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 일본취업 현실 - gugbijiwon ilbonchwieob hyeonsil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외노자 생활중인 우메슈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일본으로 곧바로 취업하시는 분들중 과반수이상이 일본의 IT기업으로 취직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렇게 오시는 분들이 어떤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지, 그리고 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일본취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끝까지 읽어봐주세요.

일본 IT 기업에 취업은 어떤 사람이 하는가?

우선 일본 IT 기업에 취업하는 사람들에는 크게 3분류로 나눌 수 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①일본 현지에서 취업활동을 통해 입사하는 케이스

②국내에서 컴공을 전공 or 전공이 컴공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실력을 가지고 취업하는 케이스

③비전공자 출신(특히 문과)으로 한국에서 국비학원을 통해 자바에 대해 6개월 정도 공부하여 취업하는 케이스

①번 케이스는 현지에서 취활을 했으니 제외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한국에서 바로 일본으로 넘어가는 ②번과 ③번이 문제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케이스 모두 시작은 중소기업행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②번 케이스

②번의 케이스는 입사전 이미 컴공의 전공지식 or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꽤 있는 편입니다.

이 경우에는 일본에서 괜찮은 기업에 들어갈 확률이 없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괜찮은 기업은 월드잡같은 해외취업 사이트를 통한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이런 중견/대기업은 안그래도 지원자 수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원자 스스로가 일본 현지의 채용사이트를 통해 지원해야 합니다.

첫 취업부터 성공적인 케이스는 드물다

문제는 직접 찾아서 지원하더라도 지원자의 일본어 실력(특히 회화)이 모자라거나, 일본 현지에 있는 유학생을 선호하는 회사가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이런 정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애매한 회사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애매한 회사로 입사하면, 사실상 한국의 중소기업과 별반 다를것없는 곳인데다가, 일본의 높은 세율과 월세에 지쳐 금방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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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 취업하다보면, 정보가 모자라 애매한 곳에 취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문제점 파악이 중요

이렇게 입사하신 분들이라면, 실망하고 돌아가기전에 아직 해볼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본인의 문제점이 뭔지 알아야합니다. 대체로 다음중 하나가 문제여서 대기업으로 가지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1. 일본어: 애초에 일본어 실력이 안된다면 업무가 제대로 진행될리가 만무하죠. 아무리 IT 업무라 해도 직장동료는 일본인입니다. 일상업무에서 일본어가 안되면 제약이 많습니다. JLPT N2 정도로 넘어오시는 분이 많은데, 좋은 기업에 가시려면 N1은 기본입니다.

2. 커뮤니케이션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일본어 실력과 별개입니다. 일본어를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어도 업무 지시사항을 제대로 못알아먹거나, 보고사항을 개떡같이 전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의외로 면접에서부터 티가 나기 때문에 관련 서적 혹은 동영상을 시청하여 고치는게 좋습니다.

3. 일본 체재기간: 이건 좀 억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일본기업들은 대체로 일본 체재기간이 긴 외국인이 일본문화에 대해서도 더 잘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일본 체재기간이 짧거나 없다는 이유로 서류에서부터 걸러지는 케이스가 꽤 있습니다. 교환학생이나 워홀, 현지에서 학교를 다닌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겠죠. 그런 경우에는 일단 애매한 회사로 입사한 뒤에 2년후 이직하는게 가장 확실합니다.

그래도 이 케이스는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어, 위 문제들만 해결하면 더 좋은 기업으로 얼마든지 이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지인중에서도 한국에서 컴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처음에는 중소기업으로 들어와, 2년만에 일본의 준대기업으로 이직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③번 케이스

사실 ③번 케이스가 제일 많지 않을까 합니다.

6개월 정도 국비 교육을 받았지만, 사실 그 정도로는 취업하는데 전혀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자바로 코딩하는 방법만 배웠을 뿐, 컴공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설계나 요건 정의등 업스트림 업무를 맡기에는 부족합니다.

물론, 일본 현지에서 취업하는 ①번 케이스의 경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입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직장에서는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일본의 IT업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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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4개월동안 코스를 들었다고, 4년동안 대학에서 컴공을 전공한 사람과 비빌 수 있는건 아니다.

일본의 IT업계

일본에서 IT기업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SI를 떠올리셔야 합니다.

SI가 뭔지 잘모르시는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네이버, 카카오처럼 자사의 서비스를 개발하는게 아니라,
은행이나 제조회사 같은 고객사로 가서, 그들이 요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일을 합니다.

본인들의 제품이 아니라, 여러 회사들의 제품들을 통합해서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때문에 System Integration, 즉 SI라고 부릅니다.

SI와 하청업체

고객사로부터 이런 프로젝트를 따내는 SI회사는 대부분 NTT, HP, IBM, 후지쯔 같은 대기업입니다.

그리고 이런 SI회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게 하청 구조인데요.

업무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가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업무가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예산관리상, 단순 업무를 비싼 월급주고있는 대기업 직원들에게 맡기면 효율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SI기업에서는 좀더 단가가 싼 하청업체와 계약하여 단순업무(코딩)를 시키게 합니다.

그리고  ③번 케이스에서 들어가게 되는 중소 IT기업들이 이런 하청업체가 되는 겁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이런 하청업체를 협력회사(協力会社)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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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청 밑에는 또 다른 하청이 존재하는게 현실... 6차 하청까지 직접 눈으로 본적이 있다. 

하청업체의 문제점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하청업체들에서는 싼값에 실력있는 직원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으로 SI업체와의 계약을 따내기 때문에, 갓 입사한 신입이라도 5년차 이상의 시니어로 포장해서 파견보내게 됩니다.

그나마 현지에서 취업했다면, 3개월~6개월에 걸친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적응기간을 가질 수 있지만, 한국에서 바로 넘어갈때는 이미 국비교육으로 필요한 지식은 모두 배웠다는 어필을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적응기간도 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됩니다.

이로인해, 중소 IT기업에 입사한 분들이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영문도 모른채 5년차 수준의 업무강도를 요구받는 거죠.

일본 IT에 일자리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이러니저러니해도 일본 IT기업에 일자리가 많고, 한국에 비해 취업하기 쉬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국비교육을 받은 정도로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힘든 것도 현실입니다.

오히려 일본 대기업에서는 포텐셜 채용으로, 실전 지식이 없어도 가능성이 있다면(싹수가 보인다면) 채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전문학교라도 나오고 현지채용을 지원하는게 훨씬 수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비전공자가 한국에서 바로 일본 IT에 취업한다면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위와 같은 파견직원 생활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 못견디고 넘어가는 분들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점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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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IT인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중소기업에 머물러야 하는건 아니다

현지 채용이 아니라면 중소기업에서 시작하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냥 단념하고 돌아가야하는건 아닙니다.

위에서 ②번 케이스에서도 말했듯이, 본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면, 빠르면 2년만에도 중견/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습니다.

③번 케이스는 ②번 케이스에 더해서 한가지 문제점만 더 개선하면 됩니다.

바로 기술력이죠.

퇴근후, 주말에도 컴공 공부를 꾸준히 하셔서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코딩 공부를 해서 코딩 테스트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2~3년 정도만 이렇게 고생하신다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 겁니다.

일본은 IT인재가 부족한게 현실이니까요.

마치며

오늘은 일본 IT기업 취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일본의 취업시장, 특히 IT쪽은 호황인게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현지채용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중견/대기업같은 좋은 기업으로 취직하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중소기업으로 들어와서, 실력을 쌓고 이직하는 루트가 일반적이니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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