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민원 후기 - gundae min-won h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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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새벽 민원썰 푼다앱에서 작성

호잉(210.181) 2020.05.14 03:21:51

조회 7504 추천 30


병사의 주적은 간부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너가 적을 죽이고싶어도 군인신분으로는 힘들다고 볼수있는데

마편이나 상급부대 감찰로는 재미도 없고 지들끼리 하하호호하다 묻히는 경우도 있기에 전역후에 필살기로 민원이란걸 대가리에 꽂아버리는 방법이 2년동안 복무하면서 당했던 걸 조금이나마 위안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함

난 두방꽂음 너무 재밌더라

일단 나는 작년에 제대했고 그동안 간부들의 무능함을 늘 불만으로 여겨왔음 나는 행정병이라 서로 건들면 피곤하니 나에게 오는 터치는 적었지만 다른 일반병사들한테 부당하게 간섭하는게 되게 많았었음

그래서 민원넣을껄 메모장에 적고다니다가 전역 전날에 1303에 전화하다 걸려서 면담의 시간을 가지고 서로 오해가 있던것 같다.. 앞으로는 병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 라면서 간부들과 이야기를 끝냈었는데

군생활 짧게 2년도 안했지만 사람이 변한다는게 쉽지가 않은거더라고..

얘네도 지금 상황만 무마하려 그런거겠지만 나 전역하고는 또 이 부당한 일상이 반복될 것같아서

전역날 여깄던 일 다 좋게 끝냈으면 좋겠다라는 행정보급관의 얼굴위로 민원을 민간인 신분으로 다음날 꽂아버림

민원은 국민신문고-국방부에서 넣을 수 있고 내가 보고 느낀 모든 부당함과 군 규율에 위배되는 행동을 모두 다 때려박았음

행정병이라 심심하면 육군규정봐서 쓸게 많더라고..

민원 진행 사항은 나한테 문자가 오고 처리 결과도 나오는데 조사는 해당 사단 감찰쪽에서 하는 것 같더라

결국 내 민원에 해당 간부들이 사과하고.. 연대장이 교육하고 뭐 그랬다던데 별로 재미도 없고 그래서 물자관련으로 한번 더 넣었음

후임들한테 나중에 연락해보니깐 딱히 별일은 없고 간부 몇명이 착해졌다했는데.. 요즘 연락하니깐 비슷하다더라

이제 연락한 후임도 전역하고 민원 넣는댄다

내가 전역후 민원이라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준거지..

이 글을 본 현역 친구들 억울하면 당하고 살지만 말자..

근무시간에 폰게임하고 욕하고 집에 병사들 보급 세제가져가서 자기들이 쓰고

한심한 간부들이 너무 많다 너네는 쟤네보다 훨씬 나은 친구들이잖니

부당하게 당한거 있으면 민원이 직빵이다

3줄요약

1. 난 전역후 민원넣음

2. 간부한테 받은 부당한 처우 갚아줄수있음

3. 억울한거 있으면 니네도 넣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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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전역을 한 육군 예비역 병장입니다.

군복무가 약 30여일 정도 단축되서 2018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복무를 했습니다.

분명히 군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 정말 말도 안되는 연유로 죽고 다치고 가혹행위를 당했음에도 모종의 연유로 이 사건이 은폐되는 사건들이 있을겁니다. 아니 있습니다, 분명히. 전방이라 불리는 상비사단에는 이런 사건이 정말 비일비재합니다. 

(사단 지휘통제실에서 근무를 많이 서봐서 듣고 봐온게 많습니다. 군사 보안상 누설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군대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과거 90년대 후반 2000년대와 같은 정말 끔찍한 수준은 분명히 모면한 상태라고 말하는게 적절할거 같습니다.

그 모면이란 육군 내에는 사실상 병사 간의 구타, 가혹행위, 부조리 및 갑질 등은 정말 많이 사라졌습니다. 간부가 병사를 구타하거나 하는 물리적인 폭력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정말 물리적인 폭력을 행하는 사건은 군 내에 많이 사장됐습니다. 과거 아버지나 삼촌과 같이 군대 다녀오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부분은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게 느껴집니다. 다만 해병대와 같은 조직은 여전히 해당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제대한지 약 1주일이 지났고 저는 제가 재대 후에도 있던 일들을 후임병들을 통해 전해 듣고 최종적으로 정리하였고 오늘 민원을 제기했고 앞으로 경과에 따라 국방위원회 국회의원들과 군인권위원회 등의 외부기관 등에도 추가적인 민원과 도움을 요청을 할 예정입니다.

군사보안상 누설하기 힘든 내용들도 있지만 일부 내용들을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군대 가서 이런 꼴 안보셨으면 하는 바람일 뿐입니다.

1. 용접 작업을 돕던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안구에 화상을 입은 선임 분이 있습니다. 군의관은 안과 전문의가 사단에 없었기에 수돗물로 눈을 헹구는 조치를 1차적으로 받았다가, 후에 상급 병원에서 해당 조치는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소리를 옆에서 듣고 큰 충격을 먹었습니다. 

더욱 더 충격이건 해당 선임은 치료를 위해 개인 연가를 소요해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는데, 복귀 후 간부에게 "꿀 빨려고 휴가까지 쓰면서 갔다온거 아니야?"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때야 웃어 넘겼지만 얼마나 저희끼리 욕을 했는지 ㅋㅋ

2. 사단장, 참모장, 부사단장 외 참모급(중령) 간부의 공관(국가에서 주는 집 같은겁니다.) 이사나 퇴주시에 집 청소는 물론이거니와 이삿짐까지 항상 날랐습니다. 평상시 보일러에 사용하는 유류탱크도 유류차 끌고 가서 채워주고 낙엽 떨어지면 쓸어주고 다합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인간으로서 큰 모욕감을 느꼈던 순간은, 전 사단장이 육본으로 영전할 때는 딸과 아내의 속옷이나 옷거지들을 버리고 갔었는데, 음식물 쓰레기랑... 참 큰 자괴감이 들더군요 ㅋㅋㅋ

3. 간부들을 위한 테니스장 목욕탕 이발소 골프장 회관외 간부들이 사용하는 화장실 등의 시설. 2017년 12월경 박찬주 대장 갑질 사건으로 국방부에서 모두 현역병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민영화 하겠다고 했지만... 저희 상급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도 2019년 한시적으로 민영화 했다가 적자가 심각해서 다시 병사들을 쓰고 있습니다. 회관은 일반적으로 사단장의 부대 운영비로 운영되기에 민간인 인력을 쓰면 그 인건비 감당이 쉽지가 않았겠죠. 기존에는 사실상 인건비 0원이었을테니.

4. 2018년 여름이 정말 최악이었는데, 역대급 폭염이었던 해입니다. 하지만 그런거 없이 외부 온도 39~42도 찍어도 예초기로 사단 싹 밀고, 테니스장에서는 소금 나르고 롤링질하고...(롤링 인터넷에 치면 뭔지 나올겁니다.) 저는 2010년대 와서 군대에는 이런거 없을줄 알았습니다만 주변 상황 들어봐도 예초는 다 하더군요. 하지만 최소한 폭염일때까지 시키지는 않는데 여기 간부들은 좀 너무했습니다. 아랑곳 하지 않고 시키고서 본인들은 그늘 밑에서 핸드폰 하고 했죠. 그때 생각하니 울거 같네요.

5. 우리 부대에는 상근 병력들이 많았습니다. 유부남이 3명이었는데, 아내 분이 전화 와서 애가 너무 아프다 우리 아이 아빠 좀 보내달라는데, 대장이라는 신경도 안 쓰더군요. 정작 본인은 훈련 때도 애 있다고 나가고, 육아휴직도 잘 나가면서. 오히려 "너는 못나가지?" 라면서 조롱투로 장난까지 치는데 옆에서 보면서 뭐 할 말을 잃었습니다.

6. 전임 사단장은 발 각질을 항상 뜯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걸 항상 치워야했습니다...

정말 좀 심각하다, 이게 군대인가 싶은 내용들이 많지만 군사보안에 저촉될거 같아 말은 못할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무슨 안전사고라든지 혹은 개인의 경조사 등이 생겼을 때 일만 더럽게 시키고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냥 정말 이런 사람들 밑에서 일해야한다는게 고통스러웠을 뿐입니다.

군대 민원 후기 - gundae min-won hugi

저는 과거에 이곳 오르비 사이트에서 메가스터디 역사 강사 이다지의 오개념 더 나아가 이에 대해서 인정치 아니하고 학생들을 업신 여기는 강사의 후안무치함에 대해 글을 써가며, 강사의 연구실에 문의를 하고 강사와 소송 중인 한 사람을 수소문하며 다녔습니다. 

물론 결과는 저의 패배였습니다. 본인 말마따나 머리카락 한 올 흔들리지 않고 그는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대한민국 육군, 제가 복무했던 사단을 상대로 또다른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남은 나의 후임이었던 분들과 앞으로 군생활을 해야할 미래의 병사 분들을 위해서라도 저는 이 나라 대한민국 국가 방위의 성역을 지는 여러분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복무를 해야함이 마땅하며 지당하다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장병 청년들이 정말 시체말로 개만도 못한 무시와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 저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습니다.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분들은 이놈은 인강강사 지적 때부터 해서 왜 이리 꼬였나 생각하실 수도 있고, 사실 그게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그냥 적당히 넘어가는 법을 배워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에 기술했듯이 저의 기준에서 저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왔습니다. 까라면 까는 곳이 군대라지만, 우리가 부모님 욕까지 먹어가면서 유치원 보육교사 노릇을 하는 것은 정말로 자신의 인격체가 산산조각 나지는 기분입니다. 

저는 남은 나의 후임이었던 친구들까지 그런 험한 모습을 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저녁에 늘어 놓는 회포였는데, 혹시 이 글을 읽어 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