도착했는데 직원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막상 직원이 도착하자 일 처리는 빨랐다.

이후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으로 넘어갔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입국 수수료 만 오천 원을 달러로만 받는다고 했다. 유로를 좀 갖고 있어서 유로로 내면 안 되냐고 했더니 무조건 달러만 받는다고 했다. 다행히 프랑스 부부가 달러를 갖고 있어서 그들에게서 돈을 바꿔 입국비를 냈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은 꽤 까다로웠는데 가방을 일일이 엑스레이에 통과 한 후 가방 속을 열어서 다 보여줘야 했다. 프랑스 부부 같은 경우는 짐을 하나하나 다 꺼내서 보여줘야 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는 좀 널널하게 봐주곤 끝냈다. 국경선에서 대략 3시간을 넘게 소비한 거 같다. 투르크메니스탄에 들어와서 좋았던 것은 더 이상 히잡을 안 써도 된다는 거였다.

기쁨의 환호성도 잠시 도로 상태가 정말 최악이었다. 사진처럼 도로가 다 갈라져 있었다. 깨진 아스팔트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어려워 평지임에도 속도가 나질 않았다. 날씨는 40도를 훨씬 넘어서 금방 사람을 지치게 했다. 심지어 역풍도 불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통제가 심해서 5일짜리 통과비자 밖에 내주질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다음 나라 우즈베키스탄 국경까지 500km인데 이걸 5일 만에 가야 했다. 1일에 입국했는데 5일에 반드시 출국해야 했다. 그런데 국경을 몇 시에 닫는지 확실치 않아서 5일 날 안전하게 오후 4시 전에 도착해야 할 거 같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이란 쪽으로 이동하면 순풍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데 나처럼 우즈베키스탄쪽으로 향해 가면 사막의 역풍을 맞아가며 자전거를 타야 했다.

국경 이후 마을이 나와서 거기서 약간 돈을 환전했다. 오후가 되니 날이 너무 뜨거웠다. 길 옆 작은 식당이 보였는데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배고팠던지라 음식을 시켰는데, 이게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먹은 첫 현지 음식이었다. 빵이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좀 힘들었다. 프랑스 부부는 간단하게 음료수를 만신 뒤 다음에 또 길에서 보자고 하고 먼저 떠났고, 나는 점심을 먹은 후 누워서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식당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던 지라 편하게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중앙 아시아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곳에서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모험이란 참 이상하고 요상한 것이다. 육체적으로 날 힘들게 하지만, 내 삶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주변환경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모험이 끝나 갈 때쯤 내게 크나큰 성취감을 주고 그것은 내 삶의 거름이 되곤 한다. 나는 지금 그 거름을 얻고 있다.

사막지형이라 낙타들이 자주 눈에 띄곤했다. 날씨는 45도까지 올라갔다.

밤이 찾아오고 한낮의 열기는 대기로 녹아 들어갔다.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하나 걱정을 할 때쯤 한 작은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거기에서 프랑스 부부를 발견하게 되었다. 프랑스 부부는 슈퍼에서 요거트와 치즈 등을 사서 슈퍼 앞에서 스파게티 요리를 하고 있었다. 나에게 같이 저녁 먹고 주변에서 텐트 치자고 했다. 첫날 이민국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 먹어서 82km 밖에 못 달렸다. 4일 안에 국경까지 420km 달려야 했다.

주변이 논밭이라서 어디서 자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날이 어두워져서 텐트 칠만한 곳을 찾는게 어려웠다. 논밭 옆에 현지인 집 불빛이 보여서 허락을 받고 그 주변에 텐트를 쳤는데 현지인들은 여긴 밭 옆 쉼터라면서 자기네들은 집에 가서 잔다며 편히 쉬라고 하고 사라졌다.

주변에 물이 흘러서 그런가 모기들이 꽤 많았다.

신기한 게 집 한쪽구석에선 불이 밤새도록 돌 밑에서 쏟아져 나왔다.

한낮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갔던지라 그 열기를 밤사이에 식히는 건 불가능했다. 텐트 친 곳이 흙바닥이었지만 낮기온이 45도가 넘어갔던지라 온돌찜질방마냥 바닥이 따끈해서 잠자는 게 불가능했다. 밤새 땀을 흘렸던지라 잠을 깊게 잘 수 없었다.

프랑스 부부가 아침에 먼저 떠나고 나는 약간의 간식을 먹은 후 자전거를 탔다.

현지 주민들은 나와 비슷한 아시아인 얼굴이었는데 많은 여성들이 긴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한 마을을 지나가는데 젊은 친구들이 보여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친구들과 환한 미소를 주고 받던 한 여성이 내 자전거 앞으로 왔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티비에서 본 북한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새벽부터 열심히 달려서 대도시 Mary라는 곳에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유르트 (Yurt)라는 곳이 지도에 보여서 어차피 바로 길 옆이었던지라 자전거를 세워놓고 잠깐 들러보고 싶었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이란에서 이틀 사이에 펑크가 두 번이나 났고,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또 한 번 펑크가 났다. 슈발베 타이어는 오래 써서 바닥 밑이 다는 건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렇게 옆구리가 터지면 정말 큰 문제가 된다. 몇 번 옆구리 터진 타이어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게 나한테도 일어나고 말았다. 날이 더워서 옆구리가 터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옆구리가 터지면 문제가 타이어의 갈라진 틈이 튜브를 갉아서 구멍을 낸다는 거다. 망가진 튜브 일부를 갖고 다녔는데 그 튜브를 잘라서 갈라진 타이어쪽에 붙여 넣었었다. 이게 얼마나 오랫동안 튜브를 보호해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도시에 진입하려는데 때마침 자전거 가게가 보여서 싸구려 타이어로 바꾸기로 했다. 소도시였던지라 내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자전거 가게가 아니었나 싶다. 다음 나라로 넘어간 뒤 인터넷할 상황이 오면 새로운 슈발베 타이어를 주문하기로 하고 우선은 임시방편으로 $3짜리 튜브를 쓰기로 했다. 맨 왼쪽 현지 남성이 새 타이어로 교체해주고 있다.


(사진 출처 : //www.advantour.com/turkmenistan/mary.htm )

[투르크메니스탄 여행하면서 여러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출국하기 전 혹시나 사진 찍었던 게 문제 될 까봐 컴퓨터 C드라이브 포토샵 폴더에다가 사진을 숨겨 놨었다. 몇달 후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포맷했는데 문제는 사진을 여행폴더에 옮겨놔야 한다는 걸 깜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찍은 많은 사진이 다 날아가고 몇 장의 사진 밖에 안 남았다. 도시의 독특한 사진을 보여주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위 사진을 퍼왔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달린 탓에 130km를 달려 Mary라는 도시에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내 중심에 도착하자 굉장히 깔끔하고 큼직한(?) 건물들이 가득 보였다. 인터넷으로만 봤던 북한 사회와 약간 비슷해보였다랄까나.

한 호텔에 도착했는데 숙소가 만 오천 원정도 한다는 안내판이 보여서 머물려고 했더니, 여행자는 $35이며 무조건 달러로 결제해야 한다고 했다. 유로는 취급도 안하고 무조건 달러로만 결제해야 한다고 했다. 마치 여행자를 미국 달러 ATM으로 취급하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이렇게 달러를 요구하는 걸까라며 다른 여행자와 얘기해보니 혹시나 정치적으로 상황이 불리하면 도망갈 비자금 조성이라고 했다. 또한, 현지 화폐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달러로 돈을 모으는 게 훨씬 더 안정적이라고 했다.

다른 호텔들은 사진처럼 건물들이 큼직했고 가격은 $45정도 했다. 이후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낡은 호텔을 찾게 되었다. 12,000 원 하는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호텔방이었지만 에에어컨이 나와서 오늘밤은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았다. 화장실은 건물 밖에 나가야 했지만 그래도 샤워할 공간이 있어서 지난 이틀간의 땀을 닦을 수 있어 좋았다. 침대 이불이 너무 낡아서 왠지 벌레에 물릴까 봐 텐트를 밑에 깔고 침낭을 이용해서 잤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길을 나서야 했다. 자전거 여행 5년 만에 50,000km를 달성해서 오만 기념을 위해 손가락 다섯 개를 피고 삼각대로 사진을 찍는데, 낙타가 옆에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중간에 한 작은 도시에서 유로를 현지 돈으로 바꿀 곳을 찾고 있었는데, 한 택시기사가 돈을 바꿔주겠다고 했다. 시세보다 아주 약간 높게 불렀는데 바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드디어 유로가 휴지조각이 아닌 돈으로 취급받게 되어 기뻤다.

오후가 되면 기온은 48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이 정말 좋은 게 어딜 가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점심먹으로 들어가서 잠깐씩 꼭 눈을 붙이곤 했다.

한가지 이해하기 힘든 것은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나름 현대식의 건물이 있는데, 화장실은 건물 밖 수세식이라는 것이다. 정말 끔찍한 건 자주 덩이 가득 차 있다는 거다. 아프리카나 다른 나라에서는 나름 구멍이 깊어서 배변 할 때 큰 문제가 없는데, 여기서는 화장실 열때마다 공포가득이다. 심지어 도시에 정말 깔끔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화장실을 물었는데, 밖에 나가 공동 화장실을 가라고 해서 갔더니 덩이 아주 위까지 차올라 있었다. 투르크메니스탄 화장실은 전세계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으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비록 모든 식당에 에컨이 있어 충분히 쉴 공간은 있었지만, 마을 사이에 아무것도 없을 때가 많았다. 현지인들이 때마침 수박을 팔고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수박을 먹었다.

포장 상태가 굉장히 나쁘고 가끔은 이렇게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가야 했다. 한낮의 기온은 45도는 기본으로 넘어갔으며 역풍과 싸워가며 달려야 했다. 핸드폰 maps.me 로 다운받아 놓은 지도를 보니 길 중간에 호텔이 있는 주유소가 있어서 오늘은 거기까지 달리기로 했다. 오늘 총 이동 거리는 그렇게 되면 120km는 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 180 km만 달리면 되었다.

날이 어두워져 가는데 주유소에 가려면 25km나 더 가야 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와일드 캠핑은 불가능해 보였고 주변은 모래 사막이라 숨는 게 불가능해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나게 강한 모래 폭풍이 불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자전거 타고 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여서 자전거에서 내려와 자전거를 밀어야 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걸 꾹 참고 눈을 감고 진정해보았다. 체력 고갈, 두려움, 무서움, 좌절감 등이 몰려서 갑자기 서러움에 복 바쳤던 거 같다.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여유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이었기에 묵묵히 자전거를 타다가 내려와 밀다가를 반복했다. 30분 정도 지나자 모래폭풍은 잠잠해졌지만 이미 밤이 찾아와 어두웠다. 적막하고 어두운 도로는 내 렌턴과 밤하늘의 별빛으로 빛이 났다. 이상한 건 완전히 도로가 깜깜해지면 갑자기 무서운 마음이 진정된다는 거다. 주로 해 질 때쯤에 가장 극심한 공포가 몰려 오는 거 같다. 막상 밤이 찾아오고 어두워지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새벽 5시부터 자전거 타기 시작했는데 밤 8시가 되어야 안장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15시간 동안 총 130km 거리를 이동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프랑스 부부의 자전거가 밖에 세워져 있는게 보였다. 호텔 건물 시설은 괜찮아 보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달러를 요구했다. 유로로 돈을 내면 안 되냐고 사정사정을 해봤지만 자기네는 무조건 달러만 받는다고 했다. 이쯤되면 왜 달러로 화폐개혁을 하지 않는 걸까 의구심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주변 식당에 텐트 쳐도 되냐고 묻자 요르트에서 하룻밤에 $10 내면 자게 해주겠다고 했다. 안에 에어컨도 있었던지라 요르트에서 자기로 했다. 호텔 주변 건물에 샤워시설이 있어서 깨끗이 씻은 후 치킨까지 시켜먹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프랑스 부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자기네는 호텔에 오후 늦게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데 모래 폭풍이 부는 걸 봤다고 했다. 나는 그 시간에 길 한복판에 있었다니 참 다른 세계를 보는 거 같다.

유럽 여행자들을 보면서 사실 큰 좌절감을 느꼈다. 내가 15시간을 타서 130km를 만들 때 이들은 10시간 만에 130km를 만든다. 이렇게 오랫동안 자전거 탄 날은 밤이 되면 체력이 고갈되어서 어디가 아픈 것처럼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정신이 반쯤 나가 있다. 체력 강한 이들은 10시간만에 끝냈던지라 체력이 널널해서 현지인들과 교류하고 하루를 여유롭게 정리할 수 있다. 자전거 여행은 참으로 공평하면서도 불공평한 게임이다. 똑같은 거리임에도 나는 엄청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도착하는 곳은 똑같은 곳이다.

아침에 두 세시간 정도 프랑스 부부랑 이것저것 얘기하며 달리다가 이후 이들은 먼저 가고 나는 내 속도에 맞춰 달렸다. 오후 늦게 한 차가 서더니 내게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다음 도시에 도착하면 자기가 머물 곳을 알아봐 주겠다며 내게 연락처를 줬다. 오늘은 역풍이 좀 덜했고 길 포장상태가 이전보다 나았던지라 해지기 전쯤에 대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 이동 거리는 총 135km 되었고 다음 나라 우즈베키스탄까지는 40km만 달리면 되었다.

한 현지인의 도움으로 낮에 준 핸드폰 번호로 연락했고 한 시간 정도 기다리자 그가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차를 갖고 등장했다. 운전사도 고용한 거 같았다. 내 자전거를 트렁크에 싣더니 호텔을 찾아보자고 했다. 호텔들이 너무 비싸다고 걱정을 했더니 걱정 말라며 자기가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한 호텔에 도착해서 나에게 $50를 내면 하룻밤 머물 수 있다고 알려줬다.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게 있어서 하룻밤 $50달러면 엄청 비싼 건데, 이게 얼마 안 하는 거 같아서 나를 이 곳으로 안내해준 걸까? 가진 현금이 없다며 그냥 알아서 잠자리를 찾겠다고 감사하다고 하고는 도시한복판에 돌아오자 이미 시간은 밤 9시가 다 되었다. 도대체 이 늦은 밤에 도시 한복판에서 어디서 잠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감이 안 왔다.

대통령이 축제 때문에 방문한다며 청소하고 정돈하는 사람들로 길은 복적였다.

작은 골목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한 현지인에게 앞마당에 텐트를 쳐도 되냐고 물어보자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다. 마지막 날 현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기뻤다. 총 두 가구가 연결되어 있었는데,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었다. 내가 신기해 보였는지 주변 이웃집 아이들 및 어른들이 놀러 와서 내게 인사를 건네서 마지막 날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침에 도시를 빠져나가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자전거로 데려다주는 풍경이 곳곳에 보였다. 학교 건물은 깔끔하고 좋아 보였으며 애들이 놀 수 있는 운동장도 잘 꾸며져 있었다.

(사진으로 찍어 놨었는데 하필 사진을 다른 폴더에 숨겨 놨다가 다 잃어버려서 함께 공유할 수가 없다. 이건 마치 다람쥐가 도토리 숨겨 놨다가 까먹어서 결국은 못 먹는 것과 같다랄까나.)

지난 3일 계속 130km 가까이 달렸기에 국경선에 점심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11시 50분쯤 도착했는데, 다들 점심 먹으러 가야 한다며 나중에 다시 오라고 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이민국에서 쉬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주변식당으로 갔다. 근데 이곳엔 에어컨이 없어서 한낮의 태양에 스멀스멀 영혼이 녹는 거 같았다. 식당에서 시간을 때워도 시간이 잘 가지 않아 근처 나무가 있는 그늘로 이동하는데 한 차가 서더니 환전할래라고 물어보았다. 가격을 물어보니 현 시세보다 훨씬 더 쳐줬다. 알고 보니 투르크메니스탄에도 암거래가 있었던 거다. 그래서 유로 환전할 때 내가 시세보다 약간 높게 불렀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환전해줬던 거다. 우즈베키스탄에 암거래가 있는 건 알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에도 있을 줄은 몰랐다. 그 여성이 제시한 우즈베키스탄 돈이 확실치가 않아서 갖고있던 약간의 돈만 환전했다.

점심시간이 끝났는데도 국경은 열질 않았다. 좀만 더 기다리라고 해서 근처 그늘을 찾아 쉬고 있는데 때마침 프랑스 부부가 도착했다. 지난 일주일간 프랑스 부부를 계속 보는 거 같아 반가웠다.

막상 출국할 때는 짐검사를 세세하게 하지 않아서 사진을 숨긴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거 같아 아쉬웠다.

우즈베키스탄은 3일마다 숙소를 등록해야 하고 환전 암거래가 존재하는데 돈을 어디서 바꿔야 손해를 안 보는지 잘 모르겠다. 다 뭐 가보면 알겠지? 투르크메니스탄을 무사히 빠져나와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향해 갔다.

세계지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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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여행 경로 및 상세 내역
5일동안 네 개 도시에서 머무름
(도시 이름 – 이름 모르는 시골 도시, Mary, Ucajy, Turkmenabat)
자전거 여행 거리 – 504.61 km
지출 = $ 66 여행 중 소비 + $69 비자비 = 총 $135
($1=3.5 Manat)
(실제 암거래는 대략 1$-6 Manat 인 듯)

[2016/07/01~05 (D+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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