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 1분 자기소개 - siseolgwanli 1bun jagisogae

"단 1번도 실패하지 않았던 1분 자기소개 경험담"이라고 아주 거창하게 제목을 뽑아놨습니다만, 사실 이 포스팅을 할까 말까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모든 필살기가 그렇듯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면, 그것은 필살기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지문인식 처음 나왔을 때는 "다들 오오오! 이건 혁명이야" 했는데, 지금은 식상하죠?

어지간한 제조사들이 다 해내니까요.

중국 제조사들도 어렵지 않게 해내구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한 걱정이었지요.

전 이게 진짜로 '1분 자기소개'에서만큼은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놓치고 있으면서도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뭐, 이미 '취뽀'한지도 한참이 된 제가 이제 또 면접 보게 될 일이 남아있는 것 같지도 않고, 이 블로그에 들어오실 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가정하면서 한 번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된 이후로부터 저는 1분 자기소개가 포함된 면접에서 떨어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포스팅을 보시고 제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플레이 했는지 한 번 생각해보시면서 이것을 더 잘 응용한 더 좋은 1분 자기소개 방법을 생각해내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1분 자기소개서

자, 먼저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하는 일반적인 1분 자기소개 사례 몇 가지를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S전자 지원자 ㅇㅇㅇ입니다. 

저는 다음 세가지 장점을 지녔습니다.

첫째, ㅇㅇㅇ입니다. 저는~.

둘째, ㅇㅇㅇ입니다. 저는~.

셋째, ㅇㅇㅇ입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장점을 살려 ㅇㅇ전자에서 제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S텔레콤 ㅇㅇ직무 지원자 ㅇㅇㅇ입니다. 

저는 3가지 면에서 참 좋은 사람입니다.

첫째, 눈이 좋은 사람입니다. 동아리 회장을 역임하며 기른 사람 보는 눈과~

둘째, 발이 좋은 사람입니다. 산악등반대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셋째, 미소가 좋은 사람입니다. ㅇㅇ텔레콤 영업인턴을 하며 만난 고객님들께~

이러한 저의 장점을 살려 ㅇㅇ직무에서 제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습니다.

어떠신가요? 이렇게 1분 자기소개 하는 이 지원자들이 있다면, 이 사람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시나요? 

아뇨, 전혀요. 

뭐 다 잘한대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이런 잡다한 정보들만 주어져서야, 오히려 머리 속에 어떤 정보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을 때 면접관 머릿속에 떠오를 한 마디. 

"그래서 얘는 누구지?"

뭐, 나 잘난 부분들 짧은 시간 안에 면접관에게 최대한 전달하고 싶으니까, 내가 A라는 장점도 있고, B라는 장점도 있고, C라는 장점도 있는데 하나라도 빠트리면 너무 아까우니까 모두 알려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우리는 면접에 임하죠.

그 시간 안에 A,B,C 다 납득시킬 수 있다면 좋습니다. OK이에요.

하지만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 들어와서 갑자기 나에게 쏟아놓는 얘기가, 자기는 A,B,C라는 세 가지 재능이 있대요!

믿겨지나요? 안 믿깁니다.

이렇게 지원자가 재미없고 차별성도 없는 1분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동안 면접관은 책상에 머리를 쳐박고 그제서야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뒤적뒤적 거리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는 면접관에게 이런 1분 자기소개는 그저 복붙의 하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많은 지원자 중의 하나, 'one of them'이 될뿐입니다.

옆에 있는 지원자들과 차별화 되지 못한다면, 1분 자기소개 이후의 면접 과정에서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면접관들은 사실 엄청 피곤하다

면접관 입장 한 번 생각해보세요.

하루종일 똑같이 찍어낸 듯한 면접자들 대해서 억지웃음 지어가며 체킹을 하는데, 이거 어마어마하게 피곤한 일입니다.

신입사원 면접 보조로 들어가서 안내하는 것도 굉장히 정신력, 체력 소모 되는 일이던데, 저 자리에 앉아서 있는 건 더 힘들 것 같아 보이더라구요.

안 그래도 자리 돌아가면 오늘 끝내야만 퇴근할 수 있는 일이 잔뜩 밀려있는데, 면접 때문에 시간 잔뜩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면접이 끝나면 자리 복귀해서 다시 오늘의 업무 다 끝내야 퇴근합니다ㅠ

때문에 지쳐있는 면접관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나를 좋게든, 싫게든 기억해주지 않겠어요?

그러면 길었던 서론을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와서, 면접 1분 자기소개에서 제가 썼던 1분 자기소개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면접관의 집중력을 올려라! 1분 자기소개

안녕하십니까. ㅇㅇ전자 지원자 ㅇㅇㅇ입니다.

면접관님, 저는 사실 ㅇㅇ전자에 사연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3마디 정도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오랜 시간의 면접으로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면접관의 집중력을 무슨 멘트를 치더라도 일시적으로나마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를 평가하고 기억해줄 시간만이라도 말입니다. 그게 어떤 멘트가 될지는 면접관 입장에서, 그리고 자기 스타일과 풀어갈 스토리에 맞게 조금 더 고민해보세요.

절대로! 이 멘트 그대로 써먹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면접장 들어갔는데, 들어간 5명이 다 특별한 사연이 있대요. 그리고 그 사연 들어봤는데 기가 막힌 것도 아니고 재미도 없고 평범합니다.

이러면 그야말로 '개나소나'가 됩니다.

제가 이렇게 1분 자기소개의 서두를 꺼내면, 정말 신기하게도 면접관들이 100이면 100, 책상에 박고 있던 머리를 들고 '쟤가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러나' 쳐다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면접관들의 시선을 모은 후에 저는

1) 제가 하는 이야기를 통해  역량을 추측할 수 있지만,

2) 동시에 '이 놈 재미있는 놈이네?' 생각이 들만한 재미있는 썰 하나를 풀었어요!

잠깐! 이 포스팅은 어떠신가요?

3마디.

이렇게 말하면 순간 듣기에는 뭔가 짧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1분 자기소개는 시작하는 말과 끝내는 말을 제외하면 많아봤자 5마디 못 넘어요.

그런데도 '딱 3마디'라는 표현을 들으면 뭔가 짧아 보이는 느낌이 들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 얘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제부터 뭔가를 '고백'한다고 하면 귀가 솔깃합니다. 지금 이때가 아니면 다시는 못 들을 것 같은 너와 나만의 비밀 이야기가 나올 것 같거든요.

제가 썼던 1분 자기소개 방법도 이런 심리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의 면접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있을 면접관들의 집중력을 순간 올려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두를 떼고 나서는, 무슨 말을 해도 면접관이 다른 지원자의 1분 자기소개를 들을 때 이상의 집중력으로 잘 들어줍니다. 면접관이 내 이야기를 다른 애들 말할 때보다 집중해서 잘 들어준다, 이것만 해도 제게는 정말 큰 메리트였습니다.

단, 이후에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면서 반드시 지켜야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주제를 하나만 잡으라는 것입니다. 자기 강점이 제일 잘 드러나고 이 기업, 이 직무와 관련된 한 이야기만 하는 것입니다.

기껏 쳐들게 만든 면접관님 고개 다시 숙이게 하지 말구요.

면접복장 : 인사팀이 말하는 비즈니스캐주얼 입는 법

zekesnote.tistory.com/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