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 디즈니 플러스 - peulei dijeuni peulleoseu

디즈니+에서 지난 5일 공개된 ‘프레이’(Prey)는 1987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레데터’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프레데터'는 1980년대 남미의 정글을 배경으로 미군(코만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 약탈자와 죽음의 전투를 펼쳤다.  이 'B급 영화'는 ‘외계침입자’의 독특한  형상과 공격방식,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이 꽤나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프레데타2’, ‘프레데터즈’, ‘더 프레데터’ 등이 30여 년간 이어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라는 변종 스핀오프 작품도 나왔고 말이다. ‘프레이’ IP를 가지고 있는 20세기폭스가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프레데터’는 디즈니의 손에서 지구인 사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프레이’는 ‘사냥감’라는 뜻이다. 

프레이 디즈니 플러스 - peulei dijeuni peulleoseu
디즈니+ '프레이'

댄 트라첸버그(Dan Trachtenberg) 감독의 ‘프레이’는 그동안 ‘프레데터’ 시리즈를 책임진 근육질의 마초맨들이 나오지 않는다. 디즈니는 영리하게도 ‘프레데터’의 기원, 즉, 그 외계 괴물이 언제 처음 지구로 왔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그 이전에 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은 1719년의 코만치 인디언이 돌아다니던 대자연의 평원에 불시착한, 혹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착륙한 그들을 다룬다. 주인공은 ‘백인’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아메리칸 원주민이다. 이제 특별한 ‘프레데터’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 코만치족 소녀 나루(앰버 미드선더)는 오빠 타베(다코타 비버스)처럼 전사가 되고 싶지만 부족에서 그에게 바라는 임무는 아마도 힐러, 치료사인 모양이다. 사냥과 추적은 남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무리 속에서 나루는 언젠가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누구보다도 강인하고, 관찰력이 뛰어난 나루는 그들의 땅에 새로운 위협체가 나타났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 나루는 직감적으로 사냥의 원리를 터득한다. 미끼를 나무에 걸어두고 짐승을 사냥하는 법도, 손도끼에 줄을 묶어서 무기로 사냥하는 법도.

‘프레데터’의 외형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하다. 마스크가 벗겨졌을 때 보이는 끔찍한 곤충 같은 모습도 유사하다. 아마도 오랜 진화의 결과, 그와 같이 우주 그 어디를 가든 최강의 공격력과 최고의 은신술을 지닌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사냥꾼이며, 사냥 후 해골을 수습하는 전리품 수집가이다. 아마도 처음 지구에 온 그들은 용의주도하게 인간의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습격과 사냥, 도주의 형태를 분석한다. 늑대도, 곰도, 인간도 그들에겐 간단한 사냥의 대상이 될 뿐이다.

‘디즈니+’에서 볼 수 있는 ‘프레이’는 ‘디즈니’ 브랜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다. ‘프레데터’는 사냥감을 잔인하게 공격하게, 획득한 사냥감은 잔혹하게 분해하며, 잔해를 수집한다. 피가 넘치고, 내장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 ‘레버넌트’의 곰이 인간에게 한 행동은 약과인 셈이다.

‘인간’, 아메리칸 원주민 나루는 이런 프레데터를 상대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피가 나면 죽일 수 있다”는 명제는 이번 편에서도 통한다. 은신술의 대가인 프레데터도 녹색의 피를 흘리는 생명체이니 말이다.

이번 ‘프레이’는 여태 나온 ‘프레레터’ 시리즈보다 흥미로운 면이 있다. 18세기 아메리칸 평원을 다루면서 여성전사를 내세운 정치적 함의는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서부영화에서 다뤄왔던 당시의 ‘모피사냥꾼’에 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시기상으로는 프랑스인들이 큰 강을 따라 비버 사냥을 하던 시기이다. 그들도 충분히 잔인하지만, 더 잔인한 프레데타에게 당하는 것이다.

‘프레이’ 마지막에 한 프랑스인들이 나루에게 전해주는 권총(부싯돌 피스톨)은 흥미롭다. 그 총에는 ‘라파엘 아돌리니 1715’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다. 대니 글로버가 주연을 맡았던 ‘프레데터2’ 마지막 장면에서 ‘프레데터’에게서 건네받은 총이다. 재미있는 연결고리를 남긴 셈이다. 그렇다고 이게 무슨 ‘외계+인’급 신검은 아니다. 

‘프레이’는 영어와 불어가 나오고, 인디언 말도 들려온다. 코만치어란다. 디즈니(훌루)는 코만치어 버전도 함께 촬영했단다. 후시녹음으로 완성해서 선택언어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디즈니플러스에는 ‘코만치어’가 없다. 사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나루와 타베 역을 맡은 배우들이 멀리나마 인디언 피가 흐른다. 프로듀서 제인 마이어스(Jhane Myers)도 네이티브이다. 그 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 오랫동안 미국 서부극을 지배했던 ‘착한 백인들에 의한 인디언 제거’ 방식이 ‘수정주의 서부극’을 지나, 이제 외계 침입자에 맞서는 인디언의 이야기까지 진화한 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세계 곳곳의 문화권과 마찰을 빚으며 개선되는 것처럼, 이제는 스트리밍의 영역에서도 그런 모습을 엿보게 되는 셈이다.

‘프레이’는 아놀드 슈왈츠네거급 액션이나 에일리언 급 스펙터클은 없지만 충분히 대자연의 웅장함과 어두운 숲에서의 추격전만으로도 보는 묘미를 준다. 게다가 그 모든 ‘우주전쟁’의 주인공은 18세 인디언 소녀라는 것이다. 대단한 성장기이다. 참, 사운드가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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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의 첨단 무기들로 무장한 외계인 프레데터와 미국이 건국되기도 전인 1719년에 사냥과 채집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이 대결하면 누가 살아 남을까? 이런 호기심과 상상력에서 출발한 같은 영화 프레이Prey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됐다. 어떤 장면과 상황이 펼쳐질 강한 호기심이 드는 서사였긴하지만 전작격인 프레데터 시리즈를 편도 보지 못한 내게는 반드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정도로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다. 

 

프레이 디즈니 플러스 - peulei dijeuni peulleoseu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 메인 화면에 내걸린 여주인공 나루의 강렬한 포스터는 전작을 봤는지 봤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프레이] 대한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다행이 영화는 전작을 보거나 세계관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전작의 팬들이라면 프레데터가 사용하는 무기나 전투 방법을 보며 전작들의 향수를 느낄 있었겠지만, 그런 감정 없이도 프레이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문명화 되지 않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사냥과 추적의 과정을 그리고 있기에 대사도 많지 않고, 인물의 관계가 얽혀 있거나 사건이 얽히고 섥힌 부분도 없이 단순하다. 하지만 영화의 서사가 단순한 것과 대조적으로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은 촘촘하고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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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의 적응 과정도 필요없이 저돌적으로 야생을 돌파하는 포식자의 정점에 있는 듯한 프레데터와 이제 야생으로 발을 내딛은 주인공 나루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이야기는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도 흥미로운 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영리하지만 노련하지 않은 나루의 사냥꾼으로서의 모습과 거대하고 사나운 곰과 싸워도 이기는 프레데터의 강력한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둘이 마주치면 나루가 순식간에 끔찍한 최후를 맞이할 같은 불안감이 형성된다. 

 

 하지만 영화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아무리 나루가 영리한 성장형 사냥꾼이라고 해도, 실전 경험이 거의 없던 그녀가 인디언 사냥꾼이나 총을 프랑스인들의 무리는 학살할 정도로 강력한 프레데터를 다른 부상없이 이겼다는 점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처럼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이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후속편이 나온다면 기꺼이 극장에서라도 같은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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