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고등학교 시절을 프로 복서와 트럭 운전수로 보낸 소년이 있다. 1941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가족들과 떨어져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소년은 학생 시절 돈을 짭짤하게 벌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을 이것저것 해보던 중 우연히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건물들에 감명을 받고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대학 갈 돈도 없고 학력도 부족했던 탓에 고등학교만 졸업한 채 오로지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고 공사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갔고 차츰 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50대에 들어서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까지 거머쥔다.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인 삶을 산 이 건축가의 이름은 바로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권투는 홀로서기예요. 건축도 마찬가지라 도와주는 사람이 없죠. 혼자서 싸워야 한다는 게 큰 교훈이 되었어요.

- 안도 타다오

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ando tadao

안도 타타오는 투박한 건축 재료로 여겨지는 콘크리트를 활용해 예술품처럼 감정을 자극하는 건축물을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경건하고 고요한 젠(Zen) 정신이 깃든 그의 건축물은 주변 자연과 채광을 절묘하게 끌어들인다. 여기에 감정과 체험을 극대화하는 동선을 배치하는 것이 특징. 안도 타다오가 만든 건물에 들어서면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나오시마에 건축한 현대미술관 겸 리조트 '베네세 하우스' ⓒando tadao

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오사카에 지은 '빛의 교회'. 내부 십자형 창으로 경건한 느낌을 극대화한다. ⓒando tadao

올해 77세를 맞이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일생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안도 타다오>가 4월 26일 개봉한다. 미즈로 시게노리 감독이 1년 동안 안도 타다오를 따라다니며 그의 일상과 일, 작품들에 대한 회고를 담았다. 이 영화의 본래 제목은 ‘사무라이 건축가, 안도 타다오’. 꽤 함축적이고 재치있는 별명인데 그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은 수십 명이지만 그 중에서도 안도 타다오는 대다수의 스타 건축가와 달리 어떤 정식 건축 교육도 받지 않고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외진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는 점에서, 또한 칼로 벤 것처럼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건축 미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무라이와 닮아있다.

영화는 안도 타다오가 공원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맨손체조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늙어서 체력이 떨어지면 싸울 마음도 떨어지기에” 창조적인 근육을 기르듯 몸의 근육을 기른다는 것이다. 노년의 나이지만 정정한 모습을 자랑하는 그가 오사카에 있는 본인의 건축사무소에 출근해 직원들이 가져온 설계물을 깐깐하게 검토하는 장면을 지나 과거 만들었던 건축물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스미요시 연립 주택’, ‘빛의 교회’ 등 대표적인 작품부터 이탈리아 작은 도시 트레비소에 지은 작은 건물들까지 설계 및 시공 과정을 돌아보는 데 그 과정에서 안도 타다오의 거칠고 때로 괴짜 같은 언행들이 웃음을, 때로는 그 고집스러운 면모가 감탄을 자아낸다.

안도타다오의 아침과 일상 (사진=영화 스틸컷)

(사진=영화 스틸컷)

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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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보 공원 근처에 건축했던 집 ⓒando tadao(왼쪽), 영화스틸컷

나아가 안도 타다오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이키가이’ 정신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가령 공사장의 콘크리트 감독은"철근이나 목공을 세우고 우리가 (콘크리트를 바르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작업을 맡고 있으니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노가다'로 치부되는 일 아니던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안도 타다오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부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2019년 올해로 7번째 프리츠커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저력이 단지 건축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일까. (참고로 우리나라는 한번도 프리츠커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무표정한 콘크리트에 빛과 그림자를 넣어 드라마를 만든 건축가, 안도 타다오. 건축가이자 생활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안도 타다오>는 2016년 일본에서 처음 개봉해 3년 만에 국내에서 정식 상영한다. 일찌감치 예상되는 아쉬운 점은 독립 다큐멘터리 특성 상 이 영화를 개봉하는 곳이 얼마 없을 것이라는 것. 동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유명한 미니멀리스트 건축가이자 그야말로 맨손으로 시작해 근성과 집념으로 꿈을 이룬 개인을 만날 수 있는 이 멋진 영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를.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어느정도 길은 열립니다.

- 안도 타다오

글 | 디자인프레스 유제이 기자()

안도 다다오 복싱 - ando dadao bogsing

상해에 건축한 폴리 그랜드 시어터. 사각형의 건물에 원통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 독특한 파사드를 자랑한다. ⓒando ta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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