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잘하는법 오르비 - suhag jalhaneunbeob oleubi

좀 재수없게 시작겠습니다. 저 삼수때부터 수학 진짜 잘했고 수학 과외도 진짜 자신있습니다. 아무런 사실도 안가르쳐주고 질문 몇개만 던져도 3~4등급대 분들, 30번 22번 난이도의 문항 혼자 힘으로 풀 수 있게 만들어 드릴 수 있고요, 어느정도 공부를 해보신 분에게 과외를 해드리면, 대부분 하시는 말씀이 "와.. 이때까지 공부 잘못하고 있었네요.." 입니다. (죄송합니다. 읽기 거북하면 이제 나가주셔도 좋습니다.)

근데 저 안똑똑합니다.

하루 12시간씩 앉아서 한문항당 몇시간씩 고민하면서 킬러문제와 N제를 풀어제꼈던 제 현역시절 9평, 수능 성적이 4등급, 3등급이고요, 재수떄도 3등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허세가 들어 삼수때 다니던 재수학원에서 선생님이 정신차리고 킬러할시간에 비킬러나 해라라는 말 듣기 전까진 내가 맞는 공부를 하고 있는거고, 컨텐츠를 이거저거 하고 하루 몇시간씩 투자하다 보면 언젠간 성적과 실력 오를거라는 등 이상한 망상을 하고 살았습니다.

삼반수때 잘못을 깨닫고 공부 방법에 전면적인 개정을 가한 후 공부를 다시 시작한지 5개월만에 수능에서 96점, 다음 수능에서 100점을 받았습니다. 근데 제 방법을 충분히 잘 따라하시면, 사실 1등급 안나오실 리가 없고요, 살인적인 공부량 없이도 제 사고과정을 체화하려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100점이 가능합니다. 100점은 사실 지능의 영역이라 오랫동안 여겨왔지만 그 지능 없이도 결국 수능 100점을 쟁취해낸 제가 산 증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앉아서 주구장창 수학만 했던 현역때의 제 9평 성적이 4등급, 수능 성적이 3등급, 재수때 역시 3등급이었습니다.)

이만 줄이고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100점을 위한 핵심은 저번 칼럼에서 알려드렸다시피 킬러문제가 아니라 비킬러 문제입니다. 문제 제외한 문제를 50분컷 못하는 분들은 평상시에 킬러 문제 붙들고 고민하실 자격 없으십니다. 비킬러 문제도 제대로 못풀고 계신 겁니다. 100분짜리 수학 시험에서 킬러 제외하고 비킬러 다 맞추셨다고 이제 킬러만 공부하면 될 것 같다고요? 착각 그만하세요. 저도 수능에서 100점 받을때 킬러 문항 3문항 50분 딱 맞혀서 풀이 완료하였습니다. 이건 개정전 킬러가 3문항이었던 제 기준이었으니, 사실 킬러라고 부를수 있는 문항이 최대 5문항인걸 감안하면, 비킬러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은 사실 더 적어지겠죠.

여기서 난 준킬러 N회독 했는데 뭘 더하란 거냐, 어떤 획기적인 방법을 더 배워야 비킬러를 빨리 풀 수 있냐, 빨리 풀면 실수 생기지 않느냐, 등등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 특히 제가 앞으로 하는 말 잘 들으셔야 합니다.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읽어보세요.

제가 비킬러를 강조한 이유는 사실은 간단하게 말해서 수학 실력 상승의 지름길은 킬러를 푸냐 비킬러를 푸냐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첫번째론 자기 사고과정의 오류 찾기 및 해결, 두번째론 자기가 고민하고 있는게 맞는 고민인지에 대한 인식(메타인지), 이게 돼야합니다. 글의 분량 조절과 매끄러운 흐름을 위해 후자에서 전자 순으로 상편, 하편으로 나누어 얘기해드리겠습니다.

1. 자기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 

a) " 그 ... 그게 먼데... "

잘 와닿게 하기 위해 일단은 먼저 킬러 문항에 대한 예시로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보통 과외 첫 수업 때 아이패드 공유 문서로 기출 킬러와 비기출를 몇개 준비합니다. 실시간으로 화면공유가 되어 학생이 어떤 풀이과정을 거치고 있고, 어디서 막히고 있는지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모든 학생들의 행동이 거의 99%의 확률로 같은 패턴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문제에서 막히게 되면 이제 '멍때리기'를 시작합니다학생들의 문제 풀이 과정이 뭐냐면 조건을 보고 의식의 흐름을 거쳐 조건을 변형시킨 뒤, 자기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가만히 문제랑 자기 풀이를 계속 읽어보며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멍때립니다. 그러다 생각이 나면 풀다, 다시 멍때리고, 풀다 멍때리고... 이건 저도 그랬고, 대부분 수험생이 그러하듯 만국 공통입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두 가지가 보이십니까? 첫 번째는 의식의 흐름대로 (무지성으로) 조건을 변형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또 무지성으로)멍때리는 것입니다.

제가 이 때부터 두가지 방법으로 나눠서 실험해보는데, 첫번째로 제가 거기서 아무말도 안하면 학생은 세월아 네월아 멍때리고 끄적끄적 해보다 또 멍때리다 한 15분정도 지나면 쌤 어려워요 풀어주세요 이래요. 근데 이제 다른 방법을 써서 애가 50초만 멍떄려도 (50초만 돼도 자기가 뭘하는지 길 잃은겁니다) 바로 뭐하고 있냐고 물어봐요.

그럼 다들 모른대요.

뭐하고 싶냐고 물어봐도 모른대요.

그럼 방금 뭐하고 있었고 왜 그거하냐 하면 이건 또 대답합니다.

그러면 제가 또 질문하는게 예를들어 그 학생 대답이 이 식을 (예를 들어 적분식) 내가 이해하는 형태로 변형하고 싶다 라는 대답이 나왔으면, 그리고 방금까지 치환적분 부분적분 사용했다고 대답을 했었으면.. 추가하자면 대칭성 등등까지 다 사용했는데 실패했다 치면 제가 거기서 “너 그거 말고 아는 방법 있어?”라고 물어봅니다.

그럼 맨첨엔 없는것 같아요.....하다가 그걸 한 세번 물어봐야 그제서야 없어요 합니다. 그러면 사실 확신을 가지고 이형태로 변형시키는게 아니구나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그걸 내가 질문해주면 할수 있는데 혼자선 못해요. 이게 진짜 학생들이 자기가 뭐하는지 하나도 모르고 문제 푼다는 뜻이거든요.

위 케이스에서는 저렇게 되면 그럼 그냥 적분을 못하는거고, 15학년도 수능 21번 문제에서 h'(x)를 기하적, 수식적 방법으로 못 구하면 그냥 못구하는게 맞고, h'(5)를 함수 없이 구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되는 겁니다. h'(5)를 통채로 구한걸 경험 못해본 게 문제가 아니고 (그건 아무도 경험 못해봤습니다) 자기가 뭘 고민하고 있고 고민을 마쳤으면 다른 계획을 짜는게 너무 당연한 겁니다.

자, 사실 개념 공부가 돼있고, 기출을 한두 번이라도 돌린 학생이라면, 여기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그걸 하는 방법이 없을 확률이 80% 이상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0%의 경우에라면, 기출 복습을 제대로 안하신 겁니다. 이나저나 새로운 생각이 나기를 기다리며 멍 떄리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공부를 할 떄도 그렇고, 수능을 볼 떄라면 더욱 아까운 기회비용 지출 중이십니다.

그런데 왜 다들 고민하십니까. 왜 자꾸 가만히 들여다보며 무슨 생각이 나기를 기다리십니까. 확신이 없다면, 빠르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고, 그걸 위해 무얼 봤으며, 혹시라도 놓친 조건은 없는지, 조건을 더 변형시켜볼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해보고 확신이 생기면 우회하거나 정진하면 됩니다. 즉 자기가 이제껏 뭘 했고 뭘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자각과 그에 따른 계획 마련이 핵심입니다.

b) " 그 ... 그거 어터케 하는건데... "

처음에 이해를 돕기 위해 킬러문제로 예시를 들었지만, 이걸 한번 인지하고 나면 사실 비킬러에서 생각보다 많은 실수를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비킬러 40~50분컷 못하면 무조건입니다.

시험이나 실모 풀 때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주세요. 준킬러 비킬러 문항에서 생각보다 멈칫하고, 이상한 사고 때문에 우회하거나 실수 찾기 위해 시간을 많이 소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첫번쨰는 자기 논리가 다소 우회해간다는걸 그떄그때 인지를 못하는 거고, 두번째는 자기 생각이 조금이라도 막힐때 사실 비킬러는 5초컷으로 판단해서 우회해야하는데 그걸 못하는겁니다. 이거 연습하셔야돼요.

평상시 공부는 비킬러 문제를 통한 사고과정 정리가 핵심입니다. 그냥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내가 뭘 하고 싶고, 어떠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해보다 혹시라도 막히면 뭐가 원인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뭐가 있을지 지속적으로 생각하며 문제를 푸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건 문제 풀기 전 하는게 제일좋아요. 문제 관상보고 조건보고 답보고 이 세개만 봐도 10초만에 대충 흐름이 잡힙니다. 여기서 경계하셔야 하는 것은 뭐냐면 어떠한 조건을 보고 어떤게 연상이 돼서 그냥 무지성으로 받아 적는것입니다. 두번쨰로 더 하면 좋은 것은 이 10초동안 하나의 흐름만 생각하지 마시고 플랜 B 또한 염두에 두시는게 좋아요. 비킬러는 보통 처음 생각한게 맞을 수 있는데, 가끔 아닌 경우도 있고, 또 킬러 비킬러 동시에 대비하실 거면 플랜 A에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연습해두시면 100점맞는 연습이 되는겁니다.

수학 천재들 생각해보면 걔네 시험지에 계산 막 3줄밖에 없고 그래요. 나머지 과정을 머릿속으로 하는게 가능해서 그건겁니다. 일단 계획 최소 10초라도 하고 (계획은 시간 더 써도 됩니다. 30초까지 써서 계획하는게 경로 우회하는 것보다 나아요.) 손으로 계산은 오히려 천천히 하는겁니다. 이거 우리도 할수 있어요. 오히려 킬러보고 멍때리는것보다 더 좋은연습이죠.

하편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과정이 끝난 후 조금이라도 막혔거나 경로 우회를 했으면 또 왜그랬는지 표시하고, 비킬러를 내가 최단시간 최대효율로 풀고있는지 돌아보는것부터 해야해요. 문제를 풀면서도 이와 같이 자기 고민이 타당한 고민인지, 자기 방향이 타당한 방법인지 그때그떄 빠르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거죠.

사실 킬러로 메타인지 연습하다간 멘탈 털리고 적용도 못하고 암것도 안됩니다. 킬러를 주된 공부로 삼으면 사실 킬러에 대한 데이터가 다소 쌓이고, 방향 잡는 법을 일부 배울 순 있지만 첫번째론 지속적으로 자기 생각을 돌아보지 않으면 쓸데 없는 풀이를 하는 시간, 멍때리는 시간으로 날려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시간대비 효율이 별로 안좋은 것도 일단 있고요, 두번째로 킬러 백날 공부해봐야 비킬러에서 시간막혀서 어차피 수능장에서 킬러 못풀고요 세번째는, 킬러를 공부할 때 문제 조건 이해하기도 벅찬데 거기서 내가 왜 고민하고 있는지까지 생각하면 머리 터집니다. 이렇게 물론 하루에 조금씩 하는 건 좋아요. 근데 하루에 두세문제 이상은 힘들거고 필요도 없습니다. 근데 재밌는건 이 방법으로 하면 킬러도 연습 무지 됩니다. 마치 줄넘기 하다보면 복싱이 연습되고 복싱만 무작정 하는거보다 효과적인 방법인 것처럼요. 스텝바이 스텝을 밟아 실력이 되는 과정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편입니다.

분량조절을 위해 나누어서 올리는데, 이 글을 보고 깨달은 바다 있으셨다면 꼭 (하)편을 봐주세요. 오늘 내로 업로드 예정입니다.

-수정 너무 쓸게 많네요..  내일 아침에 마저 작성해보겠습니다 ^~^