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 글리슨 블랙미러 - doneol geulliseun beullaegmileo

간만에 블랙미러를 봤습니다. 오랜만에 영드뽕을 맞아서 그런가 엄청 몰입해서 봤네요......0ㅁ0 너무 임팩트가 커서, 뭘 좀 써 놓고 숨을 고른 다음 정주행을 이어갈까 합니다.ㅎㅎㅎ

블랙미러는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스타급 배우가 등장합니다. 4시즌 에피소드 1인가에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나왔고, 저는 시즌2-1을 봤는데 여기서도 역시 낯익은 얼굴이 나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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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아저씨!!! 도널 글리슨(Domhnall Gleeson), 또는 돔놀 글리슨이라고도 하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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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제게는 영원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빌 오빠이지요...ㅠㅠㅋㅋㅋㅋㅋㅋ 위즐리 가문의 장남인 빌 위즐리 역할로 나옵니다. 빌 위즐리가 원작 소설에서 되게 잘생긴 엄친아 캐릭터로 나와서인지, 저는 혼혈왕자엔가 영화에 처음 등장할 즈음부터 이 배우만 유심히 보게 되더만요..........ㅋ 늑대인간한테 얼굴 다쳤을 때 몰리 아줌마마냥 속상해하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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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블랙미러 에피소드 속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어바웃 타임' 남주 쪽에 좀 더 가까워요. 조금 소심하고 빈틈투성이지만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하고... 그래서 가끔은 짠내나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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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것보다, 이 배우는 어쩜 저렇게 위즐리 가문의 장남 역할을 맡았다는 게 너무나도 수긍이 되는 비주얼입니까.ㅋㅋ 빨간 머리에 피부는 어찌나 쿨톤에다 하얀지ㅋㅋㅋ근데 주근깨는 없다?!, 21호 파운데이션을 이 아저씨는 쉐딩용으로 써야겠다 싶네요. 속눈썹 색깔까지 밝아요. 영락없는 아이리쉬..........!! 검색해보니 역시나 아일랜드 태생이네요. 유전자 검사해보면 100%순수 아이리쉬 혈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실제로 이렇다고;)

근데 짠내나는 이미지에 걸맞게 이 에피소드에서도 조기사망하고 맙니다.......ㅜㅜ (어쩐지 이런 역이 어울린다...) 그것도 남주와 여주는 무척이나 사이가 좋은 부부였는데 말이에요.ㅠㅠ 그래서 대부분의 극은 여주가 주로 이끌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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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캐리중인 여주. 이 여주는 정말, 정~~~말 연기를 잘해요. 남편을 잃어 본 것도 아닐 텐데 우는 씬에서는 어떻게 연기인데 저렇게까지 울지 싶어요. 펑펑 우는 연기, 눈물만 방울방울 떨어지는 연기, 울고 나서 벌개진 눈 연기까지 다 잘해요. 저러고 나면 탈진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눈물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눈에 익은 얼굴이기에 누구지 하고 생각해 봤더니

퍼스트 어벤저의 페기 카터 역으로 나왔던 헤일리 엣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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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말도 안 돼 카리스마 뿜뿜 나의 페기 카터 언니라니?!

이런 멜로 내면복잡 연기도 잘 할 줄은 몰랐네요. 그것도 이토록 끝내주게.

뭐 근데 캐릭터가 사연은 좀 비슷하기도 하네요. 페기 카터는 캡틴 아메리카랑 70년 동안 생이별했으니...(어벤저스 통틀어 제일 짠내나는 커플 아니겠습니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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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두 사람이 케미가 끝내줘서 극에 몰입도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돔놀 글리슨 배우는 어딘지 여배우를 더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어바웃 타임'에서도 레이첼 맥아담스의 사랑스러움은, 이 아저씨가 눈에서 꿀을 뚝뚝 떨어뜨리며 옆에서 쳐다보고 있었기에 배가되었던 것 같거든요. 이 에피소드에서도 마찬가지에요. 페기 카터 언니의 매력을 더 살려줘요.ㅋ 뭐랄까 커플이 둘 다 고소영 장동건 류의 극강 뚜렷 미남미녀라면 좀 부담스럽겠지만, 이렇게 한쪽이 이웃집 아저씨같이 친근한 느낌이라면(물론 영원한 우리의 빌 오빠이긴 하지만.. 워낙 배우들 중에 미남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여주의 매력이 더 빛나게 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이 아저씨 아이리쉬여서 허여멀건한 색조 때문에 있는 듯 없는 듯 안개꽃 효과(?) 쩔음..ㅋㅋ

아무튼 급작스럽게 남편을 잃고 잊지 못해 괴로워하던 아내는, 여차여차 끝에 남편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리얼돌(?)을 구입하게 됩니다. 블랙미러 세계관이 기술이 무지무지 발달한 디스토피아이니만큼, 외모는 기본이고 그 사람이 생전에 쓴 온라인 글이나 영상을 분석해서(!) 행동과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는 리얼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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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돔놀 글리슨 배우는 로봇 연기도 기막히게 하더군요. 페기 카터 언니가 격정적 슬픔을 기막히게 연기했다면, 빌 오빠는 약간 정적이고 건조한 로봇 연기를 기막히게 보여줬습니다. 그니까 이 로봇이, 정말 소름끼치게 실제 인물과 닮고 똑같이 행동하는 로봇이거든요. 그런데 아주 미~~~묘하게 풍기는 위화감을 연기해냅니다. 초반의 인간으로 나올 때랑, 나중에 리얼돌 역할로 나올 때랑, 2%정도 다른데 그 2%를 연기로 표현하더란 말입니다. 블랙 미러에서는 모든 배우가 '연기구멍이 없다' 정도가 아니라, '진짜 저 사람 원래 저런 사람 아니야?' 싶을 만큼의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서양 배우들은 정말 연기의 신인 것 같아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익숙한 문화여서 그런가........ 유전적으로 공연예술 끼가 동양계보다 많아서 그런가...... 어쩌면 저렇게 인간이 연기를 잘 할 수가 있지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리얼돌 로봇을 처치하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여주의 내적갈등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에요. 영화 A.I.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결말은 직접 확인하시길.ㅋ

아무튼, 짠내와 찌찌통을 동반하지만... 그래도 블랙미러 중에서 그나마 덜 냉소적이고 멜로드라마틱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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