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브로치 - ppalgan meoli aen beulo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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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의 작품과 빨강머리 앤 시리즈에서 보석과 장신구가 주요 소재로 나옵니다. 사물에 대한 특별한 의미 부여는 이미 많은 유명 문학작품을 통해 있어 왔고 빨강머리 앤 시리즈도 그 범주 안에 있습니다. 빨강머리 앤에 나오는 보석과 장신구를 알아보겠습니다.

자수정 브로치

   빨강머리 앤 13장과 14장에서 앤은 마릴라의 브로치 사건에 말려듭니다. 앤이 가져갔을 것이라 추측한 마릴라 아줌마는 정해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자백을 강요합니다. 방에 가두고 자백을 강요하니 앤은 거짓으로라도 고백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나, 소풍에 가려고 애써 고백을 했는데 소풍에 못 가는 것이 벌이라고 해서 결국 앤은 좌절하고 맙니다.

   여기서 나오는 장신구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 자수정 브로치입니다. 마릴라의 브로치는 고인의 머리카락을 넣어 만든 가족 유물로 빅토리아 시대 상복에 착용하는 애도 장신구(Mourning Brooch)였고 중세시대부터 있었지만 빅토리아 여왕이 상중에 착용해서 그 시기에 가장 정점에 있었다고 합니다. 위에 보이듯 만화영화에서는 큰 자수정이 박힌 보석 브로치로 나타냈지만 소설에서 묘사한 장신구는 아래에 보이는 사진과 같습니다. 머리카락을 꼬아서 로켓 안에 넣거나 타원 중앙에 보이는 형태로 만든 것으로 마릴라는 어머니의 유물로서 귀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앤은 특유의 상상력과 여성적인 취향에서 자수정은 착한 제비꽃의 영혼(the souls of good violets)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벌을 받는 동안 점심을 먹으라는 마릴라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과 연결이 됩니다.

   결국 마릴라는 브로치를 되찾고 엉뚱한 거짓 고백을 한 앤을 용서하고 앤은 즐거운 소풍에 늦지 않게 가게 됩니다. 앤은 자수정 같은 착한 제비꽃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 어떤 보석보다 귀중한 것은 용서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으니까요. 용서라는 단어가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사진을 하나 보시겠습니다. 보석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진주

   빨강머리 앤에서 진주는 수시로 나오는 보석입니다. 앤의 상상에 등장하는 보석은 대부분 진주인 것 같습니다. 진주목걸이, 진주장식, 진주반지 등이 그것입니다. 바늘겨레에서 빼낸 가짜 진주로 만든 진주반지는 위험한 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앤이 자기가 죽으면 다이애나가 가지라는 말로 나오고, 호텔의 발표회에 참가하는 앤에게 매슈 아저씨가 선물로 준 진주목걸이가 있습니다. 또한, 루시 모드 여사의 성인용 소설 '푸른성(Blue Castle)'에 주요 소재로 나오기도 합니다. 지금도 진주는 비싸기 때문에 그 시대에나 지금이나 주요 보석이고 여러 장신구의 보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주라는 보석에 대해 33장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앤은 남기고 있습니다.

   보석이 가지는 의미는 사랑의 상징이라는 원론적인 내용을 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겁니다.

팬던트

   빨강머리 앤이 연애질을 하는 속편 '섬의 앤(Anne of Island)'에서 길버트는 앤에게 금줄에 달린 하트모양 팬던트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습니다. 로맨스의 징표로 팬던트만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길버트는 진정한 작업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크리스틴과 약혼할 거면서 하트모양 목걸이를 주다니! 반지는 부담되고 오랜 친구에게 팬던트가 적합한 것이라는 길버트의 생각이었겠죠. 물론, 앤도 전에 좀 튕기고 로이 가드너라는 다른 남자 사귀었으니 당해도 쌉니다. 남성분들이여,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가 애매하면 길버트처럼 애매한 문구를 넣어서 팬던트를 선물하는 겁니다. 보험을 들어 두어야죠. 반대로 여성분들께는 예쁜 팬던트 준다고 덥석 아무나 좋아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Chum'이라는 단어는 낚시의 '밑밥'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길버트는 진정한 고단수 로맨티스트였던 겁니다. 하트모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랑을 의미하고 매체에서는 빨강머리 앤 드라마 2편에서 이 팬던트를 볼 수 있습니다. 팬던트는 반지가 결혼을 상징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로맨스의 상징으로 보통 여겨집니다.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앤이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서 실망하는 보석입니다. 마릴라의 브로치 사건에서 나오는데 상상했던 것과는 달라서 울었다는 장면입니다. 상상과 너무 다르면 눈물밖에 나올 게 없죠. 앤의 상상력이 지나친 게 아닙니다. 로맨티스트도 비슷한 경우를 실제 경험한 일로서 앤의 마음을 잘 이해합니다.

    그리고, 호텔 발표회 장면에서 다이아몬드가 나옵니다. 발표회를 보러온 사람과 발표하는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장신구를 많이 한 것을 본 시골처녀들의 눈에는 눈부실만 하죠. 제인 앤드루스는 호텔에서 여름을 지내고 보석으로 치장하고 아이스크림과 치킨 샐러드를 먹으며 즐겁게 지내는 부자를 동경하지만 - 정말로 제인은 나중에 다이아몬드를 주렁주렁 달고 본토 서부의 부자와 결혼하게 됩니다. 나이가 좀 있어서 탈이지만요. 머리도 좀 벗겨지고요. - 앤은 다이아몬드의 의미를 앞서 소개한 진주와 마찬가지로 의미심장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얘들아, 은빛물결과 그림자와 보이지 않는 상상의 세계가 있는 저 바다를 봐. 수백만 달러나 다이아몬드 한 꾸러미가 있다 해도 아름다움을 더 크게 느낄 수는 없어. (중략) 난 평생 다이아몬드로 위안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되고 싶지 않아. <빨강머리 앤 33장 中>

   보석보다 귀한 존재가 있으니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 주위에는 보석과 같은 존재가 아주 많습니다. 아빠, 엄마, 아들, 딸, 연인... 연인이 서로 쳐다보는 눈은 보석보다 더 반짝이고 엄마가 아기를 안고 쳐다보는 눈에는 천사의 보석이 있습니다. 이것을 사용해서 빨강머리 앤 드라마 2편에는 이렇게 끈적하게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왠지 느끼하고 징그럽지만 널리 양해를 바랍니다. 빨강머리 앤의 보석은 앤 자신이자 우리 자신이며 진실된 사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앤 팬이 아닌 분을 위해 객관적인 멘트를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즈 테일러는 지난 주 할리우드에 보석상을 오픈했다는 뉴스입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