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의 별 줄거리 - paewang-ui byeol julgeoli

이 작품은 평소 자주 가는 만화가게 주인 아저씨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평소에 내가 만화를 고르거나 하면 이따금씩 작품으 추천해 주시는데 대부분 만화인데, 이번에는 특별히 무협소설을 추천해 주셨다.

남에게 무언가 추천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추천이라는 게 맘 편히 할수 있는게 아니다. 우선 나는 재밌게 읽었지만, 상대방이랑 취향이 다를 수 있어서 상대방은 재미없을 수 있는데, 내가 추천함으로 인해서 상대방이 부담을 가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나도 남에게 작품 추천을 잘하는 편이 아니고, 만화가게 주인 아저씨도 추천을 잘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아주 잘썼어. 재밌어. 좋아."라고 하시면서 추천해 주셨다. 그러니 어찌 흥미를 안가질수가 있으랴.

추천받은 '패왕의 별'은 우선 30권 분량이었다. 우선 맘에 들었다. 재미없는 작품이면 모르겠지만 재밌는 작품은 길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니 좋을수 밖에 없다.

연재는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N스토어, 조아라에서 2014년 7월 7일부터 2018년 3월 24일까지 약 3년 8개월 동안 연재된 작품이었다. 일반적인 무협 소설의 연재 기간은 잘 모르지만 30권 분량이니 길게 연재된 편인거 같다. 그리고 이미 팬 층이 두텁게 형성된, 무척이나 유명한 작품이었다.

책을 약 3주간에 걸쳐서 다 읽었다. 평일 저녁, 주말을 이용해서 읽었으니 그 3주동안은 꼬박 이 작품을 읽은 셈이다. 코로나 2차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던 나에게 아주 고마운 책이었다. 여름날 더위와 코로나로 바깥을 나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스토리의 재미로 더위와 답답함을 잊게 해주었으니 스토리의 재미와 밀도는 좋았다고 말할수 있을거 같다.

작품에 대해서 말하자면 몇가지가 있는데, 우선 장편이니 만큼 등장 인물이 많다. 1부, 2부, 3부에 걸쳐서 사천성 싸움, 천마검 백무회의 복귀와 절강성 싸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진정한 패왕의 별을 가리는 싸움을 하고, 그 가운데 인물들이 새로 등장하고, 바뀌고, 등장했던 인물의 성격이 달라진다. 이렇게 수많은 등장 인물들을 독자의 머리속에서 혼동없이 정리될 수 있도록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어려울 것 같은데, 이 부분만 보더라도 작가의 구성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무협 소설에서 흔치 않은 무술이 고강하지 못한 주인공이 나온다. 물론 무림서생 천류형 외에도 천마검 백무회도 주인공 격이니,백무회를 생각한다면 주인공이 무술이 고강하지 못하다는 말은 무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스포일러 지만) 결국은 패왕의 별이 천류영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을 때는 천류영이 가장 주인공이고, 그러므로 주인공의 무공이 고강하지 못하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 천류영은 표국의 쟁자수 출신으로 뛰어난 머리와 책략으로 고강한 무림인들의 전투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그게 점점 확장되어 간다. 책에서 묘사한 것과 같이 '하늘이 내린 책사'가 천류영을 표현하는 문구이다.

무술이 고강하지 못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대부분은 무협 소설은 독자에게 주인공이 결정적인 약점을 항상 가지고 있는 찝찝함을 느끼게 한다. 책의 장르가 무협이니 주인공은 항상 전장이나 결투에 등장할 수 밖에 없고, 전체 스토리를 책략과 전술로 전승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스토리상 너무 단조롭게 되어, 언젠가는 주인공이 무협이 약한 아킬레스건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스토리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패왕의 별'에서도 주인공 천류영은 약한 무공으로 인해 결정적인 어려움을 처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스토리에서는 독자에게 찝찝함을 주는 것을 많이 희색을 시킨다. 그 장치는 바로 주인공 스스로가 무협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 다른 고수들의 무술의 약점을 꿰뚤어 보고, 수비 위주의 무공을 익혀 절정 고수에게도 단기간은 자기 몸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또한 곁에 풍운이라는 초절정의 고수가 호위고 있고, 연인인 독고설 또한 고수로써 천류영과 독고설의 합격은 절정 고수를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여느 무술이 약한 주인공의 소설과는 다르게 무술이 약한 주인공때문에 마음 졸이지 않고 스토리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책은 무협의 틀을 이용한 정치 이야기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파 무리속에 있는 무림서생 천류영, 마교에서 천마대를 이끄는 백무회, 사파 사오주의 무상 손거문 모두 공통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자신들이 속한 조직의 정체성에 억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꿈꾸는 세상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 조직의 정책과 방향과 어긋단다고 할지라도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면서 조직내에서 반발을 맞이하고, 동조자를 얻고, 상대 조직과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나아간다.

천류영은 원래가 낮은 계층인 표국 쟁자수 출신이기에 기존 정파의 명분과 허세뿐인 논리, 무조건 마교, 사파를 무찔러야한다는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다. 천류영이 관심있는 것은 일반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림의 모습, 백성들이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어울릴 수 있는 무림을 만드는 것이다. 그 세상을 만들수 있다면 자신이 아니라 백무회, 사오주가 패왕의 별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백무회는 '마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마교이면서도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민심을 얻기 위해서이다. 진정한 패왕의 별은 단순한 최고의 강자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무림에서 최고수는 있어왔다. 하지만 그들을 패왕의 별이라고 부를 수 없다. 패왕의 별은 세상을 바꾸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세상은 다름아닌 민심이기 때문에 결국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자가 패왕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기존 마교의 정체성으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그러기에 새로운 마교의 모습을 꿈꾼다.

사오주의 무상 손거문은 사파 5개 집단의 공통 전인으로 그들 사파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패왕의 별을 꿈꾼다. 그는 그들 사부들의 염원, 연인 문상 야월화에 대한 사랑, 그동안 닦아왔던 무공에 대한 자부심으로 세상에 출도한다. 하지만 그는 꼭 사파가 패왕의 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지만 자기보다 무공이 강하고 민심을 얻는 강자가 나타나면, 자신은 패왕의 별이 아님을 인정하는 면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렇게 좋은 의미로만 패왕의 별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배교는 300여년간 무림 공적으로서 숨어지내던 한을 풀고자 패왕의 별이 되어 무림의 주류가 되고자 하고, 십천백지의 천존은 무림에서의 자신들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패왕의 별이 되고자 한다. 결국은 자신들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패왕의 별이라는 타이틀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무공을 키우고, 자신의 조직을 키우고, 타인, 타조직과 협력하고 배신한다. 완전 정치와 똑같다.

대만에는 김용이라는 걸출한 작가가 있다. 사조영웅전, 신조협조, 의천도룡기, 소호강호, 천룡팔부, 녹정기 등을 집필하여 현대의 무협이라는 장르를 만들었다고 해서 과연이 아니라고 명성을 얻었다. 나도 고등학생때부터 김용 작가의 소설을 보면서 무협이라는 세계를 상상하고, 그 세계의 일원으로써 꿈을 꾸었다. 무협 소설을 가장 좋아하는 단계는 직접 작품을 쓰는 단계라고 한다. 흡사 영화를 사랑하는 가장 최종의 단계는 감독으로 연출하는 것이라는 것과 유사하다.

서양의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세계관은 그냥 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서양의 고전 신화나 전례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것이다. 그에 반해서 동양적인 설화, 신화의 기반을 이루는 세계관은 무엇일까? 영화 '신과함께'에서 나온 저승의 세계관, 인과응보도 그 일부가 될수도 있겠지만, 무협이라는 세계관 또한 훌륭한 기반이 될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중국/대만의 것이라고 할지, 한국적인 것이라고 할지 구분하지 말고, 한자 문화권의 공통의 기반을 가진 나라가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유산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강호풍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서 읽을 것 같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 저자 : 강호풍

71년생. 가장 많은 인간들이 태어난 해에 묻혀서 태어났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잡식성으로 글 읽는 것을 좋아했고

끼적끼적 습작 같은 것을 즐기며 평범하게 자라났다.

작가라는 말보다는 재밌는 글쟁이, 이야기꾼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고,

술잔을 마주치면서 다양한 방면의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B형 남자라는 얘기를 들으면 화를 내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남자.

작가 강호풍은 한국 장르문학계에서 자신만의 색채가 뚜렷한 중견 무협 작가이다. 그는 정통 무협을 비롯해 코믹 무협, 무협 로맨스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영웅적 면모를 갖춘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굵직한 세계관과 잔잔한 웃음, 통쾌한 전개와 결말이 늘 깔려있다. 그런 강호풍의 신작 ‘패왕의 별’은 그가 지난 십 년 넘게 갈고 닦은 필력의 화룡점정이라 할 만하다. 작가가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청운의 꿈을 꾸며 썼던 처녀작을 십 년만에 꺼내어 치열한 고민 끝에 부활시킨 작품이다. 작품 안에서 펼쳐질 무인들의 뜨거운 행보에서 독자들은 강호풍 특유의 흡인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협 속에서 비추어 낸 현실에 대한 직언과 풍자는 모든 연령대에 공감을 끌어낼 것이라 믿는다. 재미와 감동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어려운 일이다.

■ 목차

패왕의 별

1부

1권

序章

제1장 네 가지 이유

제2장 검봉(劍鳳) 독고설, 그녀의 실수

제3장 전쟁의 서막이 오르다

제4장 아미파의 위기

제5장 천류영, 당신은 모르고 있군요

2권

제6장 물 없이 배수진(背水陳)을 치다

제7장 전장의 창, 늪에 빠지다

제8장 용호상박의 혈투

제9장 백운회 그리고 천류영, 엇갈리는 운명

제10장 그들은 사천 분타로 갔다

제11장 독고궁의 풍운(風雲)

3권

제12장 무림서생(武林書生) 천류영

제13장 강해지겠습니다.

제14장 승부(勝負)

제15장 포기하지 않는다.

제16장 무적의 천랑대

제17장 귀신놀이

4권

제18장 청성의 제자들아! 울지마라

제19장 공포의 백마독(白魔毒), 무형지독

제20장 역린(逆鱗)

제21장 당문혈전(唐門血戰) 一

제22장 당문혈전(唐門血戰) 二

5권

제23장 진실과 거짓

제24장 초지명의 선택

제25장 당문의 보물, 만액환단(萬液還丹)

제26장 풍운의 선택

제27장 동료를 믿는다

제28장 가장 중요한 가치

6권

제29장 혈투, 혈투!

제30장 그가 온다

제31장 무혈입성(無血入城)

제32장 짐승이 아닌 사람의 힘

제33장 천마검의 분노

7권

제34장 밝혀지는 진실

제35장 섬마검 관태랑

제36장 나의 그리고 우리의 사령관님

제37장 확신의 함정

제38장 전장의 비명 위로 흐르는 통곡

제39장 안녕, 내 그리울 사람아!

8권

제40장 안녕, 내 그리울 사람아! 二

제41장 마지막까지 함께하자

제42장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一

제43장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二

제44장 진법(陣法) 속에서

제45장 이대도강(李代桃畺)

9권

제46장 예전의 그가 아니다

제47장 천류영의 각성

제48장 하늘도 버린 곳

제49장 패왕의 별을 꿈꿀 자격

제50장 일방적인 거래

2부

10권

제1장 검게 물들다

제2장 나는 당신이 싫어요

제3장 천류영, 장도에 오르다

제4장 금지된 힘

제5장 세 번째 소원

제6장 천류영의 경고

제7장 바람 부는 날

11권

제8장 하연이 남기고 간 선물

제9장 검황의 야망

제10장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제11장 항주 입성

제12장 흉계(凶計)

제13장 해후(邂逅)

12권

제14장 함께 싸우다

제15장 밀약(密約)

제16장 백운회의 부탁

제17장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제18장 야습(夜襲)

제19장 당신 인생의 역사

13권

제20장 무서운 사람

제21장 다가오는 전운(戰雲)

제22장 사오주 절강 지부에서

제23장 누구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제24장 두 개의 주머니

제25장 전쟁의 계절

제26장 위기, 그리고 속임수

14권

제27장 항명합니다

제28장 푸른 염낭에 담긴 내용

제29장 절대를 잡아먹는 초절정

제30장 당신들이 지켜야 할 세 번째

제31장 혈겁의 시작일 뿐

15권

제32장 악몽(惡夢)

제33장 야식(夜食), 그리고 칼

제34장 들리는가, 뜨거운 내 심장 소리가!

제35장 북해빙궁에 이는 피바람

제36장 마신무적행(魔神無敵行), 그 전설의 시작

제37장 첫비 내리는 날에

16권

제38장 됐다, 안 가지련다

제39장 복수는 뜨겁고 화끈하게

제40장 마도대종사와 천랑대주

제41장 대의명분(大義名分)

제42장 태평가(太平歌), 그리고 전쟁

제43장 승부사들

17권

제44장 작전명, 천마검처럼

제45장 예, 천류영입니다

제46장 전장의 장수라면 전공을 꿈꾼다

제47장 경일초(警一招)

제48장 무애(無愛)

제49장 비원의 실체

18권

제50장 산동단씨가(山東端氏家)

제51장 나, 너 좋아해

제52장 누군가는 잔인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제53장 준비하는 사람들, 움직이는 사람들

제54장 그렇게 그날, 세상이 바뀌었다

3부

19권

제1장 무림맹에서

제2장 악(惡)은 강할 뿐만 아니라 질기다

제3장 탈출(脫出)

제4장 천마검, 그리고 풍운

제5장 인생의 무게

20권

제6장 승리, 그리고 패배

제7장 우리는 그분들에게 무엇이었을까?

제8장 대체 저 괴물은 누구냐?

제9장 자업자득(自業自得)

제10장 위험한 거래

제11장 거친 광야로

21권

제12장 백장(百長) 천류영

제13장 패왕의 별이 누군가에겐

제14장 안녕, 죽엽청은 다음에 마셔요

제15장 설원의 추격전

제16장 군신(軍神)의 신검합일(身劍合一)

제17장 아아, 천류영

22권

제18장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제19장 다시 시작하는 전쟁

제20장 자격, 그리고 품격

제21장 오월동주(吳越同舟)

제22장 누가 더 빠른가

23권

제23장 검봉의 눈물, 낭왕과 풍운의 분노

제24장 희망이란 꽃은 희생이란 대지 위에서 핀다

제25장 무신지경의 절대자

제26장 천마검께 부탁드리오

제27장 영웅을 꿈꾸는 자, 영웅을 죽여라

제28장 천마검의 판단 착오

제29장 마협(魔俠) 천마검

24권

제30장 일기당천(一騎當千)

제31장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

제32장 강자존 약자멸(强者存 弱子滅)

제33장 무상 손거문, 울다

제34장 취존을 죽이려는 사람들

25권

제35장 소소한 희망이 원대한 꿈과 같다.

제36장 나는 손거문, 무상 손거문

제37장 사냥꾼 혹은 어부의 아내로도 괜찮아?

제38장 그들에게도 명분이 필요하다

제39장 여인의 복수

제40장 장진주(將進酒)

제41장 두 가지 조건

26권

제42장 그들만의 처세술

제43장 출정전야(出征前夜) (一)

제44장 무당산에 부는 피바람

제45장 출정전야(出征前夜) (二)

제46장 마구니의 여동생

제47장 폭혈도, 그리고 남궁소소

27권

제48장 별격의 존재

제49장 정말 군신 같아요

제50장 예전의 내가 아닙니다

제51장 천류영의 선물

제52장 혼돈(混沌) 속으로

제53장 무림서생의 가치

28권

제54장 봉인해제(封印解除)

제55장 복수

제56장 마갈, 간파하다

제57장 혈투(血鬪), 혈전(血戰), 그리고…….

제58장 천류영, 불패의 전설을 넘어 신화가 되다

제59장 마지막 부탁

29권

제60장 고마워요

제61장 일만 명의 목숨

제62장 그들은 뒤통수를 쳤다

제63장 무사답게! 그렇게 마지막을

제64장 우리, 그렇게 하나가 되어

30권

제65장 우리, 그렇게 하나가 되어 (二)

패왕의 별, 뒷이야기 (一)

패왕의 별, 뒷이야기 (二)

패왕의 별, 뒷이야기 (三)

■ 본문 중에서

" 무릇 한 조직의 수장은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시작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과거의 의인이 현재 불행하다면, 훗날 어려운 때에 누가 협을 행하겠습니까?"

"버티세요. 살아남으세요. 죽는 순간은 대주님이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언젠가는 와요. 마중 나가지 않아도 돼요. 우리가 정말로 찾아야 하는 건 정답을 알 수 없는 죽음의 의미가 아니라, 노력하며 찾아야 할 삶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죽어서 무엇을 남길까 보다 살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믿어요."

사람들은 진실을 원한다. 그러나 그 진실로 불편해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태평성대든 난세든 권력자는 긍정적이어선 안 된다는 얘기야."

"권력자는 겉으로는 긍정과 희망을 말하되, 속으로는 염세적이어야 해. 항상 민초들이 뭔가 부족한 것은 없는지 고민하고, 그것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길, 인간의 가치는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하셨지요."

" 어떤 상상을 하든, 어떤 선입견을 가지든 상관없어. 어차피 네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하지만 혀는 조심해라. 생각없이 내뱉는 말이 어떤 이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한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전성기는 이미 지났는데, 달콤함에 도취돼 있는 자들은 그걸 깨닫지 못하는 법이니까. 기존의 화려한 영광으로 부패와 무능이 가려지거든. 설사 민낮이 드러나도 화장으로 숨기면서 좀처럼 인정하지 않지."

"현실이 어려울수록 이상과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핑계로 타협을 해버리는 건 아주 쉽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온통 현실론자들로 가득하다면, 더 나은 세상을 요원하게 될 겁니다."

이상주의자가 명분을 들이밀면 이미 패배가 예정된 것이나 진배없다. 양심이 있다면 반박하기가 어렵다. 굳이 반박하려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따져야 하는데, 아까 대화를 나눴듯이 이 천류영이란 사내에게는 그것이 통하지 않았다.

"인간의 품격을 갖춰야 합니다. 그걸 갖추지 못한 강자는 그저 사나운 짐승과 다를 바 없습니다. 품격 없는 권력자는 결국 폭군이나 혼군이 되어 세상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난 솔직히 빙봉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도망칠 수도 있고, 무림서생 구출을 늦출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지.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것! 이건 통찰력이나 두뇌의 문제가 아니야. 그릇의 크기지."

"부디......죽지 말고, 변심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게. 그 끝이, 수많은 선각자들과 마친가지로 비롯 허망할 지라도......자네가 걸어간 발자취는 헛되지 않을테니까. 자네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건 뒤에 따라올 선각자들의 등대가 될 것이라 믿네. 또한 지금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고."

"패왕의 시대 뒤에 닥칠 반동의 시대. 패왕은......그 반동의 시대를 대비한 씨앗을 뿌려두어야 한다는 점이야. 권력이 주는 단맛에 취해 그것을 하지 못한다면 역사는 퇴보할 것이고, 성공한다면......반동의 시대를 이겨내고 다시 앞으로 전진할 테니까."

"그때, 내가 너에게 말했었지. 크게 성공할 인물은 두 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기억하느냐?"

황사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첫째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라 말씀하셨습니다. 역사, 철학 등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사람의 심리, 그리고 기술과 예술에 관한 많은 책을 읽으라 하셨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토론을 하거나 의견을 듣고, 그로써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 하셨습니다."

"그렇지. 아는 것은 힘의 근간이 된다. 둘째는?"

"그렇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라 하셨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지혜가 늘어갈 것이니, 나중엔 역경이 있어도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맞다. 지식을 태산처럼 쌓더라도 현실에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겠느냐?"

※ 등장 인물

- 무림서생 천류영 : 진산표국의 쟁자수 출신이지만, 어쩌다가 무림에 엮이게 된 천재적인 책사이자 혁명가(?)

- 검봉 독고설 : 무림오화중 일인으로 천류영을 무림으로 끌어들이게 되는 인물. 천류영의 연인

- 낭와 방야철 : 낭인으로 구성된 무림맹 백호단을 이끄는 백호단주. 실전무술의 대가인 절정 고수

- 풍운검 풍운 : 삼대 비밀 문파, 일인 전승의 천궁의 계승자. 뛰어난 경공과 쾌검을 구사. 천류영의 호위이자 무사

- 곤륜파 무적검 한추광 : 곤륜파의 호프. 절정 고수.

- 천마검 백무회 : 천마신교의 천랑대 대주. 막강한 무공 실력과 뛰어난 지략을 겸비한 천재. 마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정과 사의 구분보다는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를 원한다.

- 흑랑대주 초지명 : 전장의 창이라고 불리는 전장의 무신. 백무회와 뜻을 같이한다. (흑랑대 조장 -파륵, 몽추)

- 화선문 : 삼대 비밀 문파중 하나. 화타가 세웠다고 하는 의술이 뛰어난 조직

- 비원(조직) : 천하상회, 황궁의 동창, 무림의 십천백지가 모여 뒤에서 세상을 조종하는 세력. 현재 사람들이 음모론으로 얘기하는 일루미나티같은 조직이랄까.

- 십천백지 : 10명의 천존과 각 천존당 10명의 수하들이 있는 절대고수 집단

- 무림맹 맹주 단백우 : 세력이 없이 무림맹주에 올라 비원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야심가.

- 총군사 제갈천 : 무림맹의 책사. 자신의 이익에 따라 책략을 구사하지만 여의치 않게 계속 실패..

- 사오주 (조직) : 사파의 5개의 기능이 모인 연합체

- 무상 손거문 : 사오주 5개 조직의 통합 계승자. 거대한 체력과 화통함. 그에 걸맞는 무력을 지님.

- 문상 야월화 : 사오주의 책사

배교 (조직) : 300여년간 무림 공적으로 숨어서 세력이 키우다가 철강시, 강시왕을 만들이 무림을 제패하고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