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저자 아서 C. 클라크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17.02.10. 상세보기
우주 지배자의 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by 아서 C. 클라크 우주 정복을 달성하기 위한 걸음으로, 고심해서 고른
책이다.
Book Quotes아는 것이라고는 현재밖에 없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과거를 획득했다. 그리고 이제 미래를 향해 조금씩 길을 더듬어 나아가고 있었다. (p.66) 인간은 이런 무기를 스스로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는 해도, 이런 무기가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세상을 정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이 무기들에 자신의 기운과 영혼을 불어넣었고, 이 무기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을 위해 충실히 봉사했다. 플로이드는 지구를 떠날 때마다 자기가 귀환할 때까지 지구가 제자리에서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p.75) 가만히 앉아서 글을 읽기만 했는데도 할 일이 많았다. 공식적인 보고서와 비망록과 메모 등을 읽다가 지치면 풀스캡 판 크기의 뉴스패드를 우주선의 정보 회로와 연결시켜 지구의 최신 소식을 검색했다. 그는 전 세계의 주요 전자 신문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불러냈다. 중요한 신문들의 코드를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패드 뒤편의 목록을 참조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모니터의 단기 메모리를 선택해 신문 1면을 화면에 꺼내 놓고 기사 제목을 재빨리 훑어보며 흥미 있는 기사들을 점찍었다. 각각의 기사에는 두 자리 숫자의 번호가 붙어 있었다. 그 번호를 누르면 우표 크기만 한 직사각형이 화면을 가득 채울 만큼 커져서 편안하게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기사를 다 읽으면 전체 화면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기사를 선택해 자세히 읽어 보았다. (p.96) 마이클스의 목소리는 의기양양하면서도 조금 슬펐다. 플로이드도 두 가지 감정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 인류의 가장 오랜 의문 중 하나가 마침내 답을 찾았다. 이 우주에 인류 말고도 지적인 생명체가 있다는 확고부동한 증거가 바로 여기 있었다. 그러나 이런 깨달음과 함께 시간의 광대함이 또다시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p.123) 석판의 칠흑 같은 표면은 자신에게 닿는 빛을 집어삼켜 버리는 것 같았다. 디스커버리 호가 목성에 가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곳이 종착지가 아니었다. 디스커버리 호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멀리까지 퍼져 있는 목성의 위성들 사이를 질주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행성의 중력장을 이용해 태양으로부터 훨씬 더 먼 곳으로 튀어 나갈 것이다. 디스커버리 호는 혜성처럼 태양계를 가로질러 최종 목적지, 즉 찬란한 고리에 둘러싸인 토성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사실 이번 임무의 진정한 목적을 아는 것은 HAL뿐이었으며, 그의 인간 동료들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풀도 언제든 마음이 내킬 때 지구 상의 누구하고든 즉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더 이상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보니 심리적인 충격이 엄청났다. 완전히 차원이 다르게 느꼈질 만큼 먼 곳에 나와 있는 탓에 사람들과의 감정적 연결 고리들이 거의 모두 한계 이상으로 늘어나 압박을 받고 있었다. (p.190)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지상 관제소에서 다음 메시지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HAL이 그 주제를 직접 입에 올릴 것인지 궁금해 하는 것뿐이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우주선의 분위기가 미세하게 달라져 있었다. 일종의 긴장감이 허공을 떠돌았다. 뭔가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기 시작한 것이다. 디스커버리 호는 이제 더 이상 행복한 우주선이 아니었다. (p.212) 보먼의 의식 깊은 곳 어딘가에서 아주 희미하게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가 이상했다.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고, 그냥 평소 때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몇 초 동안 근심에 싸여 생각해 보다가 원인을 찾아냈다. 아마 HAL이 실수를 저질렀겠지. 사람이든 기계든 모두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니까. (p.230) 일반 사람들은 두 가지 모두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디스커버리 호에서 이미 몇 달을 보낸 보먼은 우주선과 거의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주선의 기능이 정상적인 리듬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비록 항상 의식적으로 인지하지는 못하더라도 즉시 알아챌 수 있었다. 원래 그 파편들이 어디에서 온 것이든, 인류가 이렇게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 파편들이 존재하는 기간은 태야예의 역사 속에서 아주 짧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14억 500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거리에서 80분 후에 그 문장을 들은 지상 관제소 사람들은 그 말을 영원히 잊지 못했다. 이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공간의 차원들 사이를 오가는 별들의 움직임을 관리하는 일종의 우주 스위치였다. 그가 지금 지나가고 있는 곳은 은하계의 중앙역이었다. (p.316) 그는 손으로 사방을 더듬어 조명 스위치를 껐다. 어둠이 방 안을 덮쳤다. 그리고 몇 초 되지도 않아 그는 꿈조차 꾸지 않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p.341) 단순히 시각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모든 감각 기관의 느낌과 그가 당시에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의 인생이 점점 빠른 속도로 되감기고 있는 녹화 테이프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p.343) 그리고 자신이 다시는 혼자 있지 않을 것이라는 기억을 떠올리자 두려움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아직 시험을 거치지 않은 자신의 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가만히 기다렸다. 자신이 이 세계의 주인이었지만 이제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알 수가 없어서였다.
Arthur Charles Clarke
1917년 영국에서 태어난 아서 C. 클라크는 케임브리지의 킹스 칼리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역시 그랬군.) Sir Arthur C Clarke: 90th Birthday Reflections 그가 남긴 업적이 무척 많아서 작가 소개에 몽땅 넣기 보다는 그의 홈페이지에서 살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by 아서 C. 클라크 내가 이토록 SF 소설에 푹 빠져든 적이 있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