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점 보는 법 - dongjeon jeom boneun beob

신수보기는 사람의 길흉화복을 미리 알아보고, 이를 판단하여 경계하고 예방하는 피흉취길(避凶趣吉)을 위한 것으로, 한 해가 시작하는 정월에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개 정월 초부터 정월대보름 사이에 점을 치는데 가족 구성원의 일 년 동안의 악운, 대운, 재물운 등에서 중요한 운세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토정비결(土亭祕訣), 산통점(算筒占), 오행점(五行占)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타로카드(taro card)점을 보거나, 인터넷으로 신년운세 보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되는 신수보기의 형태는 매우 다양한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토정비결(土亭祕訣)과 사주(四柱)이다. 그 외에 신점(神占), 척미점(擲米占), 전점(錢占), 육효점(六爻占), 오행점(五行占), 새점 등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주나 토정비결의 보조적인 풀이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윷점, 청참(廳讖) 등도 민간에서 손쉽게 점치는 방식이다. 즉 전문적으로 점을 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점을 보는 방식과 민간의 가정 내에서 점을 치는 방식들로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점을 치는 사람들은 대개 점받이, 명도점쟁이, 무당 등 전문적인 복술가를 찾아가서 그해 신수를 묻기도 한다. 점쟁이들은 으레 신수가 나쁘다고 하면서 액막이굿을 해야 하느니 부적을 지녀야 하느니 하는 경우가 많다. 처방에는 크게 굿에서부터 치성・예방 등의 방식이 있으며, 민간에서도 다양한 처방법이 속신의 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수점을 보는 구체적인 사례에는 토정비결, 산통점, 육효점, 오행점, 팔랑개비점, 윷점, 청참, 집불이, 얼음점, 식구불켜기가 있다.

토정비결(土亭祕訣)
새해에 신수보기 중 가장 많은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은 ‘토정비결’이다. 토정비결은 가족 구성원의 일 년 운세를 일 년 전체의 운과 월별 운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 악운・대운・재물운 등의 특징적인 분면을 알아보는 방식이다.

『토정비결』은 조선시대 명종 때 토정(土亭) 이지함(李之菡)이 지은 책으로 그해의 신수를 보는데 쓰였다. 이지함은 포천 현감과 아산 현감을 지냈는데 궁핍한 백성들의 생활을 보고 항상 가슴 아프게 여겨 선정을 베풀었으며, 구제 대책을 왕에게 상소하여 반영시키기도 하였다. 아산 현감으로 있을 때 걸인청(乞人廳)을 설치하여 흉년에 극빈자를 수용하는 등 기민(飢民) 구제 정책에 전력하였다. 청렴한 생활을 미루어 보면 이 책의 저작 동기와 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지함과는 관계없이 그의 이름을 가탁한 책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예전에는 한문을 볼 줄 아는 사람이 토정비결 책을 사다가 직접 보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한문을 공부하거나 토정비결을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아가서 신수를 보았다. 근래에는 전문적인 직업인들을 찾아가서 토정비결을 보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토정비결과 함께 사주 외의 다양한 보조적 풀이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인터넷을 통한 간단한 토정비결 운세보기 등도 유행하고 있다.

그 내용은 기본적으로 주역의 괘로 풀이한 것으로, 작괘법(作卦法)을 보면 백 단위(상괘), 십 단위(중괘), 일 단위(하괘)가 합해서 하나의 완성된 괘가 이루어진다.

백 단위는 나이와 해당 년의 태세수(太歲數)를 합한 수를 8로 나눈 나머지 숫자이다. 이 때 만약 나머지가 없으면 8이 된다. 십 단위는 해당 년의 생월(生月) 날자수(큰달이면 30, 작은달이면 29임)와 월건수(月建數)를 합한 수를 6으로 나눈 나머지 수(6보다 작거나 같다)이다. 일 단위는 생일수와 일진수(日辰數)를 합한 수를 3으로 나눈 나머지 수(3보다 작거나 같은 수)가 된다. 이렇게 얻은 세 단위의 숫자대로 책에서 찾으면 맨 처음에는 괘상이라 하여 그 해 전체의 운수를 개설하는 말이 나오고 그 다음 월별 풀이가 나온다.

이러한 괘풀이 과정에서 나타난 토정비결의 결과물은 대개 4언시구(四言詩句)로 이루어지고 그 밑에 한 줄로 번역되어 읽기 쉽게 되어 있다. 다른 점서와 마찬가지로 비유와 상징적인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북쪽에서 목성을 가진 귀인이 와서 도와주리라”, “꽃이 떨어지고 열매를 맺으니 귀한 아들을 낳으리라”는 희망적인 구절이 많다. 좋지 않은 내용도 “이달은 실물수(失物數)가 있으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화재수가 있으니 불을 조심하라”는 식으로 되어 있어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때문에 절망에 빠진 사람도 희망을 갖게 한다. 이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조심스럽게 생활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통점(算筒占)
산통점은 8개의 산가지가 들어 있는 산통을 흔들면서 한 개씩 뽑아낸 뒤 그 산가지 몸에 새겨진 눈금의 수로 괘를 만들어 치는 점을 말한다.

점치는 사람은 문복인(問卜人)의 생년월일, 성명 등을 물어서, 찾아온 사람의 질문에 해당하는 내용을 듣고 그것을 시원하게 풀어달라는 축원을 외며 산통을 흔들다가 산통 머리에 뚫어진 작은 구멍을 통하여 한 개씩 무작위로 뽑아내 새겨진 눈금에 따라서 괘를 만든다.

산통이나 산가지는 목재나 금속으로 되었는데, 둘 중 한 가지는 대개 금속이어서 흔들 때 짤랑짤랑 소리가 요란하다. 복채(卜債)가 적게 놓이면 정성이 부족해서 괘가 나오지 않는다고 흔들기를 계속하는 풍경도 보게 된다.

산통의 크기는 손으로 잡기 알맞을 정도이며, 점의 내용은 주로 병점(病占), 실물점(失物占), 일 년의 운수를 보는 신수점(身數占)이 많다. 음력 초순이면 일 년 열두달의 신수를 보기 위하여 모여든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도 6・25전쟁 이전까지 흔히 볼 수 있는 세시풍습이었다.

육효점(六爻占)
산통점과 함께 조선시대에도 많이 행해진 점법의 하나로, 산통점의 방식과 전점(錢占)의 방식을 합하여 괘를 살펴서 길흉화복을 점치는 방식이다. 대개 엽전 3개를 여섯 번 던져서 그 표리(表裏)를 살펴, 6개의 양효(陽爻)와 음효(陰爻)를 구해서 각각 하나의 괘를 만들고, 이 괘를 기초로 점을 치거나, 산통의 산가지를 뽑아서 괘를 만드는 것을 여섯 번 반복해서 그 괘로 풀이하여 점을 치기도 한다. 솔잎을 뽑아 6개의 효를 구해서 점을 치는 송엽점(松葉占) 또한 이러한 육효점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오행점(五行占)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五行)을 가지고 점을 치는 음양설에 근거를 둔 점술이다.

오행점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나무를 바둑돌 만하게 깎아서 점을 친다. 또는 콩 다섯 알을 가지고 하기도 한다. 동쪽으로 뻗은 대추나무나 복숭아나무 가지를 지름 2㎝, 길이 3㎝로 잘라서 이를 세로로 이등분하여 그 평면에 금・목・수・화・토의 글자를 각각 쓴다. 이 다섯 개를 손에 모아 쥐고 섞으면서 신에게 기원한다. “하늘의 말씀이 있으면 땅에도 말씀이 있을 것이요, 감응하시면 순통하시오. 지금 어디서 사는 아무개 모년 모월 모일생이 점을 치니 신령께서는 거역치 마시고 잘 점지해 주십시오.”라고 주문을 세 차례 외운 다음, 땅에 던져 나타난 오행의 글자에 의하여 상괘・중괘・하괘를 정하고 길흉을 알아보는 것이다.

괘는 모두 31괘인데 오행의 상생 상극의 이치를 적용시켜 해석한다. 점목으로 대추나무나 복숭아나무를 쓰는 것은 대추나무의 단단함이 약한 것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는 믿음과 복숭아나무는 귀신을 쫓는다는 믿음에서이다. 그리고 동쪽으로 뻗은 가지를 쓰는 것은 해가 솟는 동쪽의 양기가 악귀를 물리친다는 생각 때문이다.

팔랑개비점
팔랑개비를 만들어 달고 그 도는 정도에 따라 한 해 신수의 길흉을 점치는 방식이다.

종이를 접어 만든 팔랑개비를 나뭇가지에 꽂아서 지붕이나 낟가릿대 같은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꽂아 두고, 팔랑개비가 도는 정도를 보아 신수를 점친다. 잘 돌면 길하고 잘 돌지 않으면 흉하다. 팔랑개비가 쉴 새 없이 돌면 솔개・까마귀・박쥐 같은 흉조조(凶兆鳥)가 날아들지 못하며, 귀신도 들지 못한다고 믿는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 수동・행동마을에서는 열나흗날 저녁에 식구 중 신수가 좋지 않게 나온 사람이 팔랑개비를 접어 사립문에 꽂아 두고 팔랑개비가 저절로 없어지면 운이 좋아지는 것으로 믿었다.

윷점
설날에 윷을 던져 길흉을 점치는데, 대개 윷을 세 번 던지는 것으로 괘(卦)를 만들어 운수를 본다.

청참(聽讖)
청참이란 예부터 민간에서 음력 정월 초하룻날 새벽에 밖으로 나가 거리를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사람의 소리든 짐승의 소리든 처음 들리는 소리로 그해 일 년의 신수를 점치는 풍속을 말한다.

이날 까치 소리를 들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행운이 오며, 참새 소리나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 흉년이 들거나 불행이 올 조짐이라고 믿었다. 이는 민간신앙에서 조류 중 까치는 길조에 속하며, 까마귀는 흉조에 속한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습속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정월 초하룻날이 아니라도 이른 아침에 까치 소리를 들으면 좋은 일이 있을 징조이며 까마귀가 울면 나쁜 일이 있을 것이라는 징조로 여겨 왔다.

그러나 지방에 따라서는 정월 초하룻날 새벽에 날짐승이건 길짐승이건 동물의 소리를 들으면 길조라고 여기는 곳도 있다. 특히 첫날 까치 소리나 소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또 먼 곳에서 나는 사람 소리를 들으면 풍년도 아니고 흉년도 아닌 평년작이 들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이 한 해를 무난하게 지낸다고 믿었다.

조선 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동국세시기』에는 중국에도 한국의 청참과 같은 풍속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날 중국의 연경(燕京)에는 섣달 그믐날 부엌 아궁이 앞에서 조왕신에게 방향을 일러 달라고 비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문 밖으로 나가서 조왕신이 일러주는 방향을 따라 거리를 거닐다가 처음 들리는 소리를 듣고 새해의 길흉을 점쳤다.

집불이
정월 열나흗날에 콩이 불은 정도를 보고 그해 신수를 점치는 형태를 말한다. 이는 한자로 ‘호자(戶滋)’라고 한다.

『동국세시기』 정월 상원조(上元條)에는 집불이에 대한 설명이 잘 나타나 있다. “동네 안의 호수대로 콩을 골라 호주(戶主)를 표시하고 짚으로 묶어 우물 속에 넣었다가 다음날 꺼내어서 징험을 보아 불은 콩의 주인은 그해에 풍년이 들어 잘살 수 있다.”고 믿는다.

달불이[月滋]가 마을 전체의 점복이라면 집불이는 개인의 점복이다. 동네의 호수(戶數)대로 콩에다 호주를 표시하고 짚으로 묶어서 우물에 집어넣었다가 보름날 아침에 꺼낸다. 우물이 없으면 사발이나 종지에 물을 가득 부어 그 속에 콩을 담그는 등 그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이때 콩이 붇고 안 붇는 것으로 그 집안의 수해, 한해, 평년작을 징험한다. 잘 불었으면 그 집 호주의 신수가 좋고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불길하다고 여겼다.

얼음점
정월대보름날 밤에 그릇에 물을 담아 두었다가 얼음이 언 상태를 보고 치는 점이다. 사발에 물을 담아 얼음이 어는 것을 보고 점을 친다고 하여 사발점이라고도 부른다.

그릇에 물을 담아 두고 밤 사이에 얼려서 얼음이 부풀어 오른 상태를 보고 점을 치는데, 그릇에 얼음이 많이 부풀었으면 풍년이고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라고 본다. 이러한 내용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에도 보이는 오랜 관습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비가 내리는 정도를 보고 개인이나 가정의 신수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때 몫에 따라 식구 수대로 물을 떠 놓거나 각 가정별로 떠 놓은 물 그릇 여러 개를 큰집・작은집 또는 농사 접시・고기잡이 접시 등으로 정하여 놓기도 한다. 지역차가 있으나 모두 얼음이 그릇보다 위로 부풀어 오르게 언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은 동일하다.

식구불 켜기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식구 수대로 불을 켜서 불의 크기와 밝기 등으로 그해 길흉을 점치는 것이다.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종지나 접시 같은 그릇에 기름을 담고 목화, 창호지, 실 또는 명주실 같은 것으로 심지를 만들어 불을 붙인다. 식구 수대로 하나씩 만들어 불을 켜는데 불이 타는 모양에 따라 그해 신수를 점친다. 불이 심지에 잘 붙어서 꺼지지 않고 기세 좋게 타올라 깨끗하게 다 타버리면 그해 신수가 좋지만 제대로 타오르지 못하거나 검댕 같은 것이 남아 있으면 불길하다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나타나지만 경기도를 비롯해서 충남・전북・전남 등지에서 가장 폭넓게 전승되고 있다. 한편 경기도 일대에서는 등잔불 대신 잣을 실이나 바늘 같은 것으로 꿰어 불에 태워 봄으로써 신수를 보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