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 문제점 - naju hyeogsindosi munjejeom

  • 사회

젊은층 많은 빛가람혁신도시, 교육여건 불만 '여전'

0~39세, 전체 인구 61.4% 차지
교육문제로 가족들 함께 못 와
유행 뒤처지고, 즐길거리 부족
정부, 가족 특화·교통에 집중

나주 혁신도시 문제점 - naju hyeogsindosi munjejeom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조성 초기보다 10배 수준으로 인구가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유아·청소년 인구는 지난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겼다.

그럼에도 거주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자녀 교육과 문화 복지 혜택 때문이다. 젊은 층의 경우 '지인과의 단절'과 '시류에 뒤쳐짐'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국토교통부는 18일 혁신도시 정주인구 현황과 핵심 정주시설 공급 현황을 담은 '2021년도 상반기 기준, 혁신도시 정주환경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 10개 혁신도시 인구는 지난 6월 말 22만9401명으로, 지난 2017년 말 17만4277명 대비 5만5124명(31.6%)이 증가했다.

전국 혁신도시 거주 인구의 평균 연령은 전체 평균보다 매우 젊어 지난 6월 말 기준 혁신도시의 평균 연령은 34.1세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 연령은 43.3세다.

또한 혁신도시의 만 9세 이하 인구가 16.5%를 차지해 전국 평균(7.5%)의 약 2배에 달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66.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 말 58.1% 대비 8.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도 많은 부분이 변했다. 전남도 '2021년 6월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나주시 빛가람동 주민등록인구는 3만8423명으로, 빛가람혁신도시 이전이 시작된 지난 2014년(3895명)의 10배가 늘어났다.

빛가람혁신도시 인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0세부터 39세까지 젊은 층 인구는 2만3712명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이 중 30대 인구가 8033명(20.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40대 7682명(19.9%), 10대 6376명(16.5%), 20대 4624명(12.0%), 50대 3889명(10.1%), 60대 2116명(5.5%), 70대 이상 1024명(2.6%) 순이었다.

또 지난해는 빛가람혁신도시 19세 이하 영유아·청소년 인구가 처음 1만명을 넘긴 해이기도 하다. 19세 이하 인구 비중은 매년 30% 안팎을 오가며 혁신도시의 주요 인구 층으로 자리 잡았다.

허나 인구는 증가했지만 빛가람혁신도시 조성 당시 제기됐던 불만은 해소되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한국전력 직원 A씨는 "아주 어린 아이들이면 데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중학생만 돼도 가족은 서울에 두고 직원만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며 "이곳 나주에서 공부를 시켜 상위권 대학으로 보낼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녀를 둔 가정은 나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2주에 한 번씩 서울에 가서 가족들과 지낸다. 데리고 오고 싶지만 가족들이 오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교육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문화생활도 부족하고 유행에 민감한 아이들이 나주나 광주를 뒤떨어지는 지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젊은 연령대에서는 빛가람혁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인과의 단절', '유행에 뒤쳐짐' 등이라고 말한다.

혁신도시 내 모 기관에 입사한 20대 C씨는 "집이 서울이고 친구들도 다 거기 있는데, 나만 혼자 여기 떨어져서 살다 보니 많이 외롭다"면서 "그렇다고 놀만한 것도 시간을 보낼 것도 없는데다 뭘 하려면 광주로 나가야 하는데, 귀찮아서 아예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대인 D씨 역시 "패션이나 유흥문화, 레져 등에 관심이 많지만, 놀 사람도 없고 놀 곳도 없고, 놀 거리도 없다"며 "그냥 일만하며 살고 있는 느낌이다. 결혼한다면 여기서 거주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길주 빛가람동 주민자치회장은 "2015년 본격 혁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현재 4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유입됐다는 데 일단 의미가 크다"면서도 "정주여건 개선, SRF 문제 등 다소 심각한 해결과제가 남아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배 빛가람동 통장협의회장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전국에서 가장 젊은도시로 자리매김 됐으며 활력을 띠고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제한 뒤 "다소 아쉬운 점은 많은 상가들이 공실로 남아있어 이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어린이 인구비중이 높은 혁신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혁신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가족 특화시설 조성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혁신도시의 대중교통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에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수요응답형 셔틀'을 추진해 주민의 이동편의성 제고와 스마트 모빌리티 라이프를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 시군별뉴스

목표 5만명인데… 되레 인구 줄어든 나주 혁신도시

7월, 3만9210명… 전년대비 감소
세대수만 증가 ‘나홀로 이주’ 뚜렷
전출도 전입 추월 인구유출 심화
“혁신도시 만들어놓고 손놔” 지적

나주 혁신도시 문제점 - naju hyeogsindosi munjejeom
20일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인근 상가에는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나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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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혁신도시 인구추이 그래픽. 최홍은 편집기자

16개 공공기관이 이전으로 만들어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혁신도시) 인구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목표 인구였던 5만명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인구가 줄어든 데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나홀로 이주'와 인구 유출,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이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나주혁신도시가 위치한 빛가람동의 인구는 지난해 말 3만9246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 15일 기준 3만9210명으로 첫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3년 우정사업정보센터 이전을 시작으로 16개 공공기관이 모두 들어선 2018년까지 빛가람동 인구는 3만명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인구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3만9000명대에서 정체됐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 시작 9년 만에 처음으로 빛가람동 인구가 줄었다.

빛가람동 인구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나홀로 이주'가 첫 손에 꼽힌다. 빛가람동 인구는 줄었지만 세대 수는 꾸준히 늘었다. 실제 세대수는 지난해 말 1만6443만호에서 지난 15일 기준 1만6547호로 104세대가 증가했다.

현 인구수에 세대수를 단순 계산하면 세대당 평균 인원은 2.36명꼴이다. 결국 가족 단위 이주보다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나홀로 이주'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올 들어 빛가람동 전출자가 전입자 수를 역전했다. 전입자는 2017년 1만361명, 2018년 7436명, 2019년 6867명, 2020년 8622명, 2021년 8202명까지 증가하다 지난 15일 기준 2757명으로 주춤했다. 반면 전출자는 2017년 3998명, 2018년 5357명, 2019년 5596명, 2020년 5155명, 2021년 5683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15일 기준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3016명 많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향후 인구 유입 요인도 거의 없어 인구 감소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혁신도시 내 공동주택 개발 계획 중 2200여 세대가 들어서는 부영아파트 3개 단지 부지 건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영아파트 B7(760세대) 구역은 감리 등까지 완료했지만, 회사 사정에 의해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C6(729세대)·C7(797세대) 구역은 사업 계획 허가만 받은 채 착공 신고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또 부영그룹(부영주택)이 지난 2019년 8월 골프장을 한국에너지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하고 남은 부지 개발도 지지부진하다. 부영 측은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나주시에 신청했지만 최대 1조원의 막대한 개발 이익이 예상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인근 축사 악취 민원과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내 쓰레기 소각 등에 의한 불편도 인구 증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홀로 이주'와 인구 유출이 현실화한 데는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작업이 더디기 때문이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빛가람동에 추진됐던 '혁신 IT·에너지고' 신설은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인근 광주와의 대중교통편은 4개 버스 노선만 운영 중인 데다 배차 간격도 길어 이용객의 불편이 크다.

빛가람동 내 상가 공실률도 수년째 70%에 달하면서 즐길거리 등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빛가람동 주민 A씨는 "놀이시설이 없어 아이를 키울 환경이 되지 않고, 생활SOC복합센터는 짓는다는 말만 하고 착공도 안 하고 있다"며 "마땅한 체육시설도, 놀거리도, 특별한 맛집도 없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이 떠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손을 놓은 데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정주여건 개선 노력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이진우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이전기관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정부가 국토 균형 개발을 위해 혁신도시를 만들어만 놓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는 너무 무책임하다. 인구 4만여명이 되어가는 혁신도시에 제대로 된 도서관 하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만큼 광주·전남이 함께 예산을 마련하고 발전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데,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시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분위기도 있다"며 "혁신도시를 광주·전남의 혁신을 위한 '상생 발전 도시'로 만든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