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사실 서평 - bulpyeonhan sasil seop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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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교양서’의 팩트 체크

2021.07.03 03:00 입력 2021.07.03 03:01 수정

한윤정 전환연구자

두 달 전, 지인이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 링크를 보내주면서 “전환연구자라면 이런 책 정도는 읽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북극곰은 잘 살고 있다: 환경전문가의 온난화 종말론 반격’이라는 제목의 서평 기사였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묵시록적인 경고와 암울한 전망에 대해 제동을 거는 교양서”로 소개된 책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부키)과 <불편한 사실>(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지음, 박석순 옮김, 어문학사)이었다. 계속 마음에 담아두다가 그중 한 권인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최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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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정 전환연구자

<불편한 사실>을 뒤로 미룬 건 판단하기 힘든 전문성과 또렷한 정치색 때문이다. 역자인 박석순 전 이화여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전문가인데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수치와 지구온난화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12만년 전에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지금보다 낮았는데도 8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200년만 보면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역사로 보면 현재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고 다소 추운 시기”라고 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탄소감축에 나서는 이유는 “20여년 전 지구온난화가 처음 제기될 때만 해도 이런 데이터를 몰랐던 데다 미국 민주당이 앨 고어 등의 영향으로 이 문제를 자신들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과학과 정치를 뒤섞는 태도는 책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 그레고리 라이트스톤이 소속된 기관인 콘월 얼라이언스는 자유시장경제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단체이다.

더 큰 문제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다. 출간 한달 만에 9쇄를 찍었고 지금도 대형 인터넷서점의 사회과학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칭찬일색의 댓글 서평 수십 건에는 대부분 만점에 가까운 별점이 달렸다. 교양서를 주로 내온 도서출판 부키의 공신력과 마케팅 파워가 책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했을 테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원제 Apocalypse Never)은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2018년 IPCC 1.5도 특별보고서 발간 이후 1.5도라는 숫자는 인류의 사활이 걸린 마지노선이 됐고 이로부터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세워지면서 사회 전체가 엄청난 압박을 받는 게 사실이다. 급작스러운 분위기 반전 속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싶은 심리가 이 책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저자인 마이클 셸런버거는 흔히 통용되는 상식을 하나씩 뒤집는다. 환경이 아무리 악화돼도 인간은 적응할 수 있다, 아마존은 파괴되지 않았으며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지도 않는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큰 문제가 아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은 없다, 석유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공장을 많이 지어야 숲이 보호된다, 채식을 하면 오히려 환경을 망친다, 전력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방사능 폐기물이 가장 안전하다 등등.

반어법이 아니다. 그의 주장은 명확하다. “경제가 발전하면 환경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되며 그러려면 원자력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면의 진실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그가 비판하는 환경종말론 못지않게 너무나 단순한 그의 주장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다. 당연히 지난해 미국에서 원서가 나오자마자 가디언, LA타임스 등에 비판이 실렸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맞는 데이터만 골라 제시하는 ‘체리 피킹’이라는 것이다.

번역서는 그런 정보를 감추고 책을 과대 포장한다. 표지에는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이라는 와이어드 매거진의 평가를 실었다. 이 문구는 이 책이 아니라 2008년 출간한 <돌파하라(Break through)>에 대한 것이다. 그는 2003년 이전부터 천연자원의 무제한 사용, 기술 개발, 자본 축적을 옹호하는 자칭 ‘에코모더니스트’였다. 30년 넘게 기후환경운동을 해왔다고 소개됐지만 그중 20년은 기후환경운동을 비판해왔다.

이 책은 ‘팩트 체크’ 형식으로 쓰였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하는데 알고 보면 그게 아니다’라는 논법이다. 그러나 팩트 체크 역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요즘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짜 출판물에 대한 경각심은 거의 없다. 양식 있는 출판사와 편집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교양서도 팩트 체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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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다시 고개드는 기후 변화 회의론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불편한 사실》
https://wspaper.org/m/25758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부키, 664쪽, 22000원),은 국내에 ‘찬핵’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마이클 셸런버거가 2020년에 쓴 책을 번역한 것이다. 셸런버거는 문재인 정부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내 ‘탈핵’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국내 우파 언론들은 셸런버거를 ‘〈타임〉지가 선정한 환경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핵발전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라는 그의 주장을 대서특필했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은커녕 미국과 함께 핵발전소 수출을 추진하고 소형핵발전소(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지금, 그의 책이 출판된 것은 문재인의 개혁 배신으로 우파의 사기가 올라간 현실을 보여 주는 한 사례일 것이다.

셸런버거는 기후 변화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그 원인이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다만 기후 변화의 위험성이 과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종말은 오지 않는다’(Apocalypse Never)이다.

책의 1장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에서 저자는 오늘날 기후 변화의 효과로 거론되는 현상들(산불, 해수면 상승, 식량 위기, 산불 등 자연재해)이 기후 변화와 별 관계가 없거나 과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셸런버거는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이 저절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먼저 이런 전망에는 아무 근거가 없다.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석탄·석유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천연가스도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다. 천연가스가 석탄·석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되면 탄소 배출량도 늘어난다. 미국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는 값싼 천연가스 공급이 한 요인이 됐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2007년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는 불황이 훨씬 큰 영향을 끼쳤다.

물론 인류가 멸종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고통이 특히 빈국과 선진국의 하층민들에게 닥쳐올 것임은 분명하다. 셸런버거는 뭐라고 할까?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는 이미 어딘가에서 발생해 온 문제들이다. 인간 사회는 그런 문제를 겪고, 회복했으며, 적응해 나갔다.”(60쪽)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집단면역’을 갖추자며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 위험에 방치한 일부 지배자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
셸런버거는 일부 환경운동 지도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꼬집으며 물타기를 시도한다.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사람들이 정작 화석연료 기업들한테 후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셸런버거가 주로 예를 드는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 등은 오늘날 기후 변화 운동 등을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단체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부르주아 환경(자연)보호론자들의 관심사(자신들이 등산이나 스포츠를 즐길 산이 파괴되는 것에 반대하는)에서 출발한 단체로 진보적 성격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런 단체들이 “자연 보호를 내세워 원주민들을 쫓아내는 정책을 촉구하고 추진했다”는 사실이 오늘날 기후 위기 반대 운동의 대의를 깎아내리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적지 않은 환경 엔지오 단체들이 문제 의식 없이 기업들한테 후원을 받는 관행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그런 일은 해당 단체의 입장과 실천에 악영향을 주며, 운동의 대의를 훼손하려 하는 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핵무기 찬양
셸런버거는 환경 운동가들이 핵발전소와 핵무기를 구별하지 못하고 둘 다 반대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핵발전과 핵무기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핵발전소에서는 궁극적으로 핵무기 원료가 생산된다.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만들어 세계 곳곳의 핵발전소를 감시하는 이유다.

또 핵연료를 다루는 기술(과 각종 제도·시설·인력 등)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에 필수적이므로 핵발전을 도입·유지하는 것은 핵무기 개발을 준비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셸런버거 자신이 핵무기 찬양으로 기울어 일구이언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핵무기는 전쟁을 막고 끝내기 위해 개발되었다. ... 지금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으며 ... 핵무기를 없애기 위한 시도는 재앙에 가까운 쓸데없는 갈등으로 치닫곤 했다. ... 핵무기의 존재를 직시하는 것, 그리하여 우리가 멸망할 수 있고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불안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547쪽)

핵무기의 위력이 핵보유국들 사이에 정면 충돌을 머뭇거리게 하긴 한다. 그러나 과거 전쟁들에서도 지배자들은 자국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을 알고도 전쟁을 벌였다. 자국의 세계적 지위와 자국 자본가들의 이윤을 지키려고 말이다. 오늘날 팬데믹과 기후 위기의 위험을 직시하면서도 그 해결책을 미루는 자본가들이 ‘인류를 위한다는 착각’이야말로 위험한 것이 아닐까?

채식, 인구, 탈성장
교활하게도 셸런버거는 일부 근본 생태주의자들과 환경운동 지도자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기후와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운동 전체를 폄훼하려 한다.

나오미 오레스케스는 유명한 책 《의혹을 팝니다》에서 이처럼 사실과 거짓을 뒤섞어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짓을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일부 ‘과학자’들이 담배의 유해성을 부정하고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데에서 이런 수법을 즐겨 사용해 왔다.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중요한 한 경로다. 특히 거대 농축산 기업들은 농장을 건설하려고 산림을 파괴하고 가축을 가혹한 환경에 내몰아 이윤을 늘려 왔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도 늘었다. 그러나 이런 환경 파괴가 인구와 생산량 확대의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세계식량농업기구의 발표만 보더라도 농법과 기술 개선으로 농업의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대안은 세계 인구 전체를 먹여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이윤 논리 탓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구 증가 때문에 기후와 환경이 파괴됐다는 주장은 사실도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와 이 체제의 수혜자들이 만든 문제의 책임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논리일 뿐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멜서스의 주장을 비판하는 데 그토록 공을 들인 이유다.

안타깝게도 기후 운동 내에는 이런 문제적 관점들이 강력하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접해 보지 못한 청년과 노동자들은 생태주의적 탈성장론과 자본주의적 성장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잘못된 압력을 느끼기 쉽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노동계급과 하층민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전자의 주장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셸런버거가 운동을 비난하며 파고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저에너지 농경 사회로 돌아가자는 퇴행적 움직임으로 지금까지 이룩한 발전을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538쪽)

개혁주의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무능은 혼란을 가중시킨다. 노동조합과 개혁주의 정당의 지도자들은 노동계급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기층 노동자들이 기후 운동의 일부가 되도록 진지하게 조직하기보다는 자신들이 기후 집회의 연단에 올라 한마디 거들거나, 운동에 대한 재정적 후원 정도를 ‘노동’의 구실로 제한해 왔다.

실제로 일부 개혁주의자들은 더 나아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지키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도 되는 양 주장하기도 한다. 도덕주의적 호소의 폐해이기도 하다.

얼마 전 ‘정의로운 전환’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 활동가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정규직의 임금을 온전히 보전해 주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하에서 정규직만 계속 많이 받는 상황이 될 텐데 이를 용납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주장했다. ‘기존의 임금을 유지하는 것’이 불평등을 고착화시킨다는 주장으로 사실상 지금의 임금이 문제라고 말하는 셈이다.

좌파가 늪에 빠진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꽁무니만 쫓는 것은 셸런버거 같은 자들이 목청을 키우고 관심을 끌 수 있는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셸런버거의 책을 번역한 노정태는 진보신당의 청년 당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경향신문〉 칼럼을 쓰다가, 지금은 《신동아》와 〈조선일보〉에 자주 기고하는 우파의 아이돌이 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핵발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기울었는데, 이후 빠르게 우경화했다.

역자 후기에서 노정태는 셸런버거와의 만남을 돌아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셸런버거가 노정태의 야망을 매우 빨리 간파한 듯하다.

“그(셸런버거)는 내(노정태) 경험을 ‘영웅의 경로’로 그려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 이 책은 내 인생의 책 중 하나다. 앞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심지어 출간되기 전부터 내게는 그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571~573쪽)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오늘날 중도 정치세력의 개혁 배신에 실망한 청년들에게 우파적 진로를 제시하는 책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기업주들의 언론이 이 책을 추천하고 아마존, 반스앤드노블 등 대형 서점들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도 문재인의 탈핵·탈석탄 공약 폐기는 찬핵론자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후 위기를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갈 계기로 삼으려는 자본가들은 일종의 양동 작전을 펴는 것이다.

또 다른 책인 《불편한 사실》(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어문학사, 251쪽, 18000원)은 미국 이산화탄소 연맹의 회장이자 악명높은 하트랜드연구소 자문위원인 그레고리 라이트스톤이 2020년에 쓴 책이다. 하트랜드연구소는 담배 기업들의 돈을 받으며 담배의 유해성을 부정하는 ‘연구’들을 발표하고 화석 연료 기업들의 돈을 받아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목소리를 내 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프레드 싱어가 있다.

책을 번역한 박석순 교수는 이화여대 환경공학과에 재직 중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이 일으킨 기후 변화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한다. 따라서 셸런버거의 책에 비해서는 순도 높은 거짓말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덜 헷갈린다.

그레고리 라이트스톤이 펴는 주장들은 비교적 잘 알려진 것들로 일부는 셸런버거의 책에서도 거론된다. 예컨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이 잘 자라고 그래서 다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 등이 있다. 주요 주장들과 진실은 아래 정리했다.

《기후 위기, 과학이 말하다》(존 쿡, 청송재, 19000원)와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마이클 만, 톰 벨스, 미래인, 13000원)은 이런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진실, 혹은 거짓?
▲ 지구온난화는 1998년에 멈췄다 : 1998년은 유난히 엘니뇨가 심한 해였다. 즉 매우 더운 해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2010년까지 추이를 그려 보면 정말로 멈춘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2014~2020년까지 7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들로 기록돼 이런 주장은 파탄났다.

▲ 남극 얼음은 두꺼워지고 있다 : 일부 지역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기후 변화는 지구 전체에 똑같은 효과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더 많은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는 증거는 넘쳐난다. 남극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점점 더 많이 녹아내리고 있다.

▲ 온실가스보다 태양과 공전궤도 변화가 더 큰 영향을 준다 : 온실 효과는 낮보다 밤이, 여름보다 겨울이 온도 상승폭이 크다. 태양의 변화는 반대다. 현재 태양 활동이 약화되는데도 지구 기온은 오르고 있고, 밤과 겨울의 온도 상승폭이 큰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미량의 원소일 뿐이다 : 미량의 원소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약이나 독을 생각해 보라.

▲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수증기다 : 맞다. 그러나 수증기의 양은 대기의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이산화탄소가 늘어 대기가 따뜻해지면 수증기도 늘어 기온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낸다.

▲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량 생산이 증가한다 : 그런 효과는 있다. 그러나 식량 생산은 이산화탄소 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뭄이나 홍수가 잦아지면 흉작이 될 수 있다.

▲ 미국 자연과학자 3만 1000명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 가설을 반대한다 : 그런 청원운동이 있었다. 그러나 3만 1000명은 미국에서 자연과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의 0.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서명자 중 기후 과학자는 전체의 0.1퍼센트밖에 안 된다. 반면 기후 변화와 관련된 논문의 97퍼센트는 인간이 기후 변화를 초래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 중세에도 온난기가 있었다 : 일부 지역의 기온이 높긴 했다.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화산 폭발이 잦아든 효과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효과가 없고, 중세 때 전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낮았다.

▲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를 꾸며낸 편지들을 주고받았다(기후게이트) : 두 나라에서 아홉 건의 독립된 수사가 있었지만 거짓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메일을 폭로한 사람들이 일부 표현과 문장을 맥락에서 떼어내 왜곡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