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유인 사례 - gyeongjejeog yuin salye

입력 2014.03.21 18:04
수정 2014.03.21 18:04 생글생글 421호

경제적 유인 사례 - gyeongjejeog yuin salye

두 가지 교육 방식의 부모가 있습니다. 첫째 방식은 시험을 잘 보라고 윽박지르는 부모입니다. “이번 시험을 잘 못 보면 각오해”라고 엄포를 놓는 부모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방식은 돈이나 선물로 유혹하는 부모입니다. “이번 시험을 잘 보면 OO을 사줄게”라고 말하는 부모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유인으로 활용해 시험을 잘 보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경제에서도 옛날에는 첫 번째 방식을 많이 썼지만 요즘에는 두 번째 방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경제에서는 어떤 유인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선택 바꾸게 하는 인센티브

유인 또는 경제적 유인을 영어로 하면 인센티브라고 합니다. 인센티브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선택을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마부가 말을 잘 다루기 위해 채찍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말이 움직인다면 채찍이 유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바꾸려고 할 때마다 매를 드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돈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자 에어컨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야간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볼까요. 이때 회사가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야간작업을 하게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대신 회사는 야간작업을 하면 추가로 수당을 더 많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이 제안을 받은 근로자들은 자발적으로 야간작업에 나설 것입니다. 이때 추가로 주는 수당이 바로 인센티브, 즉 경제적 유인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해 선택을 바꿉니다.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불만을 듣고 AS를 강화하는 것은 이윤이라는 경제적 유인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윤이라는 경제적 유인이 없다면 기업은 좋은 상품을 개발하거나 고객의 의견을 잘 들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것입니다.

과거에 기업들은 사무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근로자가 열심히 일하는지 감시해서 강제로 일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경제적 유인을 통해 근로자의 의욕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기여하는 노력과 성과에 따라 연봉을 달리 지급할 수도 있고 회사가 이윤을 많이 얻었을 경우 성과급(보너스)을 지급해 근로자들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것 등이 모두 경제적 유인을 이용하는 예가 됩니다.

쓰레기 종량제·범칙금 등

정부도 국민의 경제적 활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사람들이 경제적 유인에 반응하는 경제원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과속 운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쓰는 경제적 유인은 곳곳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단속과 범칙금을 피하려는 운전자는 운전 속도를 줄일 것이고 과속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감소합니다.

쓰레기 종량제나 전력 요금 누진제는 사람들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경제적 유인입니다.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부담금을 내야 하므로 소비자들은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집안에서 쓰레기 양을 줄이려고 노력하며 결과적으로 우리 주변의 환경이 깨끗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부담금이나 벌금이라는 경제적 유인을 쓰는 사례들이었습니다. 반대로 정부는 바람직한 행위를 더 많이 이끌어내는 정책도 사용합니다. 보조금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염병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예방주사 접종 비용을 대신 지급해줍니다. 접종 비용이 무료이므로 예방 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안전하게 전염병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요의 증가’ ≠ ‘수요량의 증가’

어느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의 마음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이 가격일 것입니다.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없던 물건이라도 가격이 내려가면 마음이 움직여 사려는 마음이 생기니까요. 또 평소에 즐겨 사던 물건이라면 가격이 내려갈 때 1개만 사지 않고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상품의 가격이 상승할 때 기업은 그 상품을 더 많이 팔고 싶지 않을까요?

수요는 소비자들이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사려고 하는 욕구입니다. 그럼 수요의 증가와 수요량의 증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학교 앞에서 떡볶이를 팔고 있는 분식집이 있다고 할게요. 이 분식집은 떡볶이 1인분 한 그릇을 1000원에 팔고 하루에 100그릇을 팝니다. 이때 100그릇을 수요량이라고 부릅니다.

경제적 유인 사례 - gyeongjejeog yuin salye

즉 수요량은 어떤 가격에서 소비자들이 사려는 양을 말합니다. 경제에서는 수요와 수요량은 조금 다른 뜻으로 사용하므로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만약 떡볶이 가격이 900원으로 내려 학생들이 떡볶이를 110그릇 사먹는다면 수요량이 증가한 것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한다면 떡볶이 수요량은 감소할 것입니다.

한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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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중학교 교사 김씨는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incentive)에 반응한다’는 주제로 수업을 하고자 한다. 수업 주제가 현실에서 나타난 사례로 가장 적합한 것은?

(1) 프랑스 핸드백 회사 A사가 핸드백 가격을 10% 인상하자 판매량이 20% 증가했다.
(2) 중학생 갑돌이의 학급에서는 지각한 학생들에게 벌금을 걷기로 한 후 오히려 지각생의 수가 20% 늘어났다.
(3) 음료회사 B사는 음료수 수익의 일부를 아프리카 어린이들 식수 공급에 사용한다는 광고를 하고 나서 매출이 20% 늘었다.
(4) C시에서는 시민 각자가 배출한 음식물쓰레기양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한 후 음식물쓰레기가 30% 감소했다.
(5) 대학생 영희는 TV 홈쇼핑 채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며 구매를 망설이던 중 화면에 품절임박이라는 문구가 나오자 재빨리 상품을 주문했다.

해설 경제적 유인(incentive)은 처벌 가능성이나 보상 등과 같이 사람을 행동하도록 만드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보기 ④의 C시에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한 후 음식물쓰레기 양이 감소한 것이 바로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 것이다. 보기 ①은 베블렌 효과(과시성 소비)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고 보기 ⑤는 충동적 구매 사례로 경제적 유인에 의한 소비가 아니다. 정답 (4)

문제 경제적 유인의 사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OO시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였다.
(2) □□전자는 문제가 있는 제품을 무상으로 수리해 주었다.
(3) △△회사는 월급제를 바꿔 판매한 물건의 수량에 따라 수당을 주었다.
(4) ◇◇나라는 공연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5) 생산량 100개를 채우면 보너스를 주겠다는 제안에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했다.

해설 합리적인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에 따른 이득과 비용을 비교해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쓰레기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으로 쓰레기 양을 줄이는 것, 보너스로 근로자가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것 등이 경제적 유인이다. 공연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은 도덕적 설득에 가깝다. 정답 (4)

나는 카페에 갈 때 항상 개인 텀블러를 지참한다. 빈손으로 가볍게 가도 될 카페에 굳이 번거롭게 텀블러를 들고 가는 것이 귀찮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꼬박꼬박 텀블러를 손에 쥐고 카페로 향한다. 그 이유는 내가 환경 문제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죽어있는 해양 생물들의 사진을 보았고, 그 사진들이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그날 이후로 텀블러를 구매해서 들고 다니게 되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플라스틱과 기타 쓰레기들은 해양 생물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인간에게도 치명적이다. 재활용 또는 소각되지 못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매립되거나 아무렇게나 버려진다. 이것들은 그대로 지하수 그리고 해양으로 흘러 들어가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이를 생선 같은 해양 생물들이 먹게 되고, 이 생물들이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게 되면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내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은 환경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개인적인 행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해 주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내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경제적인 유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스타벅스는 음료 한잔을 마실 때마다 별(도장)을 하나씩 적립해주는데, 이 별 12개를 모으면 무료 음료 쿠폰 한 장을 받을 수 있다. 즉, 열두 잔을 마시면 한 잔이 공짜라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 텀블러를 지참하고 음료 한 잔을 마시면 별 두 개를 적립해준다. 즉, 여섯 잔을 마시면 한 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게 된다. 쿠폰을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텀블러를 지참할 유인을 주고 있는 것이다.

카페 음료 가격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나와 같은 개인 경제주체의 행위는 이러한 시장의 경제적 유인에 따라 변화한다. 환경보호를 위한 생각으로 텀블러 사용을 시작했지만, 이러한 경제적 유인이 없었다면 꾸준하게 텀블러 사용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일회용품 사용 관련한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2022년에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는 것이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란 커피 전문점 등에서 소비자가 음료를 플라스틱 컵 등과 같은 일회용 컵으로 주문하면(테이크아웃을 하거나 카페에서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외부로 가지고 나가는 경우에 해당)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컵을 다시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제도가 이미 지난 2002년에 시행되었다가 2008년에 폐지되었다는 점이다. 일회용 컵 사용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회수율이 턱없이 낮았고,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결국 폐지되고 말았다.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겠다는 좋은 취지로 도입된 이 제도는 왜 실패로 끝났을까? 

그 이유는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환경적인 이슈만을 앞세워 무리하게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사람들은 행동을 할 때 비용과 편익을 고려하여 순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 따라서 일회용 컵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이상,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경제적 유인도 고려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 제도를 시행할 당시, 소비자들에게 패스트푸드점은 100원, 카페는 50원의 보증금을 받은 뒤 컵을 다시 가지고 올 경우 환불해 주었다. 그러나 컵을 반납한 뒤 보증금을 찾아가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었고, 이는 곧 낮은 일회용 컵 회수율로 이어졌다. 100원 남짓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수고롭게 컵을 가지고 매장에 방문하느니 그냥 버리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 제도가 폐지된 후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일괄적으로 책정된 보증금을 주고받는 형식이 아니라, 보다 더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소비자 개인이 텀블러를 가지고 매장에 방문하면 도장을 하나 더 적립해 주거나 가격을 깎아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내가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텀블러를 들고 카페에 가는 것도 바로 이 시장의 경제적 유인에 이끌린 것이다. 시장의 경제적 유인이 개인의 자발적인 텀블러 사용을 이끌어내었고, 이는 소비자에게 효용을 가져다줌과 동시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임으로써 환경보호까지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폐지되었던 보증금 방식의 제도가 부활한다. 환경부는 본격적인 정책 시행에 앞서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했다고 한다. 분명히 이전과는 달라진 보완된 제도를 들고나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새롭게 부활한 이 정책이 과연 과거와 다른 결과를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거의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이 정책에 경제적 유인보다 환경적인 이슈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는 정책이 시행된 후에 알 수 있겠지만, 과연 이전과 다르게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 단순히 환경적인 요소만을 고려하면 기대한 성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환경 이슈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경제적 유인에 반응하여 행동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환경 문제도 결국 합리적인 사람들과 관련되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