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질 수치가 낮은 이유 - jeonhaejil suchiga naj-eun iyu

[정심교 기자] 입력 2022.05.11 08.54

[건강 100대 궁금증] 〈10〉전해질의 건강 지표

우리 몸의 약 70%는 수분이죠. 몸속 수분에 녹아있는 이온이 전해질입니다. 전해질이란 수분에 녹아 전하를 띠는 물질을 일컬으며, 체액에 존재하는 모든 이온(ion)이 포함됩니다. 전해질은 체세포 안으로 영양소를 옮기고 노폐물은 배출시키며 체액의 산도(pH) 수치를 안정화합니다. 전해질은 몸속에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요, 이 균형이 깨지면 원인 질환이 숨어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과연 전해질 검사는 몸의 어떤 상태를 암시하며, 언제 받아야 할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열 번째로 전해질의 건강 지표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전해질 수치가 낮은 이유 - jeonhaejil suchiga naj-eun iyu

체액의 전해질은 항상성을 이루는데, 이 범위 안에서 대부분의 대사과정을 조절합니다. 전해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전해질 검사'는 전해질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각종 질병을 찾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해질 농도를 교정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전해질 배설을 조절하는 콩팥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울혈성 심부전이 있을 때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기 쉽습니다. 울혈성 심부전의 경우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 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가지 않게 되면 몸에서는 '체액이 부족하다'고 착각해 체액량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깁니다. 간경변, 요붕증(소변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질환), 구토나 설사가 전해질 불균형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치매 노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데, 물을 마시는 일을 잊어버려 그렇습니다. 맥주·음료를 한 번에 너무 많이 마시거나, 심한 다이어트, 편식도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해질 검사를 통해 측정되는 물질은 나트륨(Na+), 칼륨(K+), 염소(Cl-), 중탄산염(HCO3-) 등 4가지 종류의 이온입니다. 전해질 검사를 통해 체내 삼투압 농도 상태, 수분 상태 및 pH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주로 혈액에서 전해질 농도를 측정하지만 소변에서도 혈액 전해질 불균형의 원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트륨은 세포외액을 구성하는 주요 양이온으로서 체내 수분의 정상적인 분포와 세포외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트륨 수치는 신체의 수분 상태를 알립니다. 나트륨의 농도가 높으면 '탈수', 낮으면 '수분 과잉 상태'를 암시합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145mmol/L 이상이면 고나트륨혈증, 135mmol/L 이하이면 저나트륨혈증에 해당합니다.

고나트륨혈증은 물을 너무 적게 마셔 생긴 탈수로 대부분 유발됩니다. 고나트륨혈증이 심해지면 몸속에서 삼투압을 맞추기 위해 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해 세포가 팽창합니다. 고나트륨혈증의 대부분의 증상과 징후는 중추신경계에서 일어나는데 갈증, 흥분, 불안 등이 진행되고 심한 경우 혼수, 경련, 호흡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나트륨혈증은 '나트륨 소실이 증가'하거나 '과량의 수분 섭취'로 나트륨이 희석될 때 발생합니다. 나트륨 소실이 증가하는 경우는 설사, 과다 발한, 이뇨제 투여, 콩팥질환 등입니다. 체내 수분이 증가하는 경우는 과다한 수분 섭취, 심부전, 간 경화, 신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암, 일부 약물로 인해 항이뇨호르몬(ADH)이 과다 생성돼 수분이 콩팥에서 재흡수되는 양이 증가할 때도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정 항경련제, 항우울제, 이뇨제, 항암제, 소염진통제 사용이 노인에게서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의식장애나 경련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저나트륨혈증의 대다수는 동반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무력감, 피로감, 졸음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농도가 120mEq/L 이하일 때는 의식 장애,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칼륨은 전해질인 나트륨·염소·중탄산염과 함께 체내 수분의 양을 조절하고, 근육 수축을 자극하는 양이온입니다. 전신의 체액 내에 존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세포 내에 있으며 세포외액과 혈장에는 전체 칼륨의 2%만 존재합니다. 칼륨의 혈액 내 농도는 극소량이므로 적은 양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고칼륨혈증'은 신부전증이 있을 때 흔하게 동반됩니다. 신장은 칼륨 배설을 조절하는데, 칼륨을 과다로 섭취해도 콩팥 기능 장애가 없는 한 고칼륨혈증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아주 나빠져 있을 때 부적절한 칼륨 투여는 고칼륨혈증을 유발합니다. 몸속 칼륨의 배설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약물도 고칼륨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칼륨혈증은 암모니아의 생성·분비를 억제해 소변으로 암모니아가 배설되는 것을 감소시켜 대사성 산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저칼륨혈증'은 이뇨제를 투여한 경우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설사·구토 시에도 저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설사는 장을 통한 칼륨의 배설, 구토는 알칼리혈증으로 인해 콩팥을 통한 칼륨 배설의 증가가 주요 원인입니다.

칼륨 결핍이 일어나면 골격근, 심장, 신장, 위장관의 기능 장애가 발생합니다. 특히 신경근육계 기능 이상이 찾아오는데, 혈청 칼륨치가 2~2.5mEq/L이면 근육 무력증, 더 심해지면 근육 마비가 발생합니다. 호흡근이 마비되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칼륨혈증은 심장의 부정맥을 초래하고, 위장관 운동 감소로 인해 변비에서 장 폐색까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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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이온은 세포외액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는 음이온으로, 수분의 재분포, 삼투압 유지와 양이온-음이온의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합니다. 산-염기 불균형이 없는 상태에서는 나트륨 농도와 함께 증가했다가 감소합니다. 산-염기 불균형이 있을 땐 나트륨 농도와는 상관없이 염소 농도가 변할 수 있으며, 산염기 불균형을 의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염소는 장에서 흡수돼 소변으로 배출되며, 일부는 땀으로 배출됩니다.

'고염소혈증'은 혈중 나트륨의 농도가 증가하는 질환(요붕증 등)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탄산염이 체외로 소실돼 대사성 산증이 유발되거나, 과호흡으로 인한 호흡성 알칼리증이 유발된 경우에도 염소 농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저염소혈증'은 혈중 나트륨의 농도가 감소하는 질환에서 나타나며 구토, 위액 제거 치료 시 염소가 많이 감소합니다. 대사성 알칼리증이나 호흡성 산증이 있을 경우에도 염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염분소실성 신염, 애디슨병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산-염기 불균형을 초래하는 다양한 질환에서 중탄산염이 증가하거나 감소합니다. 총 이산화탄소는 혈액 내에서 주로 중탄산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중탄산염 검사는 전해질 불균형이나 산-염기 불균형을 진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해질 검사는 건강검진의 일부로 시행합니다. 또, 주치의가 '전해질 과잉'이나 '전해질 결핍', '산-염기 불균형'을 의심할 때 검사할 수 있습니다. 전해질 검사는 주로 팔의 정맥에서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지만 소변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온선택 전극법으로 이온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특정 이온을 선택적으로 투과하는 막으로 덮인 전극이 자극을 받으면 기준 전극과의 전위차가 생기는데, 이 전위차로 이온 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Tip. 전해질 검사의 정상 범위  

나트륨 혈청 136~142mmol/L

칼륨 3.7~5.3mEq/L

염소 혈청 98~111mmol/L

중탄산염 22~28mmol/L

도움말: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 국가건강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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