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령 도시 - jung-gug yulyeong dosi

본 연구의 목적은 주택개발 후 팔리지 않고 밤에도 인적이 드믄 중국의 유령도시의 특성을 경제지표와 부동산지표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였다. 부동산이 중국 가계와 정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특성 파악은 중요하다. 유령도시에 대한 통계자료가 부족한 가운데 본 연구는 중국 표준순위연구원의 유령도시지수를 바탕으로 유령도시가 실제인가? 실제라면 어떤 유형별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중국의 유령도시는 경기침체로 인한 전락보다는 지방정부의 무리한 주택개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향후 지방정부의 신도시 개발이나 주택개발을 억제하고 기존의 주택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소득과 주택가격의 격차가 큰 점을 감안하면 중국 중소도시의 유령도시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type-specific characteristics of China's ghost towns, which were not sold after housing development through economic indicators and real estate indicators. Considering that real estate accounts for a considerable portion of Chinese households and the government's economy, it is important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the real estate. Under the circumstances of a lack of statistical data on ghost towns, this study based on the “ghost town index” this study analyzed the existence of ghost towns and their type-specific characteristics.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Ghost towns in China are more likely to be over-developed homes by local governments than they are reduced by economic recession. Therefore, the Chinese government will work to curb future local governments' development of new towns. Given the wide gap between income and housing prices, however, the ghost towns phenomenon is likely to continue for the time being in small and medium-sized Chinese cities.

지난달 25일 찾은 중국 랴오닝성 톄링시 신구. 도심 곳곳에 지은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입주민 없이 텅 빈 아파트와 단독 주택들이 방치돼 있다. 밤이 되면 도시는 더욱 한산해진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 안에 불이 들어온 가구가 손에 꼽을 정도다.

‘루이(如意·바라는 대로 되다)’중국 동북지역 랴오닝성 톄링시 지방정부 청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신개발구 호수공원 앞 비석엔 두 글자가 쓰여 있다. 한국 성남 신도시를 본뜬 자전거 도로와 조경으로 정비된 판허강 주변과 다이아몬드형으로 계획된 도심, 시내를 가로지르는 인공 운하는 생태도시의 면모를 물씬 풍겼다. 하지만 서너 시간 도시를 돌자 허전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쾌적함을 방해하는 낯섦은 적막감이었다. 도시 어디를 가나 인적이 드물었다.21층짜리 호화 지방정부 청사 건물 뒤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상가 건물은 빈 곳이 대부분이었다. 아파트 단지의 베란다 곳곳엔 임대 광고가 내걸려 있다. 빈집 창문 사이를 통과한 햇살은 마룻바닥에 반사돼 비쳐 나왔다. 도심 곳곳엔 짓다만 대단지 아파트들과 일구다만 부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지난달 25일 저녁 어둠이 내리자 아파트 단지들은 더욱 적나라한 실체를 드러냈다. 도심의 아파트들은 어둠에 잠겨버렸다. 20층짜리 고층 아파트 단지 가운데 불이 켜진 집은 동마다 채 10곳이 안 됐다. 등화관제 훈련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지난 여름 60㎞가량 떨어진 선양에서 이사 왔다는 구아무개는 “주변 아파트가 다 이렇다. 이웃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톄링시 관계자는 “추운 동북지역에서 실제 거주현황을 파악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난방 공급률이다. 톄링시는 20%가 안 된다”며 “신구(新區)에는 아직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하는 종합병원도 없다. 학원이나 유치원도 부족하다”고 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령도시’(鬼城)로 불리는 톄링시의 풍경이다.쿤밍·전장 등 유령도시만 10여곳
중앙-지방-은행 연쇄 타격 전망
“부동산 침체가 경제 하락의 주범”인구 34만의 톄링시는 2006년 ‘철새가 날아다니는 휴양도시, 동북아 물류 중심도시’라는 구호 아래 22㎢ 규모의 신도시 건설에 260억위안(4조8945억원)을 투자했다. 고속철로 30분 가량 떨어진 랴오닝성 성도 선양의 인구를 끌어들이고, 인근 지린, 헤이룽장성의 물류를 흡수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예측은 빗나갔다. 유치하려던 인구는 성도인 선양 주변 위성도시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 물류 역시 톄링을 넘어 선양으로 곧바로 이어졌다. 실제 신구 동쪽에 위치한 5㎢ 규모의 건축 자재 도매 시장은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어있다. 야심 차게 건설한 자동차 제조 공단 역시 50여개 업체가 등록했지만 실제 생산을 하는 곳은 5~6 곳에 불과하다. 스키장 등을 낀 리조트 별장 단지도 완공 5년이 넘도록 주인을 찾은 집이 10%에 못 미친다. 별장 외벽은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 흉물스러운 모습이다.시 정부는 2009년 청사를 구도심에서 신구로 옮기며 신구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신구의 공무원 아파트에 거주하는 공무원 비율은 20%가 못 된다. 대부분 20분가량 떨어진 구도심 집에서 출퇴근을 하는 탓이다. 톄링시 정부가 애초 20만명을 수용할 규모로 조성한 신구엔 7만명 가량이 산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부동산과 내수가 지속적으로 침체되면서 톄링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 유령 도시 - jung-gug yulyeong dosi

중국 전역에는 톄링시와 같은 ‘유령도시’가 이미 십여곳을 훌쩍 넘는다. 네이멍구의 어얼둬쓰, 허난성 정저우시, 장쑤성 전장, 윈난성 쿤밍 등은 이미 중국에서도 유명한 유령도시들이다. 부동산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거나, 산업 발전 전망을 잘못 짚은 탓이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유령도시들의 기원은 2011년 중국 정부가 서민들에게 ‘보장성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책을 추진한 데서 시작됐다. 지방정부 관리들이 인사평가와 직결되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려 중앙 정부 정책에 편승해 수요와 동떨어진 부동산 건설을 승인받았다. 여기에 정부가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연간 800만에서 1000만채의 보장성 주택 건설을 지방정부에 의무적으로 할당한 것도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은 지난달 펴낸 최신 보고서에서 “정부의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과 과잉 건설 탓에 2009년 이후 낭비된 투자액이 6조8000억달러(7463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중국의 부동산 경기 하락은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2년4개월 만에 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올 3분기까지 중국 내 주택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8% 줄었다. 중국 100대 도시 부동산 가격은 10월까지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조처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7.5% 언저리’ 달성은커녕 7% 성장도 위험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분기 7.4%→2분기 7.5%→3분기 7.3%를 기록했다.부동산 기업들도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지난달 “올해 3분기까지 중국 80대 부동산 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7% 감소한 284억8000만위안이었다. 이는 2003년 이래 가장 저조한 수준이었다”며 “특히 중국 증시에 상장된 45개 부동산 기업의 부채 총액이 8603억3000만위안으로 지난해에 견줘 14.4%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유비에스(UBS)은행의 왕타오 중국 담당 수석 경제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는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의 주범이 될 것”이라며 내년 중국의 성장률을 6.8%로 예측하기도 했다.부동산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0% 안팎에 이른다. 특히 중국인들 다수는 집을 사면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등을 신축 공사하듯 바꾸는 성향이 있는 까닭에 파급 효과가 크다. 토지 판매는 현재 빚더미에 올라있는 중국 지방정부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지방정부는 산하 토지 매각회사를 통해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땅을 팔고 이들은 토지를 은행에 담보로 맡겨 개발을 진행한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방정부-은행-중앙정부에 연쇄적인 타격을 주게되는 구조적인 이유다.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조처가 당장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줄지는 미지수다. 애초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부동산 수요가 있는 대도시들과 달리 중소도시들의 부동산은 공급 과잉 상태다. 톄링시 관계자는 “금리 인하의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닐 것 같다”며 “부동산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는 ‘더 떨어지겠지’하고 더 기다려보자는 게 소비자들의 심리 아니냐”라고 말했다.글·사진 톄링/성연철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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