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윤리적 딜레마 사례 - gieob yunlijeog dillema salye

기업 윤리적 딜레마 사례 - gieob yunlijeog dillema salye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필요하듯, 비즈니스에서도 투명성에 기초한 신뢰 구축이 절실하다. 윤리경영마케팅이란 회사 경영 및 기업에 있어 도덕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 정신입니다. 이익이 기업의 목적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이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식을 토대로 경영하는 자세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윤리 경영은, 직원들 또한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도 윤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경영활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기업이 경제적, 법적 책임 수행은 물론 윤리적 책임까지도 기업의 기본적인 의무로 인정하는 경영자세입니다. 세계적으로 윤리경영마케팅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진 계기는 거대기업이었던 엔론 스캔들로 이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엔론(Enron)은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로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2000년에는 포춘지에 의해 미국의 7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속 성장으로 한때는 미국 내 top 5였던 회사가 2001년 말 수백 억 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라는 점과 대규모 부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실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거대 에너지 회사 엔론은 에너지 거래시장에서 편법 선물거래에서 부당한 이익을 챙겼으며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과 결탁해 분식회계를 벌였습니다. 엔론 스캔들은 결국 미국인들의 기업과 정치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어 놓은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로비 스캔들로 떠들썩했던 보잉사도 360억대 프로젝트를 놓치고, 부적절한 로비를 벌였다는 혐의로 이미지가 실추되었으며, 필 콘디트 회장을 사퇴하기도 하였습니다. 비윤리적 경영으로 질타받은 도요타 역시 세계 1위 자동차 회사 입지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할까요? 가장 최근에 있었던 대한항공 땅콩 회항에 관한 뉴스가 기억날 것입니다.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사장의 장녀이자 부사장인 그녀는 단순한 땅콩 서비스에 대한 시비로 250여 명이 탑승한 항공기를 회항시킨 사건입니다. 이 일로 재벌가의 갑질 논란이 야기되었고, 이어 사태 수습을 소극적으로 한 대한항공은 엄청난 질타를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의 이미지 손상은 물론 큰 주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사건은 5년간 이어진 사건입니다. 판매실적 향상을 위해 주문하지도 않은 상품을 대리점에 ‘밀어내기’를 통해 반강제적으로 대금을 결제하게 한 사건인데, 약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대리점의 반강제 할당제가 온 세상에 드러났고 이는 주가 하락은 물론이고 남양의 불매운동으로 까지 이어진 사례입니다. 이러한 케이스들은 언론을 중심으로 경영의 투명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게 했고 어떠한 변화를 이뤄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기업을 위한 선택이었다.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발각 위험이 없다. 조직의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파국에 이른 기업들이 내세우는 전형적 핑계는 이 같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25일 내놓은 '윤리경영 딜레마, 사례와 해법' 보고서를 통해 기업 임직원들이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배경을 분석하고 각 유형에 따른 사례와 대책을 제시했다.

먼저 비윤리적인 행위가 '기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첫번째 유형의 변명은 영국 베어링스 은행이 대표적 사례다. 베어링스 경영자들은 직원의 투기적 선물거래에 대해 안팎의 경고나 각종 위험징후를 외면하면서 조작된 성과에 매달려 "약간의 비윤리적 행위는 덮어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

그 자체로는 결코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이지 않더라도 이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비윤리적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무리한 경영목표도 문제다. 일례로 미국의 콘티넨털 일리노이 은행은 최고경영자가 공격적 대출을 통한 업계 수위 달성을 경영목표로 제시하자 은행 간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건전 대출을 감행하여 결국 파산에 직면했다.

1978년 1억3천만달러 배상판결을 받은 포드자동차 '핀토 사건'은 쉽게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비윤리적 행위를 조장한 경우다. 포드는 핀토 모델이 후면 추돌시 가솔린 누출로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함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편익보다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차량회수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천문학적인 배상을 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기업 임직원들은 비윤리적 행위를 하면서도 회사를 위한 것이므로 회사가 보호해줄 것으로 믿기 쉽지만 이런 인식 역시 회사와 개인을 함께 망치는 독약이 될 수 있다.

대한상의는 또 해외진출 기업이 현지에서 직면하는 대표적인 윤리적 딜레마가 뇌물 문제라고 지적하고 "의심이 들면 받지 말 것"을 충고하면서 뇌물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나름의 판별법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 잠이 잘 오면 선물, 잠이 오지 않으면 뇌물 (수면판별법) △ 언론에 보도됐을 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뇌물 (미디어판별법) △ 현재의 보직을 옮길 경우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면 뇌물 (지위판별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이와 함께 제조물책임법(PL)로 인해 명백히 고객의 부주의나 실수로 야기된 피해까지 기업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제는 제품의 용도는 물론 위험요소나 제품관리 사항까지 기업의 몫으로 간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비윤리적 행위를 합리화하는 변명이 기업 내에 광범위하게 통용되기 시작하는 순간 비윤리적 판단을 시정할 수 있는 기업의 면역체계가 급속히 약화되고 기업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