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기능시험 합격률 - unjeonmyeonheo gineungsiheom habgyeoglyul

[아시아에이=이조은 기자] "2, 3, ?"

위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기자의 운전면허 도전기다. 첫 번째 ‘2’는 필기시험 두 번. 두 번째 ‘3’은 기능시험 3번. 마지막 물음표는 도로주행 성공 여부다.

요즘 운전면허 취득이 다소 어려워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시험장 기준으로 기능시험 합격률은 32.3%에 불과하다. 3명 중 1명 정도가 겨우 붙는다는 얘기다. 기자도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도전에 ‘기능 시험’을 합격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일반 운전면허 학원이 아닌 ‘스크린’ 운전면허 학원을 다녔더니, 실제 시험장에 가서 차를 몰아볼 때 너무 떨렸다. 아무래도 실제 차와는 다른 점들이 있어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천신만고 끝에 ‘기능 시험’은 합격했는데, 마지막 관문인 ‘도로 주행’이 남았다. 이날 오전 세 번째 도로주행 시험을 봤는데, 과연 합격을 했을까? 결과는 뒤에 나온다.

◇20대 후반,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하다=보통 수능 끝나고 많이들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한다. 시간이 제일 많을 때이기도 하고, 일종의 성인이 되는 관문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해도 차가 없으면 장롱면허 신세가 된다는 말에, 나중에 차가 생길 때쯤에 면허를 따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대학에 다닐 때도 바쁘다는 핑계로 나중으로 미뤘었는데, 작년에 어머니가 차를 바꾸면 기존 차를 줄 수도 있다고 하시길래 덥석 미끼를 물어 버렸다.

그리고 고생의 길이 열렸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학생 때는 방학 때 여유롭게 연습을 할 수 있고, 학원비도 부모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생각보다 운전면허 학원비가 만만치 않다.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 이상도 나온다. 시험비는 별도인데, 모든 절차를 한 번에 합격하지 않는다면 10~20만원 정도, 혹은 그 이상도 들 수 있다.

시험 유형은 △1종 수동 △2종 보통 등이 있다. 기자는 2종 보통 시험을 준비했다. 운전면허 시험 절차는 이렇다. 첫 번째 ‘교통안전교육’, 두 번째 ‘학과(필기)시험’, 세 번째 ‘기능시험’, 그리고 마지막 ‘도로주행시험’이 있다.

서울에는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서부 △강서 △강남 △도봉 네 곳에 시험장이 있다. 사설 운전면허 학원보다는 시험비가 절반 정도 싸다.

그나마 스크린 운전면허 학원이 싸고 가까워서 등록했지만, 여러 가지 고충이 많았다. 무엇보다 학원에서 시험을 볼 수 없으니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하는 시험장에서 시험을 봐야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주말이나 공휴일에 시험을 볼 수 없었다.

주중 오전 9~오후 6시 사이에 직장인에게 피같은 반차 혹은 월차를 써가며 쉬지도 못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괜히 기자처럼 직장인 돼서 고생하면서 운전면허 따지 않기를 바란다.

◇‘스크린’으로 운전을 배운다고?=학과(필기)시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볍게 독학으로 합격했다. 유형별 문제, 자주 틀리는 오답 유형, 모의고사 등을 풀어볼 수 있다. 합격 기준인 60점만 넘으면 돼서 하루 전에 벼락치기 해도 괜찮았다.

다만 필기시험 보고 1년 안에 기능시험에 합격해야 되는데, 떨어져서 학과시험부터 다시 봐야 했다.

스크린 운전면허 학원은 장단점이 있다. 보통 운전면허 학원들이 시외에 있는데, 스크린 학원은 부지가 넓지 않아도 되니 시내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커리큘럼도 상당히 체계적이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고, 실제 차가 아니다 보니 사고가 날 염려는 없다.

또 어려운 코스를 반복해서 연습해 볼 수 있다. 특히 기능시험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다고 하는 ‘직각 주차 구간’ 같은 경우 무한대로 ‘다시 하기’를 누르며 연습해 볼 수 있었다. 그 덕에 오히려 기능시험에서 직각 주차는 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크린과 실제 차는 꽤 차이가 있었다. 제아무리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엑셀이나 브레이크 감도가 연습했던 느낌과 달라서 실제 시험장에서 자꾸 급정거를 하게 됐다. 핸들도 시험장 차가 똥차인 건지 스크린으로 연습했던 것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매우 뻣뻣했다. 무엇보다 실제 차를 모니까 사고가 날까봐 너무 무서워서 긴장을 많이 하게 됐다.

실제로 사고도 났다. 도로주행 두 번째 시험이었다. 시험장 나오면서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서 핸들을 빨리 원위치로 되감아야 하는데 뻣뻣해서 ‘어어~’ 하다가 그대로 인도 쪽 연석에 박은 것이다. 타이어에 구멍이 났고, 자기부담금 5만원을 내야 했다. 정말 눈물 났다.

세 번째 도로주행 시험은 정말 붙을 줄 알았다. 스크린으로 연습하면 합격 기준인 70점은 항상 가볍게 넘는 것이다. 마지막 연습 때는 100점도 나왔다. 그런데 시험 날 아침 비가 왔다. 상당히 많이 왔다. 다행히 사고는 안 났지만, 급정거·핸들 조작 미숙 등으로 또 떨어졌다.

당초 계획은 오늘 오전에 세 번째 도로주행 시험을 보고 ‘MZ 세대가 간다’ 합격 후기를 쓰는 거였는데,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주말에 어머니 차로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기자가 공간 감각 능력이나 기계 조작 능력이 부족한 것일 수 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나, ‘비용 절감’이냐 ‘효율성’이냐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 모든 MZ세대에게 외치고 싶다.

수능 끝나고 무조건 면허시험부터 준비해라. 한두 살 나이가 들어서 면허를 따려고 하니 시간 내기가 너무 어렵다. 대학생이나, 마지노선으로 취업 준비하는 백수일 때 면허 따두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