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리스 멘텐 방정식 미적분 - mika-elliseu menten bangjeongsig mijeogbun

오일러 공식은 나에게 매우 익숙했던 것이기 때문에 다행히 쉽게 풀리기 시작했다. 1-1을 풀고 1-2를 풀어냈는데 뭔가 석연치 않았다. 하지만 그냥 무시하고 1-3까지 풀었다. 검산을 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1-1에 나온 식에 정육면체의 식을 대입해보았는데 식이 성립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 번 당황. 처음부터 식을 다시 유도해내고 정육면체를 대입해보았는데 다행하게도 성립하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2번으로 넘겼지만 바로 공황상태.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2번 문제의 도형 자체는 쉬웠지만 당시에는 긴장을 너무나 심하게 했었기 때문에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문제를 풀기 시작해서 2-1과 2-2 (1)번은 쉽게 풀었다. 2-2 (2)번은 대충 풀면 나올 거라는 생각으로 풀다가 잘 안 되어서 당황했다. (3)번으로 넘어가서 풀다가 어정쩡하게 남겨두고 2-3번을 보았는데 너무 어려워 보였다. 다시 2-2번으로 돌아가서 풀고 있는데 직선의 방향벡터가 떠올라 쉽게 풀어냈다. 2-3번을 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다가 임의의 t에 대해서 성립해야 하므로 항등식임을 보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풀어냈다. 2-4를 가지고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문제를 풀러 들어가게 되었다.

나 : (노크 두 번)
교수? : 네.
나 : 안녕하십니까.
교수1 : 자리에 앉으세요.
나 : 네.
교수1 : 어떤 문제부터 풀래요?
나 : 1번부터 풀겠습니다. 제가 푼 결과 이 식이 나왔습니다.(종이에 쓴 것 보여줌( e(2m+2n-mn) = 2mn)
교수1 : 맞는 것 같죠?
교수2 : 예.
나 : 2번은 일단 다각형의 내각의 크기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정n각형의 경우 한 내각의 크기가 (n-2)180/n 으로 주어집니다. n=4인 경우 정사각형이 됩니다. m의 값을 구해야 하는데, 저는 일단 m이 3보다 같거나 크고 4보다는 작다는 것을 이용해서 m=3이라는 것을 구했습니다. 한 꼭지점에 모이는 내각들의 합이 360˚보다 작아야지만 볼록한 도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m=3이 되고 1번에서 구한 공식에 대입하면 육면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번 풀까요?(정규다면체와 정다면체는 엄연히 다른 것이고 여기에 관련해서 태클이 들어왔어야 하는데 별 반응이 없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참고로, 평균보다 같거나 큰 변량이 반드시 존재함을 이용하여 증명할 수 있다.)
교수1 : 예.
나 : 2번에서 보인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n≥6일 때 한 꼭지점에 모이는 내각의 합은 360˚보다 같거나 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볼록다면체를 만들 수 없으므로 모순이 됩니다.
교수1 : 문제 2번을 풀어보게.
나 : 네. 2-1번을 설명하자면, 일단 일대일대응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전사와 단사를 보여야 합니다. 일단 단사임을 보이겠습니다. 서로 다른 두 점 (x1, y1)과 (x2, y2)를 잡게 되면 x1≠x2 또는 y1≠y2가 성립합니다. 대응되는 점 (x1, y1, x1y1)과 (x2, y2, x2y2)가 같다고 가정하면 가정에 위배가 되므로 대응되는 점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단사가 성립합니다. 전사임을 보이는 것은 간단합니다. 주어진 z값에 대해서 특정한 도형의 식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전사가 성립합니다.
교수1 : 전사라는 것은 주어진 함수값을 갖는 정의역의 원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나?
나 : 네. 여기에 보시는 바와 같이 이런 평면이 주어지게 되는데, z>0인 경우 이런 도형(1,3사분면을 지나는 직각쌍곡선), z<0인 경우 이런 도형(2, 4사분면을 지나는 직각쌍곡선)이 그려지게 됩니다.
교수1 : 그렇군. 2번을 풀어보게.
나 : La위에 있는 점들은 (a, x, ax), La 위에 있는 점들은 (a , y, a y)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직선이 꼬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지 않고 평행하지 않다는 것을 보이면 됩니다. a≠a 이므로 x좌표가 같은 점이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두 직선은 만나지 않습니다. 방향벡터를 구하기 위해서 미분을 하면 La는 (0, 1, a), La 은 (0, 1, a )이 되고 방향벡터가 평행하지 않으므로 두 직선은 평행하지 않습니다.
교수 : (끄덕끄덕)
나 : (2)번의 경우 한 점에서 만나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교점이 존재하고 두 직선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보이면 됩니다. La위 의 점들을 (a, x, ax), Mb위의 점들을 (y, b, by)라고 하면, x, y는 임의의 실수 값을 취할 수 있으므로 x=b, y=a일 때 (a, b, ab)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제 두 직선의 방향벡터가 평행하지 않다는 것을 보이면 되는데, 마찬가지로 미분을 하면 La는 (0, 1, a)가 되고 Mb는 (1, 0, b)가 되는데 이 두 벡터는 평행하지 않으므로 두 직선은 한 점에서만 만나게 됩니다. (3)번은 집합의 상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두 집합이 같다는 것은 한 집합이 다른 집합에 포함되고 그 집합이 원래의 집합에 포함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La와 Mb가 모두 주어진 식에 대입한 것이므로 일단 La, Mb는 T에 포함됩니다. 반대로 T의 점들은 1번에서 증명한 것과 같이 일대일 대응이므로 이에 대응되는 점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립합니다. 3번을 풀까요?
교수1 : (교수2를 쳐다보고) 그렇게 할까요?
교수2 : 예. 일단은 그렇게 하죠.
나 : 도형 F위에 있는 점들은 모두 a_0 + x·a_1 + y·a_2 + z·a_3 + x²·b_1 + y²·b_2 + z²·b_3 + xy·c_1 + yz·c_2 + zx·c_3 = 0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주어진 세 점을 지나는 직선 위의 점을 (x_0 + at, y_0 + bt, z_0 + ct)라고 두고 t의 서로 다른 세 값에 대해서 이것을F에 대입해도 식이 성립해야 합니다. 대입하면 t에 관한 2차방정식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서로 다른 세 근을 대입해도 성립하려면 항등식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계수가 0이 되고 모든 t에 대해서 성립하므로 주어진 직선 위의 모든 점들은 포함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4번을 풀어야 하는데, 제가 아직 이 문제를 못 풀고 들어왔습니다.
교수1 : 그러면 여기서 풀어요. 시간은 5분이나 남았으니까.
나 : 그런데, 제가 못 풀고 들어온 것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풀지를 몰라서... 그러니 힌트를 좀 주시면 안 될까요?
교수1 : 2-3번을 이용해서 풀어보게.
나 : (계속 해봤지만 안 되기에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했다.) La1을 t에 관한 매개변수로 표현하고 La2를 p에 관한 매개변수, La3를 q에 관한 매개변수로 표현하고 주어진 식에 대입하면 S의 모든 계수가 0이 되어서 이 도형은 어떤 점에 대해서도 성립하는 3차원 공간 전체가 될 것 같습니다.
교수1 : 그러니까, 여기 문제에 주어진 대로 (1)번을 풀고 (2)번을 유도해요.
나 : 네.(하지만 못 풀었다.) 이 문제는 못 푼 것으로 하고, 앞에서 제가 풀었던 문제 중에 명쾌하지 않았던 점이 있으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교수1 : (교수2를 쳐다보면서)그렇게 할까요?
교수2 : 아까 3번이 약간 걸리는데...

그 교수가 어떤 문제를 언급하는 건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데, 그 때 15분이 다 지났음을 알리는 조교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 : (들어올 때의 당당한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게)안녕히 계세요.
내 앞앞차례의 학생은 C를 받았고 내 앞차례의 학생은 A+를 받은 것을 교수2의 채점표가 보여서 알 수 있었는데, 나는 어느 정도를 받을지 궁금했다. 면접장을 나올 때까지만 해도 잘 본 줄로만 알고 나왔기에 기분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수학에서 부족했던 것은 화학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교수님들께 인사를 하고 밖에 나와서 조교에게 몇 문제나 풀어야 붙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지만 대답해 주시지 않았다. 그냥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정신이 멍해서 매일 다녔던 길인데도 불구하고 길이 헷갈려서 경비원에게 길을 물어서 학생회관으로 왔다. 거기에서 어머니를 만나서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좀 쉬다가 11시경에 점심식사를 했다. 장조림과 두부와 콩나물이 반찬으로 곁들여진 간단한 도시락을 까먹고 귤을 먹고 생강차를 마시고 좀 쉬고 있다가 면접 대기 장소로 향했다.
화학 면접은 오후 8조였다. 나와 함께 이동한 8조 13명의 의예과 학생들은 화학을 선택한 다른 학생들과 달리 건너편에 있는 강의실에 모이게 되었다. 거기에는 의예과 외에 화학을 선택한 다른 과 학생들도 있었다. 전체 의자는 29개였는데 3개의 분단을 만들어 놓았고 의예과는 가운데 분단에 앉게 되었다.
내가 의예과 중에서 9번째 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1시 30분에 불려나간 4명의 학생들과 2시 30분에 불려간 2명의 학생들과 3시에 불려나간 2명의 학생들 다음에 3시 30분에 불려나가게 되었다. 내 뒷자리에 앉았어야 하는 한 학생은 놀랍게도 결시했다.
면접 시험장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뭔가 복잡한 유기화합물에 관한 문제와 숫자가 몇 개 나열되어 있는 두 종류의 문제라는 것을 대충 파악해냈고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는 동안 그에 관련된 내 지식을 총 동원했다. 유기화합물 문제는 산의 세기에 관한 것이 아닐까? 숫자가 나열된 문제는 전자의 전하량 측정에 관한 것이 아닐까?(결과적으로는 둘 다 완전히 틀렸다.) 도중에 여교수님이 화장실에 다녀오시는 바람에 5분정도가 지체되었고 3시 50분경에 내 앞앞차례의 학생이 면접을 보러 들어가는 동시에 내가 문제지를 받게 되었다.

[문제1] 다음 반응에 대하여 물음에 답하시오.
A + B ⇔ C
생성물 C의 생성속도(초기반응속도)는 다음 표와 같다.
[A](M) [B](M) 초기반응속도(M/s)
1.0 1.0 1.0×10^(-3)
2.0 1.0 2.0×10^(-3)(원래 시험지에는 4로 되어있었는데 2로 고쳐져 있고 조교가 2라고 바뀐 것에 주의하라고 말해주었다.)
1.0 2.0 1.0×10^(-3)
1-1. 생성물 C의 생성속도를 미분식으로 나타내고, 반응속도 상수 k를 단위와 함께 표시하라.
1-2. 가능한 반응 기작(메커니즘)을 제시하라.
1-3. 반응시작 1시간 후 A의 90%가 사용되었다. 2시간 후에는 얼마만큼의 A가 남아있겠는가?

[문제2] ATP는 고에너지 인산화 화합물로 생체 내 대부분 생리활성의 주 에너지로 사용되는 화합물이다. ATP 가수분해와 관련된 다음 질문에 답하시오.
[그림] ATP 구조
ATP^(4-) + H₂O → ADP^(3-) + Pi^(2-) + H^(+)
[에너지변화량(ΔG˚ ) = -31kJ/mol at 37℃, 1 atm, and pH 7.0]
2-1. ATP 가수분해가 진행되어 에너지가 발생하였다. 그 이유를 반응물과 생성물의 화학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설명하라.
2-2. ATP 가수분해 반응은 반응에너지 측면에서 고려할 경우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이다. 그러나, 실제로 ATP의 가수분해 반응은 기대한 것만큼 잘 진행되지 않는다. 즉, 열역학적 관점에서 가능한 화학반응이라도 실제로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2-3. 활성화 에너지와 반응속도상수 k와의 관계를 수식적으로 표현하고, 온도를 증가시키면 반응속도가 증가하는 이유를 수식적인 방법과 분자충돌적인 방법으로 설명하시오.
2-4. 상온에서 ATP 가수분해 반응으로부터 발생하는 반응에너지를 이용하고자 한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반응조건을 설명하라.
2-5. 단백질로 이루어진 효소는 생체내 다양한 화학반응의 촉매기능을 수행한다. 위의 ATP 가수분해 역시 ATPase라는 효소가 작용할 수 있다. 효소가 반응속도 및 평형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라.
2-6. ATP의 가수분해가 아닌 ATP의 합성을 인위적으로 유도하고자 한다. 어떤 방법들이 제시될 수 있는가?

오전에 나를 너무나 힘들게 만들었던 수리와 달리 화학 문제는 쉽게 느껴졌다. 1-1과 1-3을 쉽게 풀어내고(1-2는 어차피 하다보면 나올 거라는 생각으로 제쳐두었다.) 2번 문제도 2-1과 2-4를 제외하고 쉽게 풀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문제를 다시 읽다 보니 2-1에서는 ATP 음전하가 크다(4-)는 점이 눈에 띄었고, 2-4는 내 머리 속에 효소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기에 그냥 적어 두었다. 그런 뒤에 1-2를 풀었는데 그냥 떠오르는 대로 두 종류의 반응을 적어놓았다. 그런 뒤에 어제 오후에 죽어라고 외워두었던 공식들을 마구마구 문제 옆에 적어대었다. 다 풀고 난 뒤에 시간이 5분 정도 남아서 멍하니 있다가 문제를 보면서 면접 시에 해야 할 말들을 생각해두고 있었다. 4시 20분이 되자 내 앞 학생이 면접을 보고 나왔다. 기쁜듯한 얼굴 표정이었다. 잘 봤나보다 생각을 하면서 면접을 보러 들어갔다. 여기에서 왼쪽에 앉은 여교수님(아까 화장실을 다녀오셨던)이 주로 질문을 하셨으므로 교수 라고 하고 오른쪽에 앉은 남교수님을 남교수 라고 하겠다.
(노크 세 번)
교수 : (응답 없음)
나 : 안녕하세요!
교수 : 네.
나 : 앉아도 되겠습니까?
교수 : 그러세요. 면접번호표를 주세요.(가슴에 매달아놓고 있던 면접번호표를 떼어서 제출했다.)
나 : 1번부터 풀겠습니다. 미분식으로 표현하면 v = dC/dt = k[A]입니다. 이 반응은 1차반응인데,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A의 농도가 2배가 되었을 때 초기반응속도도 2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B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 : 그러면 k값은 얼마지?
나 : 네?(여기서 순간 당황. 1차 반응이라는 것으로 k의 단위만 구해놓고 값은 안 구했던 것이다. 문제를 풀 때 너무 흥분해서 문제를 잘 읽지 않아서 이런 실수가 있었다.) 제가 안 구했네요. 여기서 풀어보겠습니다.
교수 : 예.
나 : (가지고 들어갔던 샤프를 꺼내서 풀어냈다.)답은 10^(-3)/s 입니다.
교수 : 2번은?
나 : 속도가 B에 의해 결정되므로, 아 맞다 A였지.
교수 : 다시 구해보세요.
나 : 네. (교수에게 제출했던 종이를 받아서 잽싸게 A와 B를 바꿔서 표현했다.) 이렇게 됩니다. A물질이 자발적으로 X라는 물질로 변한 뒤에 X와 B가 반응해서 C가 됩니다. 이 때 A물질이 X로 변하는 속도가 느리므로 속도결정단계가 됩니다.
교수 : 그래 A가 X로, 맞네. 3번은 어떻게 구했나?
나 : 1차 반응은 반감기가 일정합니다. 마찬가지로 1/10감기도 일정합니다. 문제에서 한 시간이 1/10감기였으므로 두 시간이 지난 뒤에는 1/100로 줄어들게 되고 1%의 A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수 : 여기에서는 적분으로 풀었구먼.
나 : 네. 처음에는 적분으로 풀고 두 번째에는 성질을 이용해서...
남교수 : 문제 2번 푸세요.
나 : ATP의 경우에는 음전하가 -4가이기 때문에 -3가인 ADP에 비해 불안정합니다. 즉 (-)charge가 크면 반발력이 커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ATP보다 ADP가 안정하고 자발적 반응이 됩니다. 2번 풀까요?
교수 : 네.
나 : 이 반응이 상온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활성화 에너지가 크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다이아몬드가 흑연으로 쉽게 변하지 않는 것과 유사합니다. 다이아몬드가 흑연보다 불안정한 물질이지만 흑연으로 변하는데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작게 됩니다. 이것은 제가 그 다음 문제에 대해 적어놓은 아레니우스 식과 그 변형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종이에 쓴 k = A·e^(-Ea/RT)와 lnk = lna - Ea/RT, logk = loga - (Ea/2.303R)·(1/T)을 보여주었다.) lnk와 1/T의 그래프를 그리면 이런 그래프가 되고 T가 커지면 1/T가 작아지고 lnk는 커지게 됩니다. 이것을 분자 충돌적인 방법으로 설명하자면 T가 증가하면 Ea를 넘는 분자들의 분율이 증가하고 반응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교수 : 잠깐. 그러면 활성화 에너지를 어떻게 구할 수 있지?
나 : 어, 그것은 온도를 다르게 하면서 실험을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 식이 나오게 되어서 연립을 하면...
교수 : 그러니까 뭐를 측정해야 되냐고.
나 : 반응속도를 측정해야 합니다.
교수 : 그래, k를 구해야지.
나 : 4번 풀겠습니다. 상온에서 이 반응을 일으키려면 온도를 변화시켜 k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반응경로를 바꾸어야 합니다. 효소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정촉매는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고 부촉매는 활성화 에너지를 높입니다. (효소와 촉매를 막 혼동해서 사용했다ㅜㅠ)효소가 참여하게 되면 여기 적어둔 대로 미카엘리스-멘텐 식에 의해...
교수 : 고등학교에서 미카엘리스-멘텐 식을 배우나?
나 :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지만 하이탑에 나와 있어서 공부했습니다.
교수 : 그래. 5번 풀게.
나 : 효소는 반응경로를 변화시켜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지만 평형상태에는 변화를 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 적어놓은 것과 같이 깁스의 자유에너지 변화와 평형상수의 관계, 즉 ΔG˚ = -RTlnK에 의해서 K는 자유에너지 변화에만, 아니 자유에너지 변화와 온도에 의해서만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교수 : 6번은?
나 : 이것은 르샤틀리에의 평형 이동의 원리에 의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에서 묻는 것이 주어진 반응의 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인데요, 생성물의 농도, 즉 수소이온이나 ADP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ATP를 침전 등의 반응을 통해 제거해도 될 것 같습니다.
교수 : 침전. 좋아.
나 : 그리고 이 반응이 발열 반응이므로 열을 가해 주게 되면 역반응이 일어나서 ATP합성이 증가할 것 같습니다.
남교수 : 이것이 발열 반응인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지? 주어진 것은 ΔG˚뿐이잖아.
나 : (당황, 여기서부터 횡설수설 시작) 깁스의 자유에너지 변화 식에 의해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ΔH = TΔS + ΔG가 되는데 엔트로피 변화가...
남교수 : 엔트로피가 증가하나, 감소하나?
나 : 엔트로피는 k_B·lnΩ로 쓸 수 있고 Ω는 에너지와 부피와 입자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입자수가 증가하므로 엔트로피가 증가할 것 같습니다.
남교수 : 그러면 어떻게 되나?
나 : T와 ΔS 가 양수인데 ΔG가 음수이므로...
남교수 : 알아낼 수 없지?
나 : 이게 발열 반응인 것은 확실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남교수 : 시간이 남으니까 추가질문을 해야겠네. 아까 ΔG에 대해 언급했는데, ΔG와 ΔG˚의 관계에 대해서 아나?
나 : 네. ΔG = ΔG˚ + RTlnQ가 성립합니다.
남교수 : 평형상태일 때에는 어떻게 되지? ΔG와 Q가 어떻게...
나 : ΔG는 0이 되고 Q=K가 되어서 아까 말씀드린 ΔG˚ = -RTlnK가 됩니다.
교수 : K가 1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지?
나 : 글쎄요. 반응물과 생성물이 똑같은 반응?
교수 : #^*&$%#$^#@$%$&*&@#&@$!&#^!*!#!#
나 : 네?
남교수 : (내가 못 알아듣는 것이 답답했는지 종이에 A⇔B 반응식을 써주면서) 이 반응에서 K=1이면 무슨 의미냐고.
나 : 아, 평형상태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농도가 같다는 말입니다.(아무래도 이 대답은 틀린 것 같다)
남교수 : 음, 추가질문을 해야 하는데, 아까 자네가 그린 그래프(활성화에너지를 넘는 입자들의 분율에 대한 그래프)는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이루고 있는데, 평균속력에 대해서 아나?
나 : (일반 화학책에서 보고 신기해서 열심히 외웠던 공식이었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네, 이렇게 됩니다. 근평균제곱속력 V_rms = √(3RT/M)이 되고 평균속력 V = √(8RT/πM) 이고 최대빈발...정확한 용어는 모르겠고 most probable speed....
교수 : 그래, most probable speed가?
나 : V_mp = √(2RT/M)이 됩니다.
남교수 : 그러면 그래프를 가지고 각각의 대소 관계를 설명해보게.
나 : 네. 이 가장 높은 지점이 V_mp가 됩니다. 이것보다는 평균속력이 조금 크고, 근평균제곱속력이 좀 더 큽니다. V_mp를 1이라고 하면 평균속력은 1.128이 되고 근평균제곱속력은 1.225가 됩니다.
교수 : (흐뭇한 표정) 그래. 자네는 지금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건가? 고등학생인가 아니면 대학교를 다니다가 시험을 치러 왔나?
나 : 저는 일반 고등학생입니다.
교수 : 그러면 어떻게 공부했나?
나 : 옥스토비를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교수 : 옥스토비를 가지고 공부했다니 그럴 만도 하지.
남교수 : 추가질문 할 게 없는데, 끝낼까요?
교수 : 네.
나 : 감사합니다.

이렇게 면접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10분이 경과했음을 알리는 조교의 노크소리가 들렸다. 즉 내가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면접을 끝냈다는 것이었으므로 기분이 좋았다. 사실 내 말이 약간 빠른 감이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문제를 풀고 추가질문도 어느 정도 대답을 했기에 후련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면접장을 나왔고 짐을 챙겨서 조교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학생회관 식당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니께 화학 면접을 아주 잘 보았다고 말씀드렸다. 나오면서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드려서 면접을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해 말씀드렸다. 12월 16일에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결과 :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