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에어컨 직거래 - jung-go-eeokeon jiggeolae

이 글은 블로그의 글에 간략하게 언급이 되어있는 글입니다. 하지만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라 이 현장에서의 사건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 고객분의 전화는 이렇게 걸려왔습니다.

고개분: 중고 에어컨을 구입하였는데요. 기기 설치도 가능하신가요??

백가: 네. 당연히 설치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혹시 중고 에어컨을 구매한 곳에서 설치를 안 해주시던가요??

고객분: 아 제가 이건 중고나라에서 다른 일반인에게 구매를 한 것이라 설치는 알아서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벌써 쎄.. 한 감이 뒤통수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백가: 일단 제가 고객분의 댁에 방문하여서 현장을 확인한 후에 견적금액을 알려드려도 될까요??

고객분: 네 그럼 오셔서 일단 봐주세요.

이렇게 전화 통화는 마무리되고 현장 방문을 하였습니다. 현장을 방문하여 보니 기기는 2003년식 오래된 엘지 2in1 제품이더군요...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정속형 제품이었습니다.

일단 기기 설치 시 필요한 설치비와 배관비, 예상 냉매 추가 비용을 말씀드리며 기기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백가: 이 아파트의 경우에는 설치비 20만 원, 배관비 스탠드 5m, 벽걸이 9m, 냉매 비용 3만 원으로 총 43만 원

정도 비용이 청구가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이 기기를 얼마에 구매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고객분: 아니 무슨 설치비가 기기값보다 비싸게 나와요? 중고 에어컨 하나 설치하는데 비용이 원래 이렇게 많이 드나요?? 중고나라에서 기기를 30만 원에 파신다길래 싸다고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무슨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요..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백가: 고객님 설치비는 중고와 새 제품 간의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자재들을 중고로 사용하진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단 기기를 구매하시기 전에 저희에게 미리 전화를 주셨다면 같은 가격에 훨씬 좋은

기기를 설치하거나 10만 원 정도만 더 주셔도 인버터 제품을 구매하실 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네요..

이미 고객분의 기분은 많이 상해버린 상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기는 구매를 했고 그냥 이 기기를 버리자니

30만 원이라는 금액이 그냥 없어지는 것이라 일단 설치를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기기 설치를 마무리하고 난 뒤 냉매압력을 체크하려고 보니 실외기에 들어있는 냉매가 아예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마도 기기를 철거할 때 전문 기사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철거를 한 것처럼 마무리가 되어있더군요. 철거를 한 시기도 꽤나 지나 보였고요.

백가: 고객님 이 기기를 혹시 언제쯤 철거를 했다고 하던가요? 현재 실외기에 냉매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고객분: (판매자와 통화 후) 작년에 이사하면서 철거를 했고 올여름에 설치하려다가 새 기기를 사는 바람에 판매를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럼 냉매 비용이 더 추가가 되나요??

백가: 저희가 설치 후 배관 진공 작업을 해 드리지만, 이렇게 가스가 하나도 없다면 실외기 내부까지 진공 작업과 배관 진공 작업을 또다시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원래는 실외기 진공 작업비용에 냉매 완충 비용으로 7만 원이 부과되는데, 추가 비용 없이 저희가 서비스로 진행해 드리겠습니다. 시간은 1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그 대신 앞으로 혹시 또 중고 에어컨을 알아보시게 되면 꼭 저희 같은 업체를 통해서 알아봐 주세요. 저희도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고객님의 금액적인 손해도 더 많습니다. ㅠㅠ

고객분: 안 그래도 비용이 더 늘어나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는데 감사해요. 다음부터는 꼭 기사님한테 전화해 보고

에어컨은 구매를 해야겠네요.

이렇게 이 고객분의 집에서는 설치를 마무리하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고객분이 사용하신 금액은 이렇게 됩니다.

중고 에어컨 기기값

30만 원

2in1 에어컨 설치비

20만 원

스탠드 배관비

17000*5=85,000원

벽걸이 배관비

13000*9=117,000원

추가 냉매 비용

3만 원

총합

732,000원

아마 여기서 정상적인 냉매 비용을 청구했다면 4만 원이 더 추가되어 8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됩니다.

엄청나게 비싸게 에어컨을 구매하게 되신 거죠..

만약 업체에 문의를 하셨다면 2003년식 정속형 기기는 15만 원가량에 구매를 하셨을 것이고, 추가 냉매에서도

저희가 철거를 하였기 때문에 3만 원도 필요 없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또한 업체에서 구매를 하시게 되면 기본적으로 세척을 해서 판매를 하기 때문에 청결도에 서도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고객분이 어째서 이런 기기를 30만 원에 구매를 하게 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보통 중고나라에 저희 같은 에어컨 업체 사장님들이 올려서 판매하는 금액은 2003년식 정속형 기준으로 50~60만 원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본적인 설치비가 모두 포함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가격이 나오는 것인데

일반 고객분들은 이 가격을 보고 기기값으로 착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다른 일반인들이 판매하는 더 저렴한 기기를 구매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 설치를 완료하면 엄청나게 비싸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기를 구매하실 때에는 그 가격에 설치비가 포함이 되어있는지, 기본 배관은 몇 m 인지, 설치 후 서비스 기간은 얼마 동안 보장해주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꼭 전화를 해서 알아보시고 구매하셔야 이런 불행한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라 글이 길어진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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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고객분에게서 벽걸이 에어컨에서 물방울이 자꾸 떨어진다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혹시 설치상에 문제가 있었나??하고 오늘 저녁에 방문하여보니 벽걸이 에어컨 배수판과 호스가 연결되는 부위에

실금이 살짝 가있더군요. 그 사이로 물이 흘러 기기 아래쪽으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일단 상황을 고객분에서 설명드리고 나서 케이스를 분리 후 물기를 말린 뒤 실리콘으로 처리하여 물이 새지 않도록

수리를 해 드렸습니다. 이 고객분의 상황을 저도 잘 알다 보니 수리비는 아예 받을 생각도 못 하고 다음에는 제발

업체에 문의하신 후 구매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현장을 나서려는데 죄송하다면 식사라도 하라고 5만 원을 주시더군요.. 하하....

(이 5만 원은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로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피로를 싹 풀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