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라디오 신청곡에 대한 글에 쏟아진 성원에 용기를 얻어서 두번째도 관련있는 글로 써 봅니다. 결혼식 축가로 쓸 수 있는 곡은 천지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우리 나라 가요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가사가 사랑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사랑에도 기쁜 사랑과 슬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가수 신승훈은 그 많은 히트곡 중에 결혼식 축가로 쓸 노래는 막상 거의 없어서(죄다 이별 노래) 몇년 째 '어느 멋진 날' 하나로 버티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 축가로 적당한 노래, 축가로 살짝 적당하지 않은 노래들에 대핵서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일단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축가계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죠. 유리상자의 '신부에게'나 '사랑해도 될까요',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로 시작하는 '사랑은', 그리고 역시 CCM 곡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등이 있죠. 최근들어 이재훈의 '사랑합니다'도 많이 불립니다. 이런 노래들이 축가로 장수할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멜로디가 아름답고, 가사도 좋고, 사람들이 많이 알기 때문에 호응도 좋고, 수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생에 한번 하는 결혼'이기 때문에 축가도 특이한 걸 바라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약간 갸우뚱한 선곡도 가끔 나옵니다. 일단 현재 많이 불리는 노래 중에는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가 있습니다. 헝클어진 머릿결 이젠 빗어봐도 말을 듣지 않고 저 붉은 바다 해끝까지 그대와
함께 가리 무뎌진 내 머리에 이제 어느하나 느껴지질 않고 저 붉은 바다 해끝까지 그대와 함께 가리 이문세의 노래 중에서 꼽으라면 '깊은 밤을 날아서'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어느 결혼식에서 제가 살짝 갸웃했던 노래입니다. 지금 곁에서 딴 생각에 잠겨 사랑이겠죠 또 다른 말로는 사랑한다는 그말 아껴둘걸 그랬죠 망설였나요 날
받아주기가 나 그때까지 기다릴테니 눈물이 또 남아있다면 사랑할수 있나요 내가 다가간만큼 가사 내용이 위험수위를 살짝 넘었다 다시 들어왔다 합니다. 그러다 2절 첫부분에서 아찔해집니다. 아무래도 이 노래는 이혼경험이 있는 재혼부부의 경우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그러고 보니 축가일 때는 1절만 두번 부른다는 얘기도 들은 듯 합니다) 아슬아슬한 노래는 또 있습니다. 최근 이승기에 의해 부활한 조규만의 '다줄거야'입니다. 그대 내게 다가오는 그 모습 정말 많이 외로웠던거니 그동안 내 품에서 서글픈 우리의 지난 날들을 아니 도대체 신랑이든 신부든 한쪽이 얼마나 속을 썩였길래 야위어가기까지 한 겁니까. 얼마나 결혼에 난관이 많았던 걸까요. 속사정을 몰랐던 친지나 양가 부모님이 흥분하시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축가로는 살짝 피하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보단 덜하지만 살짝 걸리는 노래가 자전거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입니다.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 속에 이렇게 남아 이걸 우려했는지 나무자전거(자전거 탄 풍경의 바뀐 이름이죠)의 강인봉 선생은 아예 축가용 노래를 새로 내놨더군요. 서영은이 참여한 '내가 사랑해'입니다. 항상 내 곁에 있어줘 간지러운 봄비 마음을 적시고 오래 널
지켜줄게 너를 사랑해 사연이 있는 커플이라면 그 사연을 살리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신랑 신부가 초등학교 동창이라거나, 오랜 동안 같은 동아리에서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급 발전해 결혼에 이르렀다면 김동률-이소은의 '기적'같은 노래가 맞춤형 축가가 될 겁니다. 그대의 눈을 바라보면 모든게 꿈인 것 같아요... -D 그대의 품에 안길때면... -S 어쩌다 이렇게도
엇갈려왔는지..-D 얼마나 나를 찾았나요 -S (헤매었나요) -D 눈부신 햇살이 오늘도 나를 감싸며 부족한 내 마음이 누구에게 힘이 될줄은
그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란게 지금부터는 제 마음에 드는 축가입니다. 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좋은 노래들이 있겠지만 그중 두 곡을 골라 보겠습니다. 첫번째 노래는 제가 결혼할 때 들어보고 싶었던 노랩니다. 본래는 당연히 성가곡이지만 종교적인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사랑은 온유하며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다음은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생각하시길. 요즘 축가로 가끔 사용되고 있다고도 들었습니다만, 축가 부탁을 받은 사람이 노래에 좀 자신이 있다면(당연히 그런 사람이겠죠^) 이 노래를 부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적 - 다행이다 그대를 만나고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여러분은 어떤 축가를 좋아하시는지? 일전의 '라디오 신청곡도 조심해서 하자'는 글은 다음 링크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