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사람 특징 - seukoteullaendeu salam teugjing

 여러분, 스코틀랜드를 아시나요? 영국 아니냐구요? 이런,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그 말을 들었다간 혼쭐 날지도 몰라요! 같은 영국 땅에 있으면서도 아주 다른 나라, 스코틀랜드. <건대신문 FM 1부>에서는 스코틀랜드의 University of Edinburgh에 교환학생으로 재학 중인 서윤석(철학ㆍ10학번) 학우님을 모셔보겠습니다! 지금부터 그가 들려주는 스코틀랜드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여 주세요!

세계의 끝, 스코틀랜드!
저는 이곳 친구들과 함께 스코틀랜드를 응원하기 위해‘World’s end' 로 가는 중이에요. 오늘 축구 잉글랜드 대항전이 열리거든요! 아, 그런데 ‘World's end’가 뭐냐구요? 이 근처에 있는 술집 이름이에요. 스코틀랜드가 바로 World's end, 즉 세계의 끝이거든요!

어리둥절하신 분들을 위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스코틀랜드가 ‘세계의 끝’이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고대 로마제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고대 로마인들은 스코틀랜드를 끝끝내 정복하지 못했다고 해요. 오만했던 로마인들은 이곳의 원주민들을 야만인으로 단정짓고 아예 성벽을 쌓아 자신들과 단절시켜 버렸어요. 유럽인들에게 스코틀랜드는 ‘문명세계의 끝’이었던 셈이죠.

이런 편견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아직도 스코틀랜드라고 하면 술을 좋아하는 전투적이고 거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해요. 사실 오늘날에는 정말 시골이 아닌 이상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 스코틀랜드 친구들은 오히려 그런 편견을 자랑스러워하더라구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털털한 성격 탓인지 우리나라와는 다른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요. 펍에 가서 낯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요.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 욕이 섞인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답니다. 그렇게 어울리다보면 어느새 친해져서 펍 주인에게 쫓겨날 때쯤에야 헤어지곤 하지요. 스코틀랜드는 낯선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것 같아요.

하기스, 한 번 먹어봐!
영국의 음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빵, 햄, 치즈 등이 어우러진 유럽의 가정식과 같아요. 물론 영국하면 떠오르는 음식엔 피쉬 앤 칩스도 빼놓을 수 없죠!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와서 먹는 피쉬 앤 칩스의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이한 음식 몇 가지 소개할게요.

‘하기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하기스는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스코틀랜드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양 내장에 다진 고기를 넣고 쪄서 만드는데, 순대와 비슷하지만 더 진한 맛이 난답니다. 향이 강해서 유럽 사람들은 먹을 때 곤욕스러워 한다고 해요. 여기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하기스를 먹이고그 반응을 보며 즐거워 해요.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김치를 먹이고 즐거워 하는 것처럼요!

또 스코틀랜드 하면 역시 튀김이 유명하지요? 이곳에는 튀김 요리가 정말 많아요. 그 중 ‘블랙푸딩’이라는 음식이 있어요. 블랙푸딩은 간단하게 말해 한국의 선지를 굳혀서 가볍게 튀긴 음식이랍니다. 으, 상상이 잘 안가죠?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튀김 음식이 있는데, 바로 ‘딥프라이드 마스바’라는 음식입니다. 딥 프라이드 마스바는 스코틀랜드의 발명품으로 매우 유명한데요. 스니커즈 초콜릿 바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긴 음식이랍니다. 초콜릿을 튀기다니, 특이한 발상이죠? 안의 초콜릿은 물처럼 녹아 있고 겉은 바삭바삭해서 독특한 식감을 자랑해요.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다만 바 1개에 1000칼로리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과식은 금물이겠죠?

스코틀랜드 사람 특징 - seukoteullaendeu salam teugjing

학교 안에 클럽이 있다구?
여러분,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라실지도 몰라요. 제가 스코틀랜드에 와서 가장 많이 놀랐던 것은 바로 ‘학교’랍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에딘버러 대학 안에 바와 클럽이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뿐만 아니라, 이곳 학생회관 식당의 가격은 우리나라 대학 학생 식당 가격과 달리 매우 비싸요. 기본 만원이 넘는 가격이랍니다. 학교 내의 술집에서 파는 맥주도 한잔에 8000원 정도 하고요.

‘아니, 뭐가 이렇게 비싸?’ 싶지만, 다 그런 이유가 있어요. 여기 에딘버러 대학의 학생회관과 학교 내 편의시설은 모두 대학의 ‘수익사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밴드 공연 등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도 대부분 유료입니다. 기숙사비도 매우 비싸구요. 왜 그렇게 하냐고요? 이곳에서는 정부가 대학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국민의 대학교육을 책임지고 있어요. 그래서 대학교는 다른 편의 시설을 운영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학비를 지원해주지 않는 대신 생활과 관련된 편의 시설에서 배려해 주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죠?

비슷한 이유로 이곳 동아리들은 대학교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해요. 대학교는 그냥 동아리 신청서를 승인만 해 줄 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답니다. 또 외부 학교 학생들이나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어요. 이런 점도 참 재미있는 문화 차이인 것 같아요!

스코틀랜드 사람 특징 - seukoteullaendeu salam teugjing

스코틀랜드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털털하고 거친 이미지가 이렇게 매력적일줄은 몰랐네요! 낯선 사람과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모습이 참 부러운데요. 자유로운 느낌의 나라, 스코틀랜드! ‘딥 프라이드 마스바’도 꼭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서윤석 학우님, 스코틀랜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지난 번 댓글을 보니, 블로그는 품절녀인데 글쓴이는 왜 품절남이라고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남편인 제가 가끔 "품절남" 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포스팅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영국인 (잉글리시)과는 조금 다른 "스코틀랜드인(스코티쉬)"에 대해서 글을 써 보려 합니다.

갑작스런 소나기가 온 뒤, 활짝 핀 에딘버러표 무지개

지난 주에 저의 일본인 친구(女)의 석사 졸업식이 있어서 잠깐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친구의 석사 논문 작성에 제가 조금 도움을 주기도 해서 잠깐 시간을 내어 졸업식 직전에 얼굴을 잠깐 볼 기회가 있었지요. 그런데 그 친구의 졸업식 행사에 같이 참석할 사람이 바로 "그녀의 스코틀랜드 친구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으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 친딸도 아닌 아들 부부의 일본인 친구, 그것도 졸업식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이유를 듣고 보니 상당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국" 이라는 용어는 원래 "Enland"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이라는 국가의 공식명칭은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입니다. 우리 말로는 大브리튼 및 북 아일랜드 연합 왕국정도가 될 듯 합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그리고 북 아일랜드" 라는 각기 다른 연방정부가 중앙정부를 통합한 연합국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줄여서 "United Kingdom (UK)" 혹은 "Great Britain (GB)" 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England의 한자식 표기인 영국을 공식국가 명칭으로 표기해 왔기 때문에, 영국이라고 굳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영국인을 영어로 하면 English가 아니라 "British" 가 됩니다.

스코틀랜드 사람 특징 - seukoteullaendeu salam teugjing

조금 지루해 보일 수 있는 이 말을 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非잉글랜드인인 영국인에게 무심코 "Are you English?"라고 묻는다면 실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스코틀랜드인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까딱하다가는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ㅎㅎ 그들은 항상"I'm British, but I'm not English, I'm Scottish"라고 이야기 하지요.

제가 영국에 오래 살면서 많은 영국인들을 만나왔는데 대부분 잉글랜드인이었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영국인들의 이미지, 예를 들어 남의 프라이버시를 매우 존중하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 수줍음을 타는 것은 보통 잉글랜드인들을 잘 묘사한 말들이지요.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요. 일본인들과 꽤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코틀랜드인은 잉글랜드인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들은 좋게 말하면 사교성이 좋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기도 하지요. 사실 이번에 졸업한 제 일본인 친구는 석사 과정 중 개인 신상에 힘든 일이 있었지요. 구체적으로 적기는 어렵지만 잉글랜드인과 조금 안 좋은 일에 연루되어 석사과정 내내 정신과 육체 건강 모두 무척 쇠약해졌었지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스코틀랜드인과 온라인 채팅을 하게 되었는데, 그 스코틀랜드인은 학기를 마쳤으면 그 곳, 즉 잉글랜드에 머물지 말고 자신의 집에 머물러 논문을 쓰라고 했답니다. 한 번도 직접 만나지도 못했던 이 스코틀랜드인 부부는 자신의 집 방 하나를 무료로 내주어 거의 1년 동안 그곳에 머물도록 해 주었다고 해요.


그 부부는 이 일본 친구를 자신의 부모에게도 소개시켜 주었는데, 일본인 친구의 딱한 사정을 들은 이 노부부는 이 일본인을 거의 친딸처럼 보살펴준 것은 물론이고, 친부모 대신에 졸업식까지 참석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깜짝 놀란 것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노부부는 일본인 친구의 졸업식을 위해 모든 교통비와 식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대신 지불해 주었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 일본인 친구가 곧 일본으로 귀국을 하는데, 귀국 비행기 티켓까지 사주었다는 점이지요.

요약해 보자면, 한 스코틀랜드 남자가 채팅으로 알게 된 일본인 여자의 처지를 듣고 불쌍하게 여겨서 자신의 아내와 상의해서 거의 1년 동안 자신의 집에 조건 없이 머무르도록 했고요, 자신의 부모에게도 소개시켜주기까지 해서 거의 자신의 한가족의 일원으로서 지낼 수 있도록 정신적인 성원은 물론 경제적인 지원까지 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일본인 친구는 지난 1년간 스코틀랜드인들을 만나 본 경험을 털어놓는데...

스코틀랜드인들은 잉글랜드인들과 너무 다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말을 걸고, 말을 들어주며, 또 언제 봤다고 자신의 속 이야기까지 다 해버린다. 무슨 일만 있으면 도와주려고 애쓰기도 하는데, 참 신기하더라. 한 두명만 그러면 그러려니 할텐데, 자신이 만나봤던 대부분의 스코틀랜드인들은 잉글랜드인들과 너무 달라서 참 신기했다. (우리랑 참 비슷하지 않나요? ^^)

모든 스코틀랜드인들이 다 이렇게 친절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저도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어 봐도 스코틀랜드인은 잉글랜드인에 비해 말을 조금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켈트족의 후손인 이들은 앵글로 색슨족의 후예인 잉글랜드인들에 비해, 보다 직설적이고, 돌려서 말하는 것도 싫어하며, 덜 가식적인 것 같습니다. 술도 더 잘 마시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잉글랜드인들에 비해 고집은 좀 세서 융통성은 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국인의 정서에는 스코틀랜드인이 조금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제 일본인 친구는 지난 영국에서의 2년간최악의 영국인과 최고의 영국인을 각각 경험한 듯 합니다. 그녀에게는 아주 우연히 최악의 영국인이 잉글랜드인이었고, 최고가 스코틀랜드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작년말까지만 해도 영국 욕을 그렇게 하던 친구가 이제는 즐겁고 밝은 얼굴로 영국을 떠나게 되는 것 같아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더군요. 국적을 떠나 좋은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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