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비드 수육 - su bideu suyug

수비드 삼겹살 수육

집에서 수비드를 하려고 작년에 4리터 용량의 저렴한 슬로우쿠커를 사긴 했는데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 드디어 박스에서 꺼내서 삼겹살수육을 만들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수비드는 진공포장한 식재료를 저온의 물에 담가 긴 시간동안 조리하는 프랑스의 조리법이다.

수비드머신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집에서 수비드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하기 위해서는 온도조절이 가능한 전열기와 진공포장기, 온도계가 필요한데

대체용품으로 전기밥솥의 보온기능이나 슬로우쿠커를 사용할 수 있고 진공포장은 지퍼백 대체가능하다.

수 비드 수육 - su bideu suyug

온도계는 오븐에 사용하려고 산 것인데 수비드를 할 때 온도를 재기도 괜찮았다. 슬로우쿠커의 고온/저온/보온의 온도를 재보니 72~73도, 64~68도, 50~55도 정도가 나왔다.

(이틀 뒤 추가내용 - 뚜껑을 열고 물을 데울 경우 위와 같았고 뚜껑을 닫고 스튜를 할 때에는 위보다 15~20도 더 높게 나왔다. )

주변의 온도나 물의 깊이에 영향을 받으니까 정확한 것은 아니라서 전열기의 온도를 파악하고 있거나 온도계가 하나 있으면 편하다.

조리 초반에는 이보다 약 10도씩 낮았고 1시간 이상 고온/저온/보온의 온도를 유지하니 제 온도가 나왔다.

삼겹살의 경우 65도에 36시간동안 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온도가 높으면 조리시간이 단축된다.

초반에는 64도에서 시작해서 약 68도를 유지하면서 약 14시간동안 조리했다.

사용한 재료는

삼겹살 1키로

물 1리터

소금 30그램

설탕 15그램

슬로우쿠커

온도계

1. 염지

2. 진공포장

3. 슬로우쿠커에 저온/14시간 조리

삼겹살은 1짝으로 된 큰 것을 사서 뼈를 발라내고 적당히 썰어서 사용했는데

슬로우쿠커에 1키로 1덩어리가 다 들어가지 않으니까 2등분으로 나눠서 만들기 시작했다.

물 1리터에 소금 30그램과 설탕 15그램을 넣어 녹였다.

소금은 7%까지도 괜찮은데 수육이니까 김치를 곁들여 먹을거라 약간 싱겁게 3%로 농도를 맞췄다.

염지할 때 사용하는 설탕은 고기의 맛을 좋게 하는데 소금의 반정도가 적당하다.

소금물에 염지한 것으로도 고기 특유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지만 냄새가 신경쓰일 경우 염지할 때 마늘, 대파, 청주 등을 넣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여기에 삼겹살을 담가 비닐로 묶고 냉장고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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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정도 염지한 삼겹살은 건져서 실온에 30분정도 두어서 실온에 가깝도록 온도를 올리고 진공포장했다.

진공포장은 포장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 지퍼백을 사용할 경우에는 큰 볼에 물을 담고  삼겹살을 지퍼백에 넣은 상태에서 물에 담가 기포를 뺀 다음 밀어 올려서 지퍼를 닫았다.

   

슬로우 쿠커에는 내솥에 물이 80%정도 차게 붓는데

그정도의 물을 냄비에 붓고 기포가 살짝 오르도록 끓여서 온도를 재니 80도정도가 되어서 슬로우쿠커에 부은 다음 찬물을 약간 섞어서 초기 온도를 68도정도로 맞췄다. 

진공포장한 삼겹살을 넣고 저온에 맞춰서 14시간동안 조리했다.

지퍼백의 내열온도는 120도니까 바닥에 놓고 조리해도 괜찮지만 균질한 온도와 식감을 위해서 슬로우쿠커에 식힘망을 얹고 지퍼백을 매달아 집게로 고정하고 조리했다.

보통의 수비드머신은 물을 순환시키는 장치로 전체 물의 온도를 균질하게 하는데 슬로우쿠커로는 되지 않으니까 물은 한 번씩 저어줬다.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 삼겹살의 수분이 유실되면서 지퍼백의 공간이 남으니까 장갑을 끼고 봉투안의 삼겹살 위치를 위 아래로 한 번 바꿔주었다.

   

 조리시에는 공기가 없도록 포장해야 고기의 모든 면이 적당한 온도의 물에 닿아서 열을 전달받기 때문에 최대한 진공에 가깝게 포장하고 바닥에 닿지 않게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슬로우쿠커로 이렇게 조리하긴 했지만 밥솥의 보온기능을 사용해도 괜찮다.

밥솥은 보온가능의 경우 슬로우쿠커보다 온도가 조금 높은 73도정도로 세팅되어 있고 바닥에서 열이 오르는 방식이라 바닥이 조금 더 뜨겁다.

아래에 접시를 깔거나 식힘망을 얹어 매달고 약 10시간정도 조리하면 적당하다. (고기의 양에 따라 시간은 차이가 있다)

수육은 지퍼백에서 꺼내고 키친타올로 겉을 닦은 다음 굽거나 튀겨서 겉면을 조리하는 것이 더 좋다

간장을 물과 청주, 미림에 희석해서 겉면에 바른 다음 굽는 것도 좋다.

나는 간편하게 토치로 지방부분만 살짝 가열한 다음 바로 썰었다.

썰어서 맛을 보니 약하게 소금간이 배어있고 부드러우면서 쫀쫀한 것이 진공저온조리 조리법의 장점이 느껴졌다.

간단하게 김치냉장고에서 갓 꺼낸 잘 익은 김치와 풋마늘장아찌 정도 꺼내고 쌈장과 함께 먹었다.

65도에 36동안 수비드를 하는 것은 전기세가 덜 나오는 계절로 기약하고, 이정도의 온도와 시간으로도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고기를 아주 얇게 썰지는 않았는데도 한입에 넣고 먹기에도 보드랍고 질감이 좋았다.

이야기가 길었는데 고기를 염지하고 진공포장해서 슬로우쿠커에 약간 뜨거운 물과 함께 넣고 하룻밤 놔두면 편하고 맛있어진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