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 2022 - paligihuhyeob-yag 2022

2022년 11월, 사이언스타임즈에서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개최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를 지켜라’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기후 변화 없이는 설명하기 힘든 수많은 이상기온 현상들

올여름 7월, 북반구에서는 수많은 이상 기온 현상이 나타났다. 런던은 기온이 관측된 이래로 처음 40℃를 넘었으며, 파리도 40.1℃를 기록했다. 온난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여러 나라들은 갑작스러운 이상 기온 현상과 불볕더위에 사상 처음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4단계 적색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특히, 평소에 에어컨이 필요 없던 영국의 여름에 이런 불볕더위가 찾아온 것은 기후 변화 없이는 설명되기 힘든 현상이다.

유럽뿐이 아니다. 미국과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며,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진 상태다. 이와 함께 작년 COP26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27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COP27 개최 전에 알아보는 COP26 합의 사항들”, “COP26에서 합의된 사항들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COP27이란?

COP27(Conference of the Party 27)은 기후에 관한 제27차 유엔 연례 회의이다. 올해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이집트의 해안 관광 도시 사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 각국 정상들이 모여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는 조치와 합의들에 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 웹사이트 바로 가기 – “UN Climate Change Conference (UNFCCC COP 27)”)

파리기후협약 2022 - paligihuhyeob-yag 2022

사이먼 스틸(Simon Stiell) 유엔 기후 국장이 11월 6일 COP27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

먼저, COP27에서는 ‘파리 협정’, ‘1.5℃’, ‘IPCC’ 세 가지 용어들을 자주 듣게 될 것이다.

파리 협정은 2015년 열렸던 협정으로, 처음으로 전 세계 국가를 하나로 통합한 회의로 평가받고 있다. 위 회의에서 전 세계 국가 정상들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단일 협정을 맺은 바 있다.

위 협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1.5℃가 있는데, 이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미만으로 유지하기로 협의를 맺었기 때문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을 뜻하는 단체로, 기후 변화에 관한 최신 연구를 검토한다. IPCC의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로 유지하면 기후 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조사를 내놓은 바 있다.

COP27에는 누가 참석할까?

‘당사국’이라고 일컫는 1992년 유엔 기후 협약에 서명한 193개의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할 자격이 있다. 이들을 포함한 총 200개 이상의 정부가 초청되었다.

이번 COP27은 시작 전부터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작년 COP26의 흥행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영국의 전 총리 보리스 존슨이 참석하기로 결정되었으며, 새 총리 리시 수낙(Rishi Sunak)이 불참 선언을 번복하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건설한다는 COP26의 유산을 전하기 위해” 참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평생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왔던 영국의 국왕 찰스 3세가 불참을 선언하며, 전 유럽을 시끄럽게 달군 바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세계적 의제로 만든 그의 헌신과 반대로 그의 행동이 영국 왕실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협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져 왔기에 이는 어느 정도 예정되었던 사안이었다. 대신 찰스 3세는 버킹엄 궁전에서 COP26의 의장 알록 샤르마(Alok Sharma), 수낙 총리등과 함께 COP27 사전 회의 리셉션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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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6 의장 알록 샤르마(오른쪽)가 새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이 이집트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 뒤, 수낙 총리는 본인의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수낙 총리는 11월 7일 COP27에서 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찰스 3세 국왕과 COP27 사전 회의 리셉션에서의 모습 ⓒ Getty Image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러시아 대표단은 여전히 ​​참석한다.

반면, 중국의 시진핑이나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등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은 지도자들의 참석 여부를 전달하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이들 국가의 기후 변화 담당자들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최국 이집트는 국가 정상들의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제쳐놓고,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또한 환경 자선 단체, 지역 사회 단체, 정책연구소(think tank), 기업 및 종교 단체의 수장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집트에서 COP27이 열리는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COP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후 변화가 대륙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 대해서 전 세계가 주의를 기울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유엔의 기후과학자들이 모인 IPCC에 따르면, 아프리카가 기후 변화에 대해서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라고 한다. 예를 들면, 현재 동아프리카에서 2천만 명 이상이 가뭄으로 인한 식량 문제를 겪고 있다. 이것이 아프리카에서 COP27이 열리는 주된 이유이지만, 일부 인권 및 기후 운동가들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가 COP27 이전 인권 운동을 촉구한 바 있으며 인권 기록을 비판한 적이 있기 때문에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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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섯 번째로 아프리카에서 COP가 열린다. ⓒ Reuter

COP27이 중요한 이유는?

석유, 가스 및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 등으로 전 세계가 온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홍수는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한 전 세계에 울리는 경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국가의 1/3이 잠긴 파키스탄…올해 홍수 피해가 유독 큰 이유는?”)

자연은 인간에 비해 너무나도 큰 존재이기에, 기후 변화를 대처함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늦어지게 되면 지구의 자정작용은 힘을 잃고 자칫 비가역적인 자연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IPCC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구 기온이 약 1.1℃ 상승했으며, 1.5℃를 향해 가고 있다고 한다. 1850년대의 기온보다 1.7℃~1.8℃ 상승하게 되면, 세계 인구 절반의 생명을 위협하는 더위와 습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2015년 194개 국가들이 파리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할 것을 약속하는 파리 협정에 서명하며 전 세계가 한마음을 모은 바 있다.

COP27에서는 어떤 내용이 다뤄질까?

COP27에서는 주로 세 가지 큰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배출량 감소’에 대한 문제, 국가가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자금 확보’에 관한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또한, 세 가지 큰 주제들과 함께 COP26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이나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에 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금인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  시중의 여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 탄소 배출량에 따른 가격 책정이나 석탄 사용을 줄이기 위한 강구책 등을 통한 ‘글로벌 탄소 시장 구축’, 그리고  ‘성별, 농업 및 생물 다양성을 포함한 문제’에 대한 주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2009년에 여러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이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연간 1,000억 달러(한화로 약 150조)를 2020년까지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지만 코로나 위기 등으로 인해서 이를 2023년으로 옮긴 바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위 자금과는 별도로 현재 직면하고 있는 영향인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어 큰 대립이 예상된다. 예를 들면, 중국의 기후변화 부문 대사 Xie Zhenhua는 이번 회의가 개발도상국인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것처럼 중국 등으로 대표되는 개발도상국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수십 년 동안 보상금을 계속 지불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반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반발 이후, 이러한 토의는 그간의 기후 회담에서 제외되었었지만, 유럽 연합을 필두로 이러한 주제가 COP27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 바 있다. 이에 개발도상국들은 다시 최소한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이 주요 의제 항목이 되길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들은 지불받을 수 있는 날짜에 대한 확답을 확실하게 얻고자 한다.

또한, 미국, 유럽 대부분 국가,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등으로 대표되는 선진국의 정상들은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와 같은 대규모의 개발도상국에서 화석 연료인 석탄의 사용 지양에 관한 의제를 다루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작년 COP26에서 다루었던 산림, 메탄에 관한 주제들도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