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만 나는 증상 - yeolman naneun jeungsang

아이가 조금만 열이 나도 걱정인데,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는 더욱 더 걱정이 됩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열 나는 것을 두려워하시지만, 대부분의 열은 그리 무서워할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열이 왜 나는 지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열이 나는 이유

건강했던 아이들에게 열이 난다면, 이는 대부분 감염성 질환 때문입니다. 감기 바이러스, 장염 바이러스, 각종 세균 등이 우리 몸에 침투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열이 납니다.

​평상시에는 우리 몸의 체온이 낮으면 시상하부에서 이를 감지하여 피부 혈관을 수축 시키고, 근육이 떨리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온을 올리고, 체온이 높으면 피부의 혈관을 확장 시키고, 땀 분비를 늘려서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이렇게 하여 항상 체온이 36.8 정도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염이 되어 염증 반응이 시작되면, 시상하부에서 우리 몸의 체온을 38도 이상으로 세팅하여 결국에는 열이 나는 것입니다.

2. 열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사실 감염이 있을 때 열은 우리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체온이 높아지면서 감염된 바이러스나, 세균은 증식 속도가 떨어지고, 각종 염증 반응도 활발해져서 감염된 균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37.5 – 37.9도 정도의 체온은 미열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아이가 힘들어 하지 않고, 보호자는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38.0-38.9도의 체온은 질환이 있음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징후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아이들이 이 정도의 열은 그리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열 자체가 아이의 상태를 나쁘게 하거나,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열의 원인이 뇌수막염/뇌염 결핵 등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라면 열 자체 때문이 아닌, 질환 자체로 인해서 아이가 나빠지거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39.0-40.0도의 체온은 고열이라고 합니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힘들어하며, 소아과학 교과서에도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는 체온이기도 합니다.

40.0-41.0도의 체온도 고열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따금씩 경험하는 열이기도 한데, 열이 높으면 높을 수록 좀 더 심각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돌발진과 같은 병은 이렇게 높게 열이 나기도 하지만, 별로 심각하지 않은 질환이기는 합니다.

41.0도 이상의 체온은 저도 자주 경험하지는 못하는 정도의 열입니다. 이 경우는 아주 심각한 질환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 정도로 열이 높으면, 그 열 자체가 몸에 해로운 작용을 미친다고 합니다. 따라서 41.0도 이상의 열이 난다면 반드시 그 원인을 자세히 조사해야 하고, 빠른 속도로 열을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3. 해열제의 적절한 사용

사실 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은 질환을 치료하는 측면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열을 통해서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 원인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돌발진이나 장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이 그 열의 원인이 며칠 지나면 스스로 좋아지는데, 그 사이에 너무 열이 많이 나서 아이가 힘들다면 적절한 해열제나 미온수 맛사지가 좋은 대처 방법이 됩니다.

근본 원인 질환에 대해서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정하에서 열에 대처하기 위해 해열제는 다음과 사용합니다.

우선 38.0도 이하의 미열에서는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주 체온을 측정하면서 열의 패턴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관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과학 교과서에서 39.0도 이상의 열에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의료현장에서는 38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열제는 단순히 열만을 떨어뜨려 주는 것이 아닌, 진통 효과도 있어서, 아픈 느낌을 훨씬 편하게도 해 주므로, 38.0도가 넘는 경우에 해열제를 사용하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해열제를 썼는데도 여전히 38도가 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열이 39도 이상으로 심하지 않다면 추가적으로 해열제를 더 쓰지는 않으셔도 좋습니다.

해열제에는 타이레놀과 부르펜이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둘 다 안전하고 좋은 약입니다. 아이가 6개월 이하이거나, 위염이 있거나, 혈소판에 이상이 있다면 타이레놀이 더 안전합니다.

열이 39도를 넘지 않는다면 아이 몸무게의 1/4 정도를 먹이시면 됩니다(예를 들면, 아이가 10kg 라면 2.5ml의 부르펜 시럽). 그렇지만, 39도가 한참 넘는 고열이라면 몸무게의 최대 용량인 1/2 정도 까지는 먹여야 열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즉, 아이가 10kg 라면 5ml의 부르펜 시럽).

부르펜을 먹이면 30분에서 1시간 후에 열이 떨어지고, 이 효과는 6-8시간 정도 지속됩니다. 또한, 최대 용량을 복용했다면 반드시 6시간 이상은 경과한 이후에 다시 부르펜을 먹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6시간 간격으로 하루 4번까지 부르펜을 먹는 것이 최대 허용 용량입니다. (즉, 10kg 라면 6시간 간격으로 5ml의 부르펜 시럽을 4번 먹어서, 하루 20ml 의 부르펜 시럽을 먹일 수 있는데, 이것이 부르펜 시럽의 최대 용량입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부르펜을 최대 용량으로 먹이고 1-2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열이 39도 이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또 부르펜을 쓰시면 용량 과다로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이때에는 다른 종류의 해열제인 타이레놀 시럽을 사용해야 합니다. 몸무게에 따른 해열제의 용량은 부르펜 시럽과 동일합니다. (10kg 인데, 39도 이상의 고열이라면 5ml 복용).

타이레놀은 6개월 미만의 영아나 위염이 있거나, 혈소판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해열 작용 시간이 4-6시간으로 짧아서, 좀 더 자주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타이레놀 시럽의 최소 복용 간격은 4시간 입니다.

열이 있건 없건 간에 며칠 열이 날 것으로 예상되거나, 두통이나 몸살 등의 불편감이 며칠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어, 하루 세 번 먹는 약에 무조건 해열제가 포함된 처방이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만약 타이레놀을 무조건 복용하도록 되어 있다면, 우선 열이 날 때 정규약제 먹을 시간 되면 정규 약제를 복용합니다. 이 약제를 먹고도 1-2시간 후에 까지 열이 39도 이상 지속된다면 추가적으로 부루펜 시럽을 복용하시면 됩니다.

4. 미온수 맛사지 (Tepid water massage)

미온수 맛사지는 우리나라에서 필요 이상으로 남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열이 난 다는 것은 시상하부에서 체온의 세팅 값을 높인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미온수 등으로 아이의 체온을 낮아지게 한다면, 아이의 몸은 세팅 값까지 체온을 올리려고 하는 반응을 나타냅니다. 즉, 혈관이 수축하고 몸이 춥고 떨리는 증상을 보이면서 아이가 더 힘들어 집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다시 체온이 시상하부 세팅 값까지 올라갑니다.

실제로 체온이 38.5 정도인데, 밤새 미온수 맛사지를 하고 밤을 지새는 부모님을 가끔 봅니다. 이 경우는 사실 열을 꼭 더 떨어뜨릴 필요도 없는 정도이고, 열을 떨어뜨리는 데에도 적절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이 경우 해열제를 한번 쓰시고, 엄마도 아이도 편하게 잠을 주무시고, 아침 일찍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시면 충분합니다.

미온수 맛사지는 아주 고열로 열 자체가 해로운 일부의 경우에 열을 빨리 떨어뜨려 주는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 경우에도 우선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는 오한이 없는 상태에서 열이 39도 이상 나는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미온수 맛사지를 할 것을 권장 드립니다. 물론, 미온수 맛사지를 해도 해열제를 우선 사용해야 합니다.

해열제 쓰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은 일이군요.

실제 아이를 보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리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열 자체를 떨어뜨리기 보다는 열이 왜 나는지를 파악해서 그 이유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일부의 경우를 잘 감별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 내용은 다음 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sjhoct/221461424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