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프론트엔드 후기 - kodeuseuteicheu peulonteuendeu hugi

❓ 중도하차 선택의 기로

1. 중도하차 고민의 시작

대출까지 받아서 Part 6기로 코드스테이츠를 수강한지 약 4개월째 추석을 지나던 시기였다.
나름대로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하루 2~3시간 혹은 그 이상 공부하면서 수강중이었는데, 공부 분량에 따른 진도가 아니라 주차별로 주제가 바뀌어서인지 초반에는 남았던 시간이 점차 촉박해져서 블로그에 기록도 제대로 못 남기는 순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좀 밀리더라도 일요일에 복습하면서 블로그를 작성했다. 그래서 나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이었다.
그러다가 주말 복습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지자 어쨌든 우선순위는 공부여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매일 하던 기록을 일단 주제가 바뀌는 매주 수요일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나만의 타협을 하고, 어떻게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른 강의 사이트까지 수강을 하면서 간신히 공부를 이어나가던 어느 날, 내가 코드는 치고 있을지언정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고 중도하차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2. 취업만을 위한 수료 vs 나를 위한 공부

어느 순간부터 과제만을 위한 공부로 변질되기 시작하면서 페어프로그래밍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의 마음도 비슷한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만 힘들고 나만 모르는 거 아니니까 어떻게든 버티고 같이 수료를 하고 취업을 해야겠다 싶었다.
적은 돈을 낸 것도 아니고, 하차를 하면 팀프로젝트할 사람도 구하기 힘들 것 같고 수료만 하면 꽤 괜찮은 곳에 취업연계를 해준다고 하니까.
근데 주말을 반납하고 공부를 해도 과제는 이해가 될지언정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 어려웠다.
코드스테이츠측에서는 Office hour 시간과 아고라스테이츠를 이용하라고 하는데, 어떤 부분을 내가 모르고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질문 자체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Office hour 시간에는 대략적인 개념정리와 과제풀이 정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과제를 이미 푼 상태라면 보통 궁금한 것들이 해결된 이후이기에 질문할 내용도 없었다.
차라리 에러 코드마냥 문제가 생긴 게 눈에 보이면 내가 구글링을 해서 내가 어떻게든 찾으면 되지만 reference 코드만 참고하기에는 어떤 순서로 생각하고 작성해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코드스테이츠의 진도는 나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잘 몰라도 찝찝하더라도 다음 단계로 일단 넘어가야 했다.
아무리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가 광범위해서 모든 것을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내가 어떻게든 HA 시험들을 잘 통과하더라도 이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수료증말고는 남는 게 없을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드니까 울고싶어졌다.
내 인생에서 큰 돈 들여서 맘 먹고 공부한 게 처음이었다. 아주 간절했다.
근데 껍데기만 개발자인 내 모습을 원한 건 아니었다. 아니.. 껍데기라도 개발자가 될 수는 있을까 싶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 코드스테이츠 장단점

※ 내가 겪은 과정까지만을 봤을 때의 장단점으로, 팀프로젝트 과정이나 취업연계 등과 관련된 판단은 하지 않았다.

장점

1. 커리큘럼(로드맵)

비전공자였던 나로서는 커리큘럼이 제일 걱정이었다.
개발쪽에 관심은 있고, 공부할 의지도 있는데 뭐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
유튜브 강의도 좋은 게 많지만 이 강의 저 강의 듣다가 보면 그 다음에 뭘 공부해야할지 몰라서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단 공부해본 바로는 커리큘럼은 맘에 들었다.
풀스택 커리큘럼이었는데 프로그래밍 언어, 프레임워크 등 1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다만, 커리큘럼은 굳이 수강을 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소개를 보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비전공자여서 이게 다라는 것을 몰랐을 뿐...ㅎㅎ)

2. 스프린트(과제) 및 코플릿

2-1. 스프린트

풀타임반이든 파트타임반이든 페어프로그래밍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때는 페어와 힘을 합쳐 스프린트를 진행하고 제출해야 한다. 종종 제출 안해도 되는 과제도 있긴 하다.
근데 이 스프린트가 진짜 괜찮아서 이 과제 수행하면서 공부가 많이 된다.

(근데 이 과제는 수료하거나 하차하면 코드스테이츠에서 깃허브 권한을 날려버리므로 백업을 따로 해두지 않았다면 다시는 못 풀어본다. 또한 내 깃허브에 심은 잔디도 날아간다. 혹시 이 글을 보신 분 중에 코드스테이츠 수강중이신 분 계신다면 참고하세요!)

2-2. 코플릿

자바스크립트를 공부하고 나면 개념을 문제에 적용해서 직접 코드를 짜볼 수 있게 코플릿이라는 것을 제공받는데 코드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꽤 유용했다.
초반에는 페어프로그래밍할 때 진행하기도 하고 데일리로 제공받아 혼자 공부하게 되기도 한다.
알고리즘을 익히고 코드를 짜는 데에 흥미를 붙이기 좋다.
추후 데일리로 제공되는 코플릿들은 처음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난이도가 꽤 있어서(프로그래머스 1단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들었다.) 백준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래머스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을 추천한다.

단점

1. 비용

맨 첫 게시글에도 작성했지만 나는 대출을 받아 Upfront 과정으로 수강했다.
원래 890만원인데 할인받아 850만원이었다. 사실 이 금액도 적지는 않다.
근데 나는 보통 부트캠프가 이정도 금액이라고 알고 있고, 내 조건(온라인으로 퇴근 후에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과정)을 맞출 수 있는 곳을 원했기에 대출을 매달 20만원씩 갚기로 마음먹고 수강등록을 한 것이다.
다른 부트캠프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수강 및 하차해본 결과 취업연계가 진짜 괜찮은 게 아니라면 비용이 너무 비싸다.
(하차하기 전 여기저기 구글링을 해본 결과 취업연계도 특별한 것은 없다라는 글을 보았다. 줌으로 미팅 몇 번 하고 이력서 몇 번 봐주는 정도? 물론 저게 진짜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제대로 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해준다고 해서 좋은 곳에 연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렇게만 해줘도 기존에 열심히 하시던 분들은 좋은 곳을 갔다고 했다. 즉, 개인 역량이 더 중요하단 것!)

2. 강의 자료 및 Office hour

2-1. 강의 자료

사실 비용이 비용인지라 강의 자료와 Office hour 시간을 굉장히 기대했다. 이 과정은 자기주도학습을 해야한다고 했다.
수강 전 모 후기에서는 코드스테이츠는 고기를 잡아주는게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 때는 "아 그렇구나~ 어쨌든 결국엔 내가 고기를 잡아야 하는 거니까 괜찮네" 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내가 생각한 자기주도학습과는 달랐다. 내가 생각한 자기주도학습은 충분한 강의 자료들을 제공받으면서 내가 계획을 세우고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었다.
반면 코드스테이츠측에서 생각한 자기주도학습은 대략적인 주제를 던져주고 알아서 구글링해서 공부해오라는 느낌이 강했다.
강의 자료라고 할 만한 것은 짤막한 토막강의 몇 개나 ppt 같은 개념 자료인데 유튜브나 블로그가 정리가 더 잘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추가적으로 학습해보라고 달아준 링크는 각종 사이트링크였다.
그것만으로는 이해가 어려우니 다른 공부 자료를 찾아야 하는데 찾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결국에는 코드스테이츠를 수강하기 위해 다른 강의 사이트를 결제해야 했다.

2-2. Office hour

심지어 Office hour 시간은 1달이 채 지나지도 않아서 회의감이 들었었다.
난 당연히 전문 강사가 강의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코드스테이츠 수료 후에 수료자들 일부가 코드스테이츠에 취직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보통 Office hour 에는 모르는 것을 질문하거나 과제 풀이를 진행하는데 수료자들은 어쨌든 취업해서 좋고, 코드스테이츠측에서는 수료자들이니 스프린트에 대해 잘 알기도 하고 취업률이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셈이다.
하지만 수강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그럴까? 이전에 매일 일기쓰듯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내가 Office hour 에 대해 아쉽다고 한 적이 몇 번 있다.
물론 진짜 잘 알려주시는 분들도 꽤 많다. 하지만 진짜 아니다 싶었던 경우도 있었다.
질문의 핵심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나 다시 설명을 해달라하면 보통 더 쉽게 설명을 해주셔야 하는데 그냥 했던 설명 똑같이 다시 해주시는 경우, 블로그 자랑하다 수업이 끝나는 경우 등..
그래서 난 이 부분은 과감하게 별로였다고 말하고 싶다.

2-3. 페어 프로그래밍

이건 장점이라고 하기에도 단점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지만 경험상 단점으로 넣기로 했다.
누군가와 협업을 하고 페어 리뷰를 통해 나의 장단점을 알 수 있는 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실제로도 받고 힘이 많이 났고!
근데 내가 파트타임반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뭔가 싶었다.
페어 프로그래밍 이후에는 페어 리뷰라는 것을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근데 이게 서로 작성하면 동시에 서로에게 보내지는 게 아니고 작성하면 보내지는 타입이기도 하고 코드스테이츠측에서 따로 관리하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눈치싸움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누군가가 나에게 써주면 나도 보내주고 안써주면 굳이 나도 안보내는...?
그리고 굳이 안보내도 딱히 제재받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서로 안보내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페어프로그래밍 불참 시에 이슈쉐어링을 통해 알려야 하는데 이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그냥 정해진 페어에게 일이 있으니 따로 스프린트를 진행하자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았다.
페어가 페어프로그래밍 시작시간 10분 전까지도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난 심지어 페어프로그래밍 시작시간까지도 연락이 되지 않아 혼자 진행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관리가 안되어서야 3번째 HA 시험이 끝나고 같이 팀프로젝트를 할 사람을 고르지도 못할 정도였다.

3. 일정하지 않은 공부분량

나는 맨처음 변수부터 처음 배우는 그런 비전공자였다.
그나마 내가 접해본 거라고는 css,html 정도인 상태?
즉, 내가 과정 초반에 시간이 남았던 것은 내가 배운 부분이어서가 아닌 것이라 상대적으로 쉬운 부분이어서였다.
근데 난이도를 떠나 진도 주제가 1주일 단위(수요일에서 다음주 화요일까지)로 거의 바뀌므로 하루에 공부해야 하는 공부분량이 일정하지 않았다.
쉬운 부분은 일정이 느슨해지고, 공부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은 일정이 빡빡해진다.
스스로 유동적으로 조정을 해도 후반부로 갈수록 일을 병행하면서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생긴다.
나는 거의 칼퇴하는 회사임에도 공부하는 게 버거웠다.
보통 파트타임 부트캠프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어느정도 예정하고 시작한다.
나는 HA 3차 시험이 진행되고 프로젝트를 시작할 시기쯤을 퇴사시기로 잡았었는데, 2차 시험 전인데도 버거우면 3차 때까지는 겉잡을 수 없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혹시 다른 분들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공부하나 보았는데, 소리소문없이 하차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퇴사하고 풀타임으로 넘어가신 분들도 계시고, 퇴사는 했지만 파트타임에 남아 공부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물론 존경스럽게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시는 분도 아직 계셨다.
결국 이 이야기는 파트타임으로 수강하더라도 하차를 하거나 혹은 당하거나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한다면 퇴사는 각오해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최종선택

나의 최종선택은 하차였다.
사실 내가 We-win 과정으로 지원했으면 중도하차는 꿈도 못 꿨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We-win 과정 수강자의 경우 위약금이란 걸 내야하므로 훨씬 나가는 비용이 많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확실한 선택을 받기 위해 Upfront 로 지원했는데 이제와서보니 금액적으로는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환불규정에 대해 궁금하다면 코드스테이츠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나는 전체 10개월 가량에서 5개월을 수강한 것으로 체크(수업 없는 주는 계산에서 제외한 듯했다.)되어 반을 환불받았다.
We-win 과정에서 하차하시는 분들은 환불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후기를 꽤 봤었는데 나의 경우 환불되는 과정은 순조로웠다.

환불과정은 내가 이전에 궁금했기도 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적어보았다.

2021-11-17 저녁 9시경 쯤 이슈쉐어링을 통해 하차신청서 작성 및 제출
2021-11-18 오후 1시경 디스코드를 통해서 코스아웃 안내 받음
: 이 때 깃허브 잔디들이 뽑히고 각종 권한 박탈
2021-11-18 오후 4시경 중도하차에 따른 환불 안내 메일 받음
: 이 메일에 환불금액 확인하고 환불신청서 작성하라고 되어있으므로 작성 후 제출하면 됨
: 환불신청서 마지막에 환불은 4~5일 소요된다고 되어있었음
2021-11-22 오전 8시 30분경 입금 확인
: 별도의 입금 확인 안내 문자같은 것은 오지 않고 금액보고 알 수 있었음

사실 내가 코드스테이츠 수료하고나서의 과정을 겪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지금 나의 선택이 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계속 공부를 이어나가서 나의 선택을 잘한 선택으로 바꿀 것이다.
이제껏 코드스테이츠를 통해 알게 된 내용도 잘 기억하고 앞으로의 양분으로 삼을 것이다.

약간은 설레고 약간은 막막하지만, 다시 초심을 찾고 공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