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커패시터 - teseulla syupeokeopaesiteo

전기車 몇 분 만에 충전? 슈퍼 커패시터 개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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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A&M대학 연구팀이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슈퍼 커패시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지금은 수십 시간까지 걸리는 전기 자동차 충전 시간이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 전기 자동차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많이 쓰인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기 때문. 하지만 무겁고 제조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으며 완전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한편 콘덴서 일종인 슈퍼 커패시터는 전기 이중층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이용해 축전량을 크게 높였다. 내부 저항이 낮은층 방전 속도가 높아 충방전에 의한 열화가 적어 사용할 수 있는 수명이 길다.

슈퍼 커패시터를 전기 자동차에 사용하려는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건 아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2011년 미래 전기 자동차는 커패시터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고 2019년 커패시터 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슈퍼 커패시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산화망간을 이용했다. 이산화망간은 전극 제조에 널리 쓰이는 루테늄과 산화아연 등 다른 전이 금속 산화물보다 저렴하게 접근 가능하며 안전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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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산화망간은 전도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 리그닌이라는 목재를 펄프화할 때 추출하는 천연 고분자 소재에 전극의 전기 화학적 특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리그닌은 제지 산업에서 목재를 펄프화할 때 대량 폐기물로 나오며 바이오매스 보일러 연료 등에 쓰인다. 이에 이산화망간과 리그닌을 함께 슈퍼 커패시터 전극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일반 소독제 과망간산칼륨에서 리그닌을 처리한 다음 열과 압력을 가해 리그닌에 이산화망간을 침착시켰다. 이 혼합물에 알루미늄판을 코팅해 전극을 형성, 알루미늄과 활성탄으로 전극을 만드는 사이 겔 전해질을 겹쳐 슈퍼 커패시터를 구성했다.

연구팀은 이 슈퍼 커패시터가 가볍고 유연성이 있으며 비용 효과가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 결과 전기 화학적 특성도 안정적이며 수천 사이클에 걸쳐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재료를 전극으로 사용한 것과 견줘도 성능이 앞선다.

다만 연구팀은 생체 재료를 에너지 저장 장치에 사용할 경우 해당 장치 수명과 성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생체 재료를 사용하려면 독성이거나 위험한 화학 처리가 포함될 수 있는데 이번 슈퍼 커패시터는 뛰어난 전기적 성능을 제공하면서 안전하고 쉽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 가능하다는 것. 친환경 에너지 저장 장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차량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연료가 부족하면 곧바로 급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기차에는 이런 점에서 항상 불안이 따라온다. 슈퍼 커패시터가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 전기차 구입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사라지게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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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튬이온 배터리+슈퍼캐퍼시터=전기 하이브리드' 가능성

최근 나오는 전기차의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용량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예를 들어 기아 EV6 스탠다드는 58㎾h, 롱레인지는 77.4㎾h다. 그런데 배터리 용량에 따라 모터 출력도 다르게 설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58㎾h가 적용된 스탠다드 2WD는 최고 170마력, 35.7㎏.m의 최대 토크를 부여하고 4WD는 235마력에 61.7㎏.m의 최대 토크를 결정했다. 배터리 용량이 77.4㎾h인 경우는 전력에 여유가 있어 58㎾h일 때보다 출력을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EV6 롱레인지 2WD는 최고 229마력에 35.7㎏.m, 4WD는 325마력에 61.7㎏.m를 결정했다. 최대 토크는 그대로 두되 출력 향상으로 역동성을 조금 높이는 식이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에 차이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 때문이다. 당연히 용량이 클수록 1회 주행거리도 늘어나는데 기아에 따르면 58㎾h 2WD는 370㎞, 77.4㎾h의 배터리는 470㎞를 인증받았다. 

포르쉐 타이칸은 배터리 용량의 범위가 더 넓다. 71㎾h, 79.2㎾h, 83.7㎾h, 93.4㎾h 등 모두 4가지다. 물론 차이는 성능과 주행거리다. 용량이 클수록 더 많은 파워를 모터에 줄 수 있어 성능이 오르기 마련이다. 제조사의 철학과 제품의 성격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1회 주행거리 등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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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고민이란 늘 선택의 문제다.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일 때 성능에 초점을 두면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주행거리와 복합효율에 초점을 맞추면 성능을 억제해야 한다. 물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와 성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이때는 복합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기름이나 전력이나 어떤 항목을 우선할지 제조사마다 제품 성격에 따라 결정하는 셈이다. 포르쉐는 여전히 효율보다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기아는 효율과 성능을 최대한 맞춰보려 노력한 흔적이다. 두 회사의 철학과 제품 성격이 전혀 다르니 선택 또한 극명하게 나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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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전기차 제조사의 공통된 고민도 있다. 무게와 가격 탓에 무한정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 등장하는 일부 승용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100㎾h를 넘어 1회 주행거리 1,000㎞ 이상을 자랑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도의 이미지 전략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소비자에게 최장 주행거리를 통해 안정감을 주면서 다른 제품과 다르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차원이다. 그 속에는 전기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 우선 항목이 여전히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라는 사실이 담겨 있다. 충전 시간이 기름을 넣는 것 만큼 획기적으로 빨라지지 않는 한 플러그를 꽂고 기다리는 시간도 일종의 불편함이고, 이 점을 파고든 배터리 전략이 바로 '대용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용량 배터리는 가격도 비싸고 차가 무거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따라서 어떻게든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기 미련이다. 2년 전 테슬라가 전기차의 운행을 통해 생성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손쉽게 다시 사용 가능한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 기업 맥스웰을 인수했던 것도 이런 문제의 해결 차원이다. 슈퍼캐퍼시터는 충방전이 매우 빠르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고출력을 낼 수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와 슈퍼캐퍼시터의 병행 사용을 추진했다. 성능이 필요할 때는 슈퍼캐퍼시터에 저장된 전력을 활용해 고출력을 내고 일상적인 주행에선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력을 소진해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7월 테슬라가 맥스웰을 다시 매각하자 업계에선 테슬라의 배터리 전략 변화를 예상하며 다양한 해석을 쏟아냈는데 그 중 하나가 협업의 전제다. 즉, 이미 필요한 기술을 확보했고 비록 매각은 했어도 협업은 예정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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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기차도 두 가지 배터리의 하이브리드 시대로 갈 수 있겠지만 용도에 따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승용에선 기존 배터리만 가지고도 충분히 성능과 주행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슈퍼캐퍼시터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반면 상용에선 그렇지 않다는 관점이다. 이 경우 당장 승용에 우선하는 테슬라로선 아직 슈퍼캐퍼시터 사용이 우선 항목이 아니어서 매각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의 하이브리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고성능 전기차를 표방하는 제조사일수록 슈퍼캐퍼시터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에서 전기모터가 보조 동력으로 활용되며 성능과 효율 모두에 보탬이 되는 것처럼 배터리 전기차에서도 슈퍼캐퍼시터가 보조 동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슈퍼캐퍼시터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소재 개발에 성공한 미국 내 스타트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대비 가격을 많이 내려 전기 하이브리드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이 한국 내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곳곳에서 새로운 기술의 개발 속도 또한 빨라지는 셈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