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후생 뜻 - sahoejeog husaeng tteus

경제학은 유한한 자원의 제약 속에서도 사회구성원의 후생(welfare)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적어도 경제학의 수 많은 이론과 저술들 가운데 누군가의 후생을 악의적으로 낮추거나, 누군가를 더욱 못 살게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학설이나 주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 경제학 역시 단순한 개인의 이기적 만족을 극대화 하는 것을 넘어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학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후생(Social Welfare)이라는 주제를 연구하면서 첫 번째로 봉착한 난관은 바로 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회후생(Social Welfare)’이라는 개념 자체를 정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J. Bentham은 최대다수가 최대행복을 누리는 것을, J. Rawls는 극빈자의 효용이 극대화 되는 것을 사회후생의 극대화로 보았고, 평등주의자들은 모든 사람의 후생이 균일해지는 것(U1=U2=U3 …)을 사회후생의 극대화로 보았다. 이렇듯 사회후생이라는 연구의 목표지점 자체가 명확히 정의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경제학자들은 정확한 목표지점은 알지 못하더라도, 그 정확한 목표지점이 존재하고 있으리라 여겨지는 어떤 상태의 테두리 내지 범위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 할 수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사회후생 극대화라는 무형의 목표지점이 있으리라고 여겨지는 균형 상태를 파레토 효율(Pareto Efficiency)이라는 균형상태로 묘사하였다. 파레토 효율의 상태는 누군가의 후생이 나빠지지 않고는 다른 어떤 사람의 후생도 증가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누군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후생 감소를 요구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이미 그 상태는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아질 수 있는 만큼까지 나아진 상태, 즉 자원의 배분에 있어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었던 효율적인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사회후생의 극대화 지점은 이 파레토 효율적인 상태 안의 어딘가에 위치해 있으리라고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도 나빠지지 않으면서도 누군가는 좋아질 수 있는 상황, 즉 자원배분에 있어 개선의 여지가 존재 한다면 그것은 파레토 효율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그런 상태에서는 사회후생이 극대화된다고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횟집에서 식사를 하러 간 두 사람 중 철수는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회 한 접시를 남겼으며, 영희는 배가 고파서 회 한 접시를 더 먹고 싶은 상황이라고 할 때, 그 상황은 자원의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는 상태이다. 이미 배가 부른 철수가 회 한 접시를 배가 고픈 영희에게 주었더라면 철수의 효용은 감소하지 않으면서도 영희의 효용은 증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통경제학(SEM)의 사회후생 극대화를 위한 가장 명확한 명제 중 하나는 경제학자 Varian이 말하였듯, “만약 다른 사람의 후생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왜 그것을 하지 않는가? (why not do it?)” 이다.

행동경제학(BEM)은 이러한 전통경제학(SEM)의 사회후생에 대한 파레토 효율적인 해석에 대해 인간의 실제적인 ‘행복(Happiness)’의 개념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심리학자 Steven Pinker에 따르면 행복은 인간 상호간의 비교가 포함된 개념이다. 우리 옛말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사람의 후생 개선은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의 후생을 낮춘다는 것이다. 즉, 나의 효용에는 피해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효용이 개선되어 자신과의 격차가 커진다면, 인간은 거기에서 박탈감과 불행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 전통경제학(SEM)이 밝힌 아무도 나빠지지 않고 누군가 좋아질 수 있는 상태로의 파레토 효율 추구가 개선되지 못하는 약자들의 경제적 처지에 대한 무관심을 용인해도 된다는 면죄부는 아닐 것이다. 또한 행동경제학(BEM)의 설명처럼, 어떤 사람의 후생증가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의 관점에서 박탈감을 준다고 해서 누군가의 개선의 의지를 가로 막아야만 하는 것 역시 아닐 것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경제학의 사회후생에 대한 고민은 아직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겨져 있는 것 같다.

나현 (경영경제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