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길 트랜스 남산 트랜스 - sowolgil teulaenseu namsan teulaenseu

새벽 1∼5시까지 성매매 나서는 이들만 25∼30명 달해
막노동하는 사람부터 대기업 간부까지 찾는 사람 많아

지난 2월 17일, 이날 취재진은 ‘그동안 남의 눈을 피해 은밀히 이뤄졌던 불법 성매매가 남산순환도로 주변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에 따르면 불법 성매매는 새벽 1시부터 5시 사이에 활발히 이뤄지며, 이에 관련된 여성들은 20∼25명 정도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성매매 여성들이 온전한(?) 여성이 아닌 아랫부분에 칼을 댄 트랜스젠더라는 것. 지난 2월 18일 문제의 장소로 찾아간 취재진은 불법 성매매 현장을 포착, 관련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남산 일대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건수는 약 60여건이다. 운 좋게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한다면 남산은 가히 쾌락과 돈을 쫓는 ‘욕망의 해방구’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18일 새벽 1시께 취재진은 관련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남산순환도로 주변을 찾았다. 본격적인 소월길의 시작인 남산 2호 터널 상단으로 들어서자 남산식물원 방향에 서있는 한 중년 여인이 취재진의 레이더 망(?)에 포착됐다.

막차로 보이는 버스가 지나갔는데도 그녀는 정류장에 남아있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린 듯한 낌새였다.

게이 스트리트?

취재진은 관련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남산순환도로 주변을 시찰했다. 그 과정에서 한 중년 여성이 서행하는 취재차량을 향해 “오빠”라며 적극적(?)으로 호객을 시도하기도 했다.

새벽 2시경,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드문드문 꽤 많은 수의 여인(?)들이 도로변에 서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1시가 넘어가자 남산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20∼30대 여인으로 보이는 이로부터 시작해 얼핏보아도 50대 아줌마로 보이는 남루한 차림의 중년 여성들까지 하나 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H호텔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몇 번이나 게이로 짐작되는 이들이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인 혹은 근거리에 짝을 이뤄 모여있는 무리에 쉽사리 접근할 수는 없었다. 이는 그들이 이미 언론에 몇 차례 노출이 된 상태라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긴장감에서 취재진을 의식한 듯 했다.

그들은 이따금 서행하는 차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몇 번이고 같은 차가 다시 오면 차종을 기억해놨다가 다급히 엉뚱한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0분이 가량이 지나서야 H호텔 부근에 혼자 있는 여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남산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젊은 여인이 혼자 걷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돼 고개를 갸우뚱했을 법했다.

취재진은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점차 줄여갔다. 그가 걷고 있는 우측 도로 변으로 차를 붙여 운전했으나, 30km 이상의 속도에서 얼굴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서행을 했다면 대번 눈치를 챘을 것이 분명했다. 여장남자를 지나친 취재진은 백밀러를 통해 여장남자의 동향을 살폈다.

취재진은 여장남자가 있는 곳의 약 20m 앞에서 비상등을 켜고 정차했고, 그는 취재진의 차로 다가왔다. 창문을 내리고 그를 기다렸다.

불법 성매매

여자 같기도 하고 남자 같기도 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30대 중반의 이 여성은 “두 명이서 40만원, 이대 일로”라며 취재진의 동향을 살핀 뒤 “싫으면 말어”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급히 다른 차로 옮겨 한참동안 얘기를 나눴다.

남성이 남성을 상대로 어떻게 2:1의 성행위가 가능한지, 1인 20만원이라는 가격이라면 수집한 정보보다 2배 가량 비쌌기 때문에 내심 의문점이 가시지 않았다. 다른 이를 만나고 하나의 의문이 풀렸는데, 그는 1인 10만원이 남산 평균 가격이라고 못 박았다.

소월길 중반 버스 정류장에서 또 다른 여장남자가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에 취재진은 그를 지나쳐 비상등을 켠 채 주변에 차를 세웠다.

차량에 2명이 탑승해서 일까? 그들은 좀처럼 취재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이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시도를 해 보았지만 그 또한 2명이 승차한 것을 확인하자 황급히 꼬리를 감추고 자리를 떴다.

H호텔 입구 내리막길에는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게이들은 이를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단지 불규칙한 간격으로 다른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는데, 순찰차의 경광등이 보이면 그들은 걷기 시작하거나 몸을 숨겼다.

하지만 순찰차가 자리를 뜬지 5∼10분 정도가 지나자 그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호객행위를 위해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게이와 중년 여성이 단속에 적발됐음에도 그들은 단속에 대해 형식적으로 잠깐 몸을 숨기는 모습만을 보일 뿐이었다. 이렇듯 남산 소월길은 명실공이 한국판 ‘게이스트리트’라는 오명을 쓰고 성을 매매했다.

취재진이 소월길을 훑어본 결과 박카스 아줌마는 소월길 초입에서 건너편 테니스장과 남산타운 아파트 초입까지 넓게 위치하고, 게이들은 소월길 오르막부터 중반까지 분포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숫자로는 중년 여성과 게이가 비슷해 보였다. 자리를 비웠다 다시 등장하는 이들까지 총 10명 정도씩 20명 가까운 이들이 성을 팔고 있으며,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도 있었다.
또한 게이들은 H호텔 인근 소월길에 위치하면서 주로 성매매 남성의 차안에서 성행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1:1의 직접적인 항문 성교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대부분 하루에 1∼3건의 성행위를 한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평균적으로 한달 기준 300만∼400만원의 돈을 번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시되는 것은 남성의 성이 팔린다는 점 외에도, 안전치 않은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곳 여장남자들은 보건기관의 검진과는 거리가 멀다. 즉, 구매자까지도 성병과 에이즈의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태원 게이 빌리지

지난 2월 19일 늦은 11시, 이태원 소방파출소 골목의 유흥가. 이태원의 밤은 미군기지 이전과는 관계없는 듯 다국적 인종들로 채워졌다. 이태원 2동에 거주하는 박문배(42·가명)씨에 따르면 90년대 말 이태원에 게이가 급증했는데, 종로통 낙원상가 인근에서 활동하던 동성애자들이 ‘인권’을 부르짖으며 이태원으로 몰려든 결과라 전했다.

그래서 인지 이곳의 간판에는 ‘트랜스’라는 단어가 버젓이 깜박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동성애자 커플은 “(자신들이) 평범한 것과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모 연예인이 연예계 데뷔 전 일을 했다는 Y업소를 찾았다. 업장은 어두운 조명 톤에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부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술자리 주변의 바에는 속옷을 입지 않은 듯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은 트랜스젠더가 활보하고 있어 손님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이곳에는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이들의 스트립쇼가 있는데 공연이 끝나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팁을 챙긴다. 팁을 얻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테이블에 올라와 양다리를 적나라하게 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이곳에서 쇼를 하는 이들은 성전환 수술을 끝마친 이들이다, 눈으로 확인하라’는 말을 행동으로 하는 듯 했다.

자칭 트랜스클럽 마니아라는 데이빗 정(35·가명)씨는 “트랜스젠더와 2차도 나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에 이끌려 쪽문으로 나가는 트랜스젠더의 모습이 목격됐다.
씨티조이넷

트랜스젠더 에이즈 관리 허점

유흥업 종사자로 분류되지 않아 보건당국의 검진 피해
항문성교는 에이즈 감염 가능성 높아… 예방만이 필수

많은 사람들은 ‘동성연애를 하면 에이즈에 걸린다’며 이태원을 꺼린다. 하지만 에이즈는 성관계와 수혈, 약물투여 등의 다양한 감염경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성행위에 의해서라면, 동성뿐만 아니라 이성간의 성행위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이에 에이즈 전문가들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에이즈에 대한 1차 적인 예방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에이즈 감염인으로 판명 받으면, 보건소에서는 감염자를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에 의해 관리한다. 현행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이하 에이즈예방법)은 에이즈 감염자의 유흥업소 취업을 금하고 있으나, 유흥업소 종사자를 여성으로만 규정하고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에이즈예방법에 따르면 유흥업소 종사 여성은 6개월에 한번씩 AIDS 정기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유흥주점으로 등록된 곳의 여종업원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또 “유흥업소 여성의 경우 대부분 검사를 받지만, 남성의 경우 개인적으로 검진을 받는다. 받는 남성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어 동성애에 무방비로 노출된 이태원의 심각성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O채팅 사이트에 이태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에이즈에 감염된 트랜스젠더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곳 사이트에는 이태원에 거주하는 트랜스젠더가 낯선 남성을 골라가며 하룻밤을 즐기는데, 아무래도 그가 에이즈 감염자 같다는 얘기다. 이곳 사이트에는 ‘이반/트랜스 방’이 따로 있어, 일반인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문성교에 대해 “항문과 직장은 여성의 질과 달라 수축과 이완이 잘 되지 않아 미세한 혈관들이 파열되기 쉽다”며 “필히 콘돔을 사용하고, 수용성 윤활제를 사용해 사전에 대비하는 방법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씨티조이넷 기획취재팀

에이즈 감염자 성관계 비상
에이즈 걸린 S씨 전국 돌며 여성들과 관계해 구속

지난달 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린 남성이 인천과 전주, 제주 등지를 돌며 이성과 성관계를 가져 파장을 일으켰다. 문제의 S씨(26)는 여성 손님을 상대하는 호스트바(호빠)의 남성 접대부로 일해 왔다.

S씨는 지난 2000년 군 입대 후 신병훈련소에서 에이즈 환자로 판명 받아 감염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성관계를 가져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S씨는 보건당국에 에이즈 감염자로 등록되어 있지만, 생계를 위해 호스트바 등 유흥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S씨와 같은 호빠 선수들이 에이즈에 감염됐을 경우,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건소에서 관리를 한다.

하지만 S씨처럼 자신이 숨길 마음을 먹는 경우에는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가 따르지 못한다. 이는 건강검진을 받는 유흥업소의 접객원은 ‘여자’로 한정지어진 시대착오적인 법규 때문이다.

홍익대에서 만난 대한에이즈예방협회 김명숙(43) 소장은 “에이즈는 현재 증식억제제가 개발돼있어 ‘에이즈에 걸리면 바로 죽는다’는 정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일부 언론이 S씨 사건에서와 같이 에이즈 감염자를 사회의 음지로 내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태원에서 만난 동성애자 김희중(24·가명) 씨는 “트랜스젠더 출신 연예인이 인기를 얻고 있는 등 트랜스젠더의 지위와 성정체성이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많다”며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게이를 에이즈 환자로 취급하는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김씨의 손을 잡고 있던 그의 애인은 “단순한 신체 접촉으로는 성병이나 에이즈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자신들에 대한 시선이 거두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랜스젠더 가수가 연예계로 진출하는 등 동성애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사뭇 관대해졌다. 이와 함께 종로와 이태원으로 국한됐던 동성애자의 영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동성애자, 트랜스젠더는 사회적 약자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대중의 시선이 그들을 음지로 숨게 만들수록 동성간의 성 문제는 더욱 음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조이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